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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B급 세계사 3–서양미술편'...저자 서울대병원 홍보팀 피지영 씨

서울대병원 홍보팀 피지영 씨가 <B급 세계사 3 – 서양미술편>을 펴냈다.

피 씨는 미술 비전공자입지만 독학으로 서양미술을 공부하고 병원과 도서관, 문화센터 등에서 일반인들을 위한 강의를 하고 있다. 이번 책은 앞서 발간한 <유럽미술여행>, <영달동미술관>에 이은 세 번 째 책.

총 26편의 서양미술 작가 및 미술사의 뒷 얘기를 재미있고 쉽게 풀어냈다. 또한 5개의 ‘서양미술사 이야기’를 통해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서양미술의 흐름을 설명해 준다.

지은이 피지영╻판형 145×210╻쪽수 308페이지╻값 15,800원
발행일 2021년 10월 22일╻ISBN 979-11-91867-01-5 03900

■ 책 소개

미술이 포착한 삶의 순간은 가장 생생한 역사의 기록이 되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꾼 위대한 예술가들의 이야기

《B급 세계사 3 : 서양 미술편》은 선사 시대 동굴의 벽화부터 현대 미술까지, 가장 흥미진진한 사건과 작품,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양 미술의 역사를 풀어 나간 책이다.
문자가 만들어지기 전, 미술은 인간의 욕구와 당대의 인식을 표현하는 거의 유일한 미디어였다. 문자가 만들어진 뒤에도 미술은 문맹이 대다수였던 시대에 훌륭한 교육 도구로 활용되었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동시에 타인의 생각을 지배하는 강력한 수단이 되었다. 신과 지배층에게 복무하던 중세 대중의 삶이 개인의 것으로 회귀되는 지점을 가장 먼저 포착한 매체 역시 미술이었다. 때때로 예술가들은 상식을 뒤엎는 작품을 통해 케케묵은 세계와 개인의 관계를 파괴함으로써 세계관의 변혁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처럼 미술은 세상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투영하는 선명한 거울이었고, 그렇기에 미술의 역사는 곧 세계관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서양 미술사에 획을 그은 작품들이 어떤 방식으로 인류의 관점을 변화시켜 왔는지 살펴보고, 불멸의 존재로 기억되는 위대한 예술가들의 예술혼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본다. 무엇보다 조금도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통해 미술을 해석하는 안목을 제공하고 난해해 보이는 서양 미술의 역사를 꿰뚫게 해준다는 것이 이 책의 강점이다.

■ 저자 소개

지은이 _ 피지영
평범한 문과형 직장인이다. 우연히 미술 강연을 영상으로 보던 중 머릿속에 번개가 쳐서 3년 동안 미술 관련 서적 1,000권을 독파하고 서양 미술 도슨트가 되었다. 미술이 주는 감동과 행복을 나누기 위해 퇴근 후와 주말에 서양 미술 강의를 하고 있다. 유럽 미술관을 순례한 뒤 《유럽 미술 여행》을 펴냈고, 미술 작품과 현대인의 삶을 절묘하게 엮은 소설 《영달동 미술관》(공저)을 2020년에 펴냈다.

■ 차례

책을 시작하며
그들이 있기에 나는 지금 행복하다

인증 샷, 근대 유럽 초기부터 유행하다 _ 풍경화의 대가 안토니오 카날레토의 ‘촉’
나폴레옹 우상화에 목숨을 건 화가 _ 신고전주의 창시자 자크 루이 다비드 이야기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가 진품일까? _ 또 다른 <모나리자>에 대한 끊임없는 소문과 주장들
대문호 스탕달을 주저앉힌 그림 한 편 _ 귀도 레니의 <베아트리체 첸치>에 얽힌 이야기
정점에 오른 순간 몰락이 시작되었다 _ 바로크 미술의 대가 렘브란트의 <야경>에 얽힌 이야기
나이키를 참수하라! _ 성상 파괴 운동으로 수난당한 예술품들

