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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인보사 허가 취소는 적법…중대한 하자 있어"(종합2보)
서울 강서구 코오롱생명과학 본사. 2020.11.5/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김규빈 기자,이장호 기자 = 법원이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생명과학에게 제조 및 판매하지 말도록 한 식품의약안전처(식약처)의 행정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불리한 결과를 받을 것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실험결과를 누락하고 식약처에 제출했다는 점은 인정되지 않지만, 인체에 투여되는 세포명이 다른 점이 확인됐기 때문에 식약처가 품목허가를 직권취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홍순욱)는 19일 오후 3시 코오롱생명과학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상대로 낸 제조판매 품목 허가취소 처분의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코오롱생명과학이 품목허가에서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을 의도적으로 누락하고 제출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면서도 "의약품은 사람의 생명이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그 주성분의 중요한 부분이 품목허가 신청서에 기재한 것과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 품목허가처분은 중요한 하자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사람의 인체에 투약되어 사람의 생명이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한 인보사 2액의 주성분이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라는 사실이 확인됐으므로, 식약처는 품목허가를 직권취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세포에 대한 설명을 잘못 들었다고 해도 책임은 전가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비록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를 개발한 티슈진으로부터 인보사 2액의 주성분이 '연골유래세포'라고 통보받아 2액의 정체성을 착오했다고 하더라도 그 착오를 일으킨 책임은 다른 자에게 전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인보사에 대한 정보가 코오롱생명과학에 편재되어 있는 상황에서 식약처에 충분히 자료를 제공한 뒤 안정성 등 검증이 되었어야 한다"며 "그러나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개발 및 허가 과정에서 독자적인 판단 하에 품목허가에 필요한 자료를 식약처와 충분히 공유하지 않음으로써 인보사 2액의 정체성과 안전성에 관한 오류를 바로잡을 기회를 상실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인보사에 대한 비임상시험과 임상시험 및 품목허가 심사가 안정성·유효성을 충분히 검증할 정도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식약처의 주장을 배척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재판부는 "과학연구자가 유리한 자료를 선택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데이터를 날조하는 것과 같은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다"면서도 "편향된 사고나 예단에 의해 충분한 검증 없이 실험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바람직한 과학연구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반된 실험결과들이 존재하는 경우, 유리한 실험결과만을 선택하고 불리한 실험결과를 바로 배제하면 안 된다"며 "유리하고 불리한 실험결과를 모두 정직하게 보고하고 공유하여 그 타당성을 검증받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품목취소 처분과 관련해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코오롱생명과학의 주장만으로는 식약처가 의견을 제출할 기간을 부여하지 않았다거나 청문절차를 형식적으로만 진행해 의견 제출 기회를 박탈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 강서구 코오롱생명과학 본사. 2019.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날 선고가 끝난 후 코오롱생명과학 측 변호인은 "행정절차적 관점에서 보면 식약처의 품목허가 승인 과정에서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전에 형사사건 판결이 선고되고, 오후에 행정사건 판결이 선고돼 정확한 입장을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을 고소한 피해자 대리인 법무법인 오킴스 소속 엄태섭 변호사는 "피해 환자들이 티슈진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허위로 자료를 제출한 점이 의미있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부장판사 권성수 임정엽 김선희)는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연구소장 김모 상무와 조모 이사에게 허위자료를 제출해 인보사 허가를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인보사는 사람의 연골세포가 담긴 1액을 75%,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가 담긴 2액을 25% 비율로 섞은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주사액이다.

인보사는 미국에서 임상시험 2상까지 진행됐으나 3상을 진행하던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인보사의 성분 중에 있어야 하는 형질전환 연골세포가 암을 일으킬 수 있는 형질전환 신장세포로 뒤바뀐 사실이 발견됐다.

또 식약처의 자체 시험검사·현장조사와 미국 현지실사를 종합한 결과,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허위자료를 내고 허가 전 추가로 확인된 주요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2019년 5월 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같은 달 30일 코오롱생명과학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역시 코오롱생명과학을 같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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