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의료법,‘의사’-‘한의사’ 면허 명확히 구분해
"한의사가 의사 되려는 노력, 황당하고 불법적 헛수고"
한방, 학문자체가 존폐 위협에 놓인 상황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11일 "한의사는 의사가 아니다"며 "의사’와 ‘한의사’는 명백히 다르다"고 명확히 했다.

의협 한방대책특위는 이날 성명서를 통헤 이같이 비판하고 "한의계는 법과 제도를 무시한 채 의사가 되려 하는 자기파괴적이고 불법적 노력을 즉각 중단할 것"이라며 "한의학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과학적 검증에 그 노력의 일부라도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의사’와 ‘한의사’는 명백히 다르며 이는 ‘의사’와 ‘수의사’가 다른 것과 같은 이치"라며 "의사가 수의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는 것과 같이 한의사는 의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한의협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한의사가 역할과 영역의 제한 없는, 포괄적인 의사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한방의 정체성을 거부하고 한의학과 한의대의 존재의 가치를 부정한바 있다.

우리나라 의료법은 ‘의사’와 ‘한의사’ 면허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으며, 의사는 의료와 보건지도를, 한의사는 한방의료와 한방보건지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협 한방특위는 "그들이 말하는 한의사가 의사가 되고자 하는 노력이란, 현대의학을 제대로 공부해 의사로서 정당한 자격을 갖추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치료를 하겠다거나 한방치료의 안전성과 효과를 근거중심으로 철저히 검증해 현대화하겠다는 그런 노력이 아니다"며 "그저 제대로 배운 적도 없고 해석할 능력도 없는 의과의료기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한약만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니 의약품도 처방할 수 있게 하겠다는 황당하고 불법적인 노력"이라고 맹공을 폈다.

또 "한방에서는 음양과 사상, 기와 혈, 진맥술, 침과 한약이 병의 '근본'을 치유한다고 자랑하나, 과학화된 현대에 환자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해 그 입지가 크게 위축, 학문자체가 존폐의 위협에 놓여있는 상황"이라며 "한의계는 이를 타개하고자 학문의 건강한 발전은 뒤로한 채 본인들의 존립가치까지 부정하며 의과영역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또한 "세계적으로 볼 때 현대의학은 치열한 연구와 검증을 통해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고 있으며 동시에 검증되지 않은 전통, 대체의학에 대한 위험성 및 잠재적 유해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례를 들었다.

일례로 2018년 11월 스페인 보건·과학 담당 장관들은 성명을 내고 대체의학의 '잠재적 유해 효과'를 막기 위해 스페인 내 의료센터에서 이를 전면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한방특위는 "이같은 세계적 흐름에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과거부터 쓰였다는 이유 하나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고 성분 공개도 되지 않은 채 많은 국민들이 한방행위를 받고 한약을 먹고 있으며, 이로 인한 수많은 부작용들은 연구돼 발표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의학이 현대의학을 대체할 수 있다든지, 한의사가 의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주장은 너무나도 무책임이며, 의학과 한의학은 애초에 학문적 원리가 전혀 다르기에, 서로의 영역을 공유하거나 보완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리고 "한방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이 선행되지 않은 채 국민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의학과 한의학, 의료와 한방의료, 의사와 한의사의 상호교류나 협진, 중국식 의료일원화 등은 환자에 대한 의료인의 양심을 저버리는 행위로, 검토할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공세의 수위를 멈추지 않았다.

이인선 기자  eipod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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