서양 미술사 이야기 1
고대 동굴 벽화부터 중세까지


열심히 살아가는 당신이 세상의 주인공! _ 플랑드르 화가 브뤼헐의 독특한 신화 해석
보석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_ 영롱한 파란색 울트라마린 이야기
드디어 유다가 예수와 겸상을 하다 _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서 유다 찾기
아동 성추행범으로 쫓아내더니, 이제 와서… _ 오스트리아 천재 화가, 에곤 실레 이야기
벽지보다 못한 그림이 서양 미술사를 전복하다 _ <인상, 해돋이>로부터 인상주의가 시작되다
공모전 낙선자가 해결한 120년 난제 _ 피렌체 대성당 ‘돔’을 설계한 브루넬레스키 이야기

서양 미술사 이야기 2
르네상스, 드디어 예술가가 나타나다


예수, 나폴레옹 군대에 총 맞아 죽다 _ <1808년 5월 3일>을 그린 고야 이야기
르네상스 대표작에 새겨 넣은 영원한 사랑의 표시 _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에 숨겨진 로맨스
세계 최고의 권력자에게 대든 일개 장인 _ <천정화>와 <최후의 심판>을 그린 미켈란젤로 이야기아버지와 딸이 같은 주제, 다른 표현으로 그린 그림 _ 최초의 페미니스트 예술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짝다리를 짚어야 아름다운 예술이 됩니다 _ 서양 미술 속 자세에 얽힌 사연들
예술의 천사는 딱 37년 동안만 _ 미술의 천사, 음악의 천사

서양 미술사 이야기 3
화려한 귀족 예술, 바로크와 로코코


어렵기만 한 현대 미술은 CIA 때문에? _ 현대 미술, 어떻게 보아야 할까?
르네상스 회화의 창시자가 핼리 혜성을 발견했다고? _ 인간이 땅을 딛게 만든 르네상스 회화의 창시자 조토 이야기
야한 그림 속 그녀가 내게 말을 건다면? _ 인상주의의 아버지 마네 이야기
유럽 유명 미술관에 버젓이 전시하고 있는 복제품 _ 고흐의 <해바라기>와 <별이 빛나는 밤>
공익광고, 18세기 영국에 있었다! _ 예술 불모지, 영국의 예술을 격상시킨 윌리엄 호가스 이야기

서양 미술사 이야기 4
신고전주의 vs 낭만주의


17세기 루벤스의 그림 속에 등장한 조선인? _ 루벤스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의 기적>
스티브 잡스의 원조는 르네상스 ‘자뻑’ 화가 _ 북유럽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알브레히트 뒤러
어느 화가의 뮤즈, 필리데 멜란드로니 _ <성모의 죽음>을 그린 카라바조 이야기
단란한 식탁에 해골이? _ 서양 정물화 속에 담은 교훈 ‘바니타스 정물화’
뒤로 물러서 그림을 보세요, 놀라운 마법이 펼쳐집니다 _ 바로크의 거장, 벨라스케스 이야기

서양 미술사 이야기 5
인상주의부터 현대 미술까지

■ 책 속으로

그랜드 투어가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이니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생길 터. 귀족 자녀들은 이탈리아의 화려한 경관과 오래된 유적 앞에서 포즈를 취했고, 화가들은 그 모습을 그림으로 남겼다. 특히 이색적인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한 ‘인증 그림’이 유행했다. 화가는 아름다운 물의 도시가 잘 나오게 그렸다. 물론 주인공의 모습이 잘 보이도록 배치했다. _ 「인증 샷, 근대 유럽 초기부터 유행하다」 15쪽

여기서부터 카날레토의 비범한 경제 감각이 작동한다. 처음에 카날레토는 실물만 그렸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눈앞에 없는 풍경을 그림에 집어넣었다. 그렇게 하면 ‘상품성’이 높아질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대성당을 배치하고 곤돌라도 그려 넣었다. 난데없는 종탑과 다리도 그림 한 곳에 자리 잡았다. 오늘날로 치면 합성 사진이다. _ 「인증 샷, 근대 유럽 초기부터 유행하다」 17쪽

나폴레옹 하면 가장 먼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아마도 갈기 휘날리는 흰 말을 탄 채 먼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다비드가 그린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이다. 이게 진짜 모습을 그린 걸까? 생각해보자. 제대로 된 길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라마다 천연 방패로 삼는 험난한 알프스산맥이다. 깎아지른 절벽에서 말을 탄다고?
이쯤에서 나폴레옹이 실각한 뒤 또 다른 프랑스 화가 폴 들라로슈가 같은 상황을 그린 작품을 보자. 나폴레옹은 수행원에 의지하여 조심스레 작은 노새에 올라 있다. 후줄근하기까지 하다. _ 「나폴레옹 우상화에 목숨을 건 화가」 27쪽

