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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의료계, 구속 철회 규탄...'유족에 애도' 최대집 "중환자 치료 조종 울린 날"

전국16개 시도의사회장들 "이대목동 의료진 3명 구속 결정 철회하라"

"의료인 살인자 취급 더 이상은 못참겠다."
"의료진 구속사태 강력히 규탄한다."
"의료진 구속결정 즉각 철회하라."
"환자진료 부당삭감 심평원을 구속하라."
"13만의사 범죄자 취급 중환자실 무너진다."
"13만의사 범죄자 취급 국가의료 붕괴된다."

최대집 제40대 의협회장 당선인과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단 임원 등은 지난 4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 3명의 구속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 촉구했다.

최대집 제40대 의협회장 당선인과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단 임원 등은 8일 광화문 동아면세점앞서 서울시의사회장 등 전국 의사회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사태 관련 의료계 대표자 규탄대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이대목동 의료진에 대한 사법부의 구속결정은 한국의료에 대한 사망선고"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들은 "의료사고로 인해 의료진 3명을 구속시킨 것은 선례가 없는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며 이는 앞으로 대한민국 의료서비스의 행태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매우 위험하고 악의적인 사례가 될 것임을 명확히 밝혀둔다"며 "해당 의료진에 대한 구속 결정이 알려진 후 각 시도의사회, 대한의학회, 각과의사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등에서 사법부의 잘못된 판단에 항의하는 반대성명서를 발표했고 SNS에서는 수 많은 의사들이 '대한민국 의료는 죽었다’, ‘대한민국 중환자실은 죽었다’는 등의 자조적인 애도를 표하며 사법부의 악의적 결정에 대한 항의를 끝없이 이어가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는 열악한 의료환경에서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사들의 숭고한 노력을 한 순간에 범법자로 치부해 버린 것에 대한 분노와 자괴감의 표현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인

최대집 제40대 의협회장 당선인과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단 임원 등은 "신생아 중환자실은 24시간 긴장과 위험이 존재하는, 말 그대로 생과 사를 넘나드는 의료현장이라는 전쟁터의 최일선인 곳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곳에 근무하는 의료진들은 사명감과 희생정신이 그 누구보다 높은 사람들이 지원해 근무를 하게 된다"면서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의료수가는 중환자실을 운영하면 할수록 병원이 적자를 보게 되는 구조로 병원의 입장에서는 충분한 인력과 장비를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 것"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번에 벌어진 불행한 사건도 결국 부족한 인력과 감염관리 시스템에 대한 부족한 투자가 빚어낸 구조적인 문제임을 정부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에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도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며 "피의자들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전혀 없음에도 마녀사냥식 구속영장 신청을 강행한 것"이라고 염려했다.

또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의 가능성이 높고, 범죄의 심각성이 현저할 경우에만 발부되는 구속영장을 원칙을 무시한 채 여론에 떠밀려 발부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의료진들이 앞으로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 최선의 치료를 하지 못하고 소극적인 방어진료만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 결국 그 피해가 환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도록 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한민국 의사들은 법원의 무리한 구속영장 발부에 대해 분노하며 5개항의 요구사항을 채택했다.

우선 ▶정부와 관계당국은 이번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사건에 대해서 의료계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실질적인 문제점들을 조사하고 의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대한민국 중환자 의료체계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근본부터 개혁해 줄것을 주문했다.

▲이날 규탄대회에서 서울특별시의사회, 부산광역시의사회, 대구광역시의사회, 인천광역시의사회, 광주광역시의사회, 대전광역시의사회, 울산광역시의사회, 경기도의사회, 강원도의사회, 충청북도의사회, 충청남도의사회, 전라북도의사회, 전라남도의사회, 경상북도의사회, 경상남도의사회, 제주도의사회장을 비롯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대한전공의협의회장 등 여러 의료계 대표자들이 비옷을 입은채 도열해 있다,

이어 ▶의료인이 범법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없이 환자진료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의료사고특례법을 제정하고 ▶의료행위에 대한 심평원과 건강보험공단의 폐쇄적이고 복잡한 심사기준을 전면적으로 개혁하고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중환자실 등 열악한 의료환경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이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고 ▶의료진들이 환자들에게 적정 진료가 아닌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도록 OECD평균의 의료행위 수가를 책정해 줄것을 요구했다.

최대집 제40대 의협회장 당선인과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단 임원 등은 "정부는 우리의 이러한 경고를 엄중하게 받아들여 이번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몇몇 희생양에게만 책임을 지우고 정작 그 근본 원인은 전혀 해결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이제라도 의료계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게 중환자 의료체계의 기본부터 다시 세우는 논의를 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13만 의사들은 억울하게 구속된 이대목동 의료진과 함께, 무너진 이 땅의 의료를 바로 세우기 위해 끝까지 함께 싸워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앞서 최대집 회장 당선인은 여는말을 통해 "이대목동 신생아 사망사건에 대해 의료인으로서 환자 사망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유명을 달리한 우리 아이들과 유족들에게 다시 한번 애도의 말씀을 전한다"고 추모했다.

최 당선인는 "의료계는 이번 비극적인 사태의 직접적 원인을 반드시 과학적으로 규명할 것이며 구조적인 원인을 밝혀내서 다시는 비극적인 사태가 재발되지 않게 할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의 결의에도 불구하고 검찰과 경찰, 그리고 법원은 지난 4일 이번 중환자 미숙아를 치료했던 이대목동 교수 2명과 간호사 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래서 이날은 우리나라 중환자 치료의 조종이 울린 날"이라고 안타까워했다.

▲8일 광화문 동아면세점앞서 서울시의사회장 등 전국 의사회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사태 관련 의료계 대표자들의 규탄대회 모습.

"어느의사가 환자가 잘못되라 진료하겠느냐"는 최 당선인은 "우리는 사명감을 갖고 진료현장에서 환자를 돌보고 지키고 있으며 살려내기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의술을 시행하는 것이 대한민국 의료현장의 실상"이라며 "결과만 좋지 않다고 해서 의료행위에 대해서 살인범인양 죄인으로 취급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불구, 인신을 구속시켰다"면서 "100일간 수사를 통해 더 이상 확보할 증거가 없는데도 진술번복과 증거인멸 우려때문에 구속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환자실 의사들이 떠나면 그 피해는 누가 당하겠느냐, 막대한 피해가 환자들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하고 "권리만을 주장하기 위해서만 나온게 아닌 환자들을 걱정하는 마음, 국민을 걱정하는 마음을 갖고 피 토하는 심정으로 규탄대회를 열어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 싸움을 절대 포기해선 안된다"며 "법치주의 의사의 정당한 권리를 쟁취하고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총 궐기에 나서 이 잘못된 행태를 바꿔 버리자"고 비판의 목청을 높였다.

한편 이날 규탄대회는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 강대식 부산시의사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안치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의 성명서 낭독에 이어 구호제창, 결의문 낭독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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