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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여 민노총 조합원, 15일 대구 영남대의료원 네거리 집회 후 행진  


박문진 지도위원 고공농성 199일째, 나순자 위원장 단식 7일째, 단식 확산
“노동개악 분쇄! 노조할 권리 쟁취! 영남대의료원 투쟁 승리!”

▲지난 9일 영남대의료원서 단식 투쟁 7일째 나순자 보건의료 노조 위원장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개악 분쇄, 노조할 권리 쟁취, 영남대의료원 투쟁 승리'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위원장 김명환) 소속 조합원 5천여명은 15일 오후 2시 대구 영남대의료원 네거리에서 '노동개악 분쇄! 노조할 권리 쟁취! 영남대의료원 투쟁 승리!' 민노총 결의대회를 열고 병원내 호흡기 질환 전문센터 앞까지 행진했다.

이날은 14년전 영남대의료원에서 해고된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이 해고자 복직과 노동조합 정상화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진행한지 199일째 되는 날이다.

김억 총연맹 사회연대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결의대회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의 투쟁은 진상이 밝혀졌으니 원상회복하라, 진상이 밝혀졌으니 그 피해자를 원자리로 돌려보내라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정의이자 역사를 바로잡는 것”이라며 “이 문제는 진작에 마무리되었어야 함에도 사용자측의 무성의와 불성실로 파국을 맞았다”며 전체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전국적인 투쟁을 통해 해결하자"고 주문했다.

7일째 단식 농성중인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노조 파괴자는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이를 사주한 사용자들은 처벌을 받기는커녕 노조파괴에 대해서 인정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피해자들은 지난 14년 동안 피눈물나는 투쟁을 했고, 정년을 앞두고 노조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고공농성을 선택했다"며 "이러한 현실이 과연 정상적인 사회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영남대의료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서 조정안을 수용하겠다고 공언했고, 자기들이 추천한 조정위원이 제시한 조정안마저 거부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고공농성자를 살리고 노동조합 파괴를 막기 위해서 함께 투쟁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70미터 고공에서 199일째 농성중인 박문진 해고자는 전화 통화를 통해 “지난 200일은 뼈에 사무치는 분노와 외로움의 시간 이었다”며 “노동자들은 있는 힘껏 싸웠지만 노동문제는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 양극화가 하늘과 땅인 세상을 바꾸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멀고 험해도 가시밭길을 헤치고 가야 한다, 우리의 투쟁이 세상의 빛이 되고 길이 될 때까지 함께 하자, 담대하고 유쾌하게 될 때까지 투쟁하자”고 말했다.

3일째 단식 농성중인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말하길 고공에서 언제쯤 내려올 것 같으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마음 같아서는 오늘이라도 당장 내려오도록 하고 싶다, 바람이 심하게 불던 날 걱정이 되어서 전화를 했더니 '너무 추워서 밖에 나가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이 투쟁 끝내고 싶다"며 "우리 모두가 다 굶어 죽겠다는 의지로, 최선을 다한 투쟁으로 반드시 설 전까지 끝장내고 마무리 하자”고 강력히 호소했다.

3일째 단식 농성중인 김진경 영남대의료원지부장 “싸워 온 200일이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 14년간 노조를 할 수 없도록 짓밟힌 시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 영남대의료원은 무자비하고 야만의 자본"이라며 “함께 투쟁해주는 동지들이 있어 행복했다. 박문진 동지가 건강하게 내려올 수 있다면 30일 이라도 굶을 수 있다. 꼭 현장으로 보내고 싶다. 민주노총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동지들이 함께 투쟁해 달라”고 호소했다.

백현국 영남대의료원노조 정상화 범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의 발언어 이어 결의문 낭독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14년 전의 노조파괴 진상규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고, 민주노조를 사수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된 두 동지는 아직도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고공에서 거리에서 하루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진행형”이라며 “민주노총은 100만 조합원과 함께, 노조파괴에 맞서 당당히 투쟁으로 돌파할 것”이라며 “영남대의료원은, 노조파괴 진상규명과 노조정상화, 해고자 복직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노래패 맥박, 이수진, 박준 민중가수들의 공연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현수막 찢기와 ‘박문진 힘내라’라는 현수막을 펼치는 퍼포먼스를 하고 단결투쟁가를 부른 뒤 결의대회를 마무리 했다.

한편,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영남대의료원의 결단을 요구하며 지난 9일 영남대의료원 로비 농성장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한지 7일째를 맞고 있다. 나 위원장 단식 농성 이후 지역의 노동, 시민사회단체들로 동조 단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3일 김진경 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장(영남대의료원지부장)과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이 동조 단식농성에 시작했으며, 민주노총 대구본부에 속한 각 노조의 대표자들도 하루씩 릴레이 단식농성을 하며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오는 16일에는 장태수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과 황순규 민중당 대구시당 위원장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에 합류하며, 20일에는 대구지역 인권·종교·시민단체에서 동조 단식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 14년간 투쟁의 종지부를 찍고자 지난해 7월 1일 시작한 영남대의료원 해고 간호사의 고공농성이 결국 해를 넘기고 200일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영남대의료원은 노조파괴에 대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지난 12월 30일 마지막 조정회의에서 조정위원이 제시한 조정안마저 거부했다.

보건의료노조와 민주노총은 오늘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영남대의료원 문제를 대구지역을 뛰어넘어 전국적인 투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전국의 7만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은 민주노총, 지역사회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나순자 위원장의 단식 농성을 엄호하고 영남대의료원 투쟁 승리를 위해 총력을 다하는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영남대의료원 관계자는 "현재 노사가 협의하며 조율중에 있다"며 "그 결과를 지켜볼 뿐이다. 지금은 입장 변화된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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