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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낭암 표적치료제 개발 성큼...서울대병원, 유전자 찾았다

서울대병원 장진영 교수팀, 국제 공동연구 진행
통합게놈분석 통해 담낭암의 새로운 원인 유전자 밝혀내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국제 공동 연구팀이 담낭암을 일으키는 새로운 원인 유전자를 발견하고 그 기능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담낭암은 생존 기간이 1년 미만인 치명적인 악성 종양이지만 현재까지 승인된 표적치료제가 거의 없어 담낭암 표적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장진영 교수팀은 담낭암의 발병 빈도가 높다고 알려진 한국, 인도, 칠레의 담낭암 환자 총 167명의 조직을 이용해 통합 유전체 분석을 시행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이 연구 기획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해 인도, 칠레 등의 다빈도 국가 및 미국과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담낭암은 한국에서 발병률 8위로 다빈도암으로 분류되지만, 세계적으로는 20위에 그치는 드문 질환이다. 미국, 유럽과 달리 한국, 인도, 파키스탄, 칠레 등의 국가에서는 특이하게 더 높은 발병률 및 치료 성적도 매우 다르다. 국내외적으로 연구가 많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특히 서양에서 흔하지 않은 질병의 특수성상 현재까지 이루어진 소수 연구 대부분은 발병률이 높지 않은 서양 환자 일부만을 대상으로 시행된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담낭암 발생률이 지리적 차이가 강하다는 점을 고려해 다른 세 지역(한국, 인도, 칠레) 담낭암 환자의 포괄적인 유전체 분석을 수행하고, 몇 가지 표적 가능한 유전자 변형을 식별했다.

그 결과 기존에 주로 서양 환자에서 밝혀진 담낭암의 원인 유전자 외에 한국, 인도, 칠레 환자군에서는 새로운 원인 유전자인 ELF3 변형의 빈도가 특히 높다는 것을 밝혀냈다.

과거에는 담도계 종양에서 ELF3 유전자 변형이 3~9.5%로 보고되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한국 환자의 31%, 칠레 환자의 22%, 인도 환자의 7%에서 발견됐다.

또한, 새로운 유전자의 발견은 이 유전자를 표적 항원으로 인식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즉 예후가 좋지 않으며 특이적인 치료제가 없었던 담낭암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담낭암 환자에 특이적인 새로운 표적치료제의 사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장진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과거 발병률이 높지 않았던 서양 환자가 아닌 한국을 비롯한 담낭암의 발병률이 높은 나라의 연구 결과라는 점에서 큰 의미”라며 “연구 결과 담낭암의 유전적 특성이 동서양에 따라 매우 상이하므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호발하는 암종의 경우 서양과는 다른 치료제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어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좀 더 면밀한 후속 연구 및 치료제의 개발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특히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좋은 결과를 얻게 돼 이 연구에 참여한 모든 연구진 및 환자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공신력이 높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 2020년 8월호에 게재됐다.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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