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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통해 나에게 주어진 오늘이 축복임을 알았다"
"장애 통해 깨달음을 터득했고 나에게 주어진 오늘이 축복임을 알았다."

20일 63빌딩 그랜드볼룸(여의도동)에서 열린 '제32회 장애인의 날'기념식에서 올해의 장애인상을 받은 방송인 겸 연극배우인 이동우(본명 김동우, 사진▶)씨의 감회다.

“당시 자살도 사치였습니다. 자살할 힘도 없었고, 생활자체가 무의미했습니다. 두 눈을 잃고 난 후로는 그렇게 5년을 살았습니다.”

2004년 망막색소변성증 판정을 받고 난 뒤 점차 시력이 약해져 시각장애인이 된 ‘틴틴 파이브’ 출신 방송인 이동우(43, 시각장애 1급)씨가 장애를 딛고 다시 무대에 서기까지는 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정말 이 어둠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어요. 그러던 중에 아내가 뇌종양 수술을 받게 됐고, 수술을 마친 후에 저에게 여행을 다녀오라고 그러더라고요. 그 이유를 물었더니 완전히 시력이 사라지기 전에 아름다운 것, 좋은 것만 눈에 담고 그것들만 평생 기억하고 살라고 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아, 내가 정신차리고 살아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날로 바로 재활교육을 신청했죠.”

이씨는 장애를 받아들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방송도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흰 지팡이를 짚고 밖에 나가니까 사람들이 알아보고 놀라더군요. 그래서 방송을 통해 시각장애인이 된 것을 알리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TV아침방송에 출연해 커밍아웃을 했고, 반응은 뜨거웠다고 회상했다.

사람들은 동우 씨에게 ‘힘내라’, ‘앞으로 지켜보겠다’, ‘덕분에 힘이 난다’ 등의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사람들의 힘으로 다시 일어선 이씨는 그 힘으로 또다른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다.

소외계층을 위한 연극공연과 재능·수익금 기부, 평화방송의 ‘오늘이 축복입니다’라는 프로그램 진행 등을 통해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큰 힘을 주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90년대 인기를 누렸던 틴틴파이브를 다시 결성해 ‘희망’을 주제로 하는 앨범도 냈다. 현재는 7월에 무대에 올릴 연극 준비를 하고 있다.

“저는 모든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그 움직임이 좋은 움직임이었으면 해요. 그래서 어릴 때마다 꿈꿨던 연극무대에 서게 됐어요. 제가 지금 하는 일은 작은 일이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사람들과 많은 일을 할 거에요.”

이씨는 장애를 통해 깨달음을 얻었고 나에게 주어진 오늘이 축복임을 알았다고 이야기 한다.

“장애는 극복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저는 정말 힘들었던 시간들을 거치면서 장애를 받아들이게 됐고, 그 과정을 통해서 ‘남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감사함’을 깨닫게 됐어요. 장애로 인해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다른 장애인분들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내가 버리고 싶어 하는 남은 시간들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간절히 바라는 하루 일 수 있고, 나보다 더 중증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환하게 웃으며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요. 여러분, 우리에게 주어지는 오늘은 축복임을 잊지 마세요.”

[약 력]
- 1993년 SBS 개그맨 공채 2기
- 1993년 틴틴파이브 결성 다수의 앨범활동과 콘서트 등 공연활동
- 최근 자전적 에세이 ‘5%의 기적’ 등 출간
- 현재 라디오 진행 및 연극배우로 활동

한정렬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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