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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 의료진에 갑질-노조 탄압 등 부당노동행위 즉각 중단"촉구


길병원, "노조원의 탈퇴 종용, 노동탄압한 적 없어"..."샤워 시설 등 대안 논의중"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인천·부천본부가 세계노동절 130주년을 맞아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인천시청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 모습.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인천부천지역본부는 가천대길병원에서 자행되고 있는 노조에 대한 탄압과 부당노동행위 근절을 강력 촉구했다.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인천·부천본부(이하 인천·부천본부 노조)는 세계노동절 130주년을 맞아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인천시청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성토했다.

인천.부천본부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파업이 끝나고 부서로 돌아간 조합원들을 병원이 관리자들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탄압하기 시작했다"며 "승진을 앞둔 간호사들에게는 '너는 승진 안 할거야? 왜 아직도 노조 탈퇴 안 했어?'라고하고 임신이나 육아휴직을 앞둔 간호사들에게는 '곧 부서이동이 있는데 노조 탈퇴라도 해야 내가 위에 이야기할 명분이 생기지'"라고 회유했다고 폭로했다.

또 "새로 입사한 간호사들에게는 '너희가 뭘 안다고 노조에 가입해? 나중에 일 더 배우고나서 그때 해'"라며 노조 탈퇴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리자급 간호사가 조합원들에게 노조 팩스번호가 적힌 탈퇴서를 주며 노동조합 사무실과 병원 인사노무팀으로 보내라고 강요해 한 달에 수십명의 노조 탈퇴서를 팩스로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병원이 노조 동의 없이 임의적으로 조합비 공제를 중단해 간호부의 탈퇴공작을 기정사실화하고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을 돕고 있다는 것이라며 자치조직인 노조의 내부절차를 무시한 채 사측이 일방적으로 조합원 숫자를 임의적으로 확정하고 노동조합을 약화시키려고 하는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이자 노조 탄압이라고 성토했다.

최근에는 한술 더 떠서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기 위해 단체협약에 명시된 공가를 요청하자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회의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공가를 줄 수 없다며 노조 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의 공세를 퍼주었다.

병원은 직원들의 안전을 핑계대고 있지만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어 자가격리된 직원에게 공가는커녕 개인 휴가를 소진하라고 말하는 병원이 과연 진심으로 직원의 안전과 건강을 걱정해서 노조의 대의원대회 공가를 부여하지 않는 것인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어 가천대길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부서장의 보복성 탄압과 감염우려의 방치다.

2년 전 가천대길병원에 민주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나섰던 초기 주체는 시설팀 직원들이었다. 가천대길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 가운데 가장 열악한 처우와 갑질에 시달렸던 시설팀 직원들이 견디다 못해 보건의료노조의 문을 두드렸고 그 결과 지금의 노조가 만들어지게 됐다.

이에 대한 보복인지 언론에 곰팡이 가득하고 무너질 지경으로 열악한 시설팀의 탈의실이 보도되자 아예 탈의실을 철거해 3평 남짓한 곳에 12개의 캐비넷을 구겨넣어 캐비넷 문을 열면 사람이 지나갈 수도 없는 공간을 만들어버렸고 샤워실 개선을 요구하자 본관에서 300여미터 떨어진 직원주차장 건물로 샤워실을 옮겨 버렸다는게 인천·부천본부 노조의 토로다.

인천·부천본부 노조는 "코로나19로 감염병 예방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주의가 높아진 지금 오히려 병원의 각종 시설을 점검 보수하면서 오염된 직원들을 씻지도 못한 채 그대로 병원 안과 밖으로 출입하도록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그나마 시설팀 직원들이 병원이 오염된 근무복을 세탁해주지 않아 세탁기를 구해다가 설치했는데 시설팀장은 이것마저 임의 설치된 것이라며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직원들과 노조가 샤워실과 오염된 근무복 세탁을 요구하자 병원은 본관에 공간이 없다고 변병하고 있지만 공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없는 것이고 시설팀의 요구를 들어주기 싫은 것이라는게 노조의 주장이다.

또한 "병원은 24시간 환자를 돌보는 곳이기에 시설팀 직원들 역시 교대형태로 야간근무를 한다. 야간근무는 국제보건기구(WHO)가 발암물질로 규정할 만큼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입히기 때문에 휴식이 필수적"이라며 "하지만 시설팀장은 밤샘근무를 하는 직원들이 잠시 몸을 쉬었던 소파마저 철거해버렸다. 휴게시간이 있어도 쉴 곳이 없어진 것"이라고 비판의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노조는 "이러한 행태는 노조를 혐오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혐오는 범죄다. 가천대길병원은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와 탄압, 탈퇴공작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한편 가천대길병원의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 지부는 2년전인 2018년에 만들어졌다.

이에 대해 길병원은 병원이 '조합원의 탈퇴공작을 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탈퇴를 종용한 적이 전혀 없다"며 "이와관련 시정 명령 등을 받은 것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노동 탄압에 대해서도 병원이 개입한 적이 없다"는 길병원은 샤워시설 설치 등 시설관리팀의 요구와 관련 "현재 병원 측이 제시한 대체장소 등 대안에 대해 노조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논의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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