현재까지 미술품 경매에서 최고액을 기록한 작품은 레오나르도의 <살바토르 문디>다. 2017년 약 5,000억 원에 팔렸다. 만약 <모나리자>가 팔린다면 그 액수가 얼마나 될까?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경제학자들의 분석을 인용하자면, <모나리자>의 경제적 가치는 40조 원에 이른다. 매년 1,000만 명 가까이 루브르 박물관을 찾는데, 이 가운데 80%는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서란다. 그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쓰는 비용까지 감안한다면 <모나리자>의 경제적 가치를 측정한다는 시도 자체가 무의미해 보인다. _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가 진품일까?」 33쪽

다른 해석도 있다. 눈썹을 안 그린 게 아니라 희미하게 그렸는데, 스푸마토 기법을 써서 문질렀으니 잘 안 보인다는 거다. 게다가 레오나르도 사후에 이 작품을 소유했던 프랑스의 왕 프랑수아 1세는 하필 목욕탕에 걸어놓았다고 한다. 눈썹 외에 나머지 부분이 성하게 살아남은 것만도 감사해야겠다. _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가 진품일까?」 37~38쪽

1992년 발표된 의학 논문에 따르면 1977부터 10년 동안 피렌체 예술 작품을 대하고 일시적 충격으로 입원한 환자가 106명이다. 이 스탕달 신드롬은 최근까지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의사와 과학자들은 예술 작품 앞에서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에 따라 신체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스탕달 신드롬이 전혀 실체가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사실 책을 읽다 눈물을 뚝뚝 흘리거나 대중가요를 들으며 감성에 젖을 때가 있는데, 그 또한 스탕달 신드롬의 변형이 아닐까? _ 「대문호 스탕달을 주저앉힌 그림 한 편」 43~44쪽

사실 단체 초상화는 이미 르네상스 시대 때부터 유행했다. 다만 그때는 등장인물의 표정이 비슷했고, 얼굴과 몸의 크기도 대체로 같았다. 졸업사진처럼 천편일률적이다. 그러니 심심하고 무미건조하다. 렘브란트가 초기에 그렸던 단체 초상화도 실은 똑같았다. 하지만 <야경>은 확실히 달랐다. 렘브란트는 명암을 통해 생동감을 살려냈다. 대원들의 얼굴과 몸의 크기도 다르게 했다. 물론 포즈도 제각각이다. 덕분에 살아 있는 그림이 됐다. 이 작품이 최초의 바로크 단체 초상화로 여겨지는 이유다. _ 「정점에 오른 순간 몰락이 시작되었다」 57쪽

■ 출판사 리뷰

에두아르드 마네의 도발 그리고 의문의 1승
: 주류 사회에 도전하여 새로운 세계를 열다

오랫동안 서양 미술계는 국가가 세운 ‘아카데미’의 엄격한 기준 아래 작품의 가치를 매겼다. 기독교와 신화, 역사의 한 장면을 포착하거나 왕족과 귀족의 모습을 담아야 기준을 통과하고 화가로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서민과 그들의 일상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화단(畵壇)의 배척을 피할 수 없는 자살 행위였다. 1863년 프랑스에서 비슷한 시기에 여인의 나체를 소재로 한 두 개의 작품이 내걸렸다. 하나는 국가가 주최한 ‘살롱’에서 극찬을 받은 뒤 황제가 구입했고, 나머지는 평단의 극렬한 비난을 받아야 했다. 호평을 받은 작품은 알렉상드르 카바넬의 <비너스의 탄생>이었고, 비난을 감수해야 했던 작품은 에두아르드 마네의 <올랭피아>다.

<비너스의 탄생>에서 여신 비너스는 바다의 물결 위에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나체로 누워 있다. 그림 앞에서 신사들은 비너스의 나신을 감상하며 자신의 지식을 뽐냈다. 여인의 나체를 대놓고 바라보면서도 신사들이 당당할 수 있었던 것은 그 그림이 ‘신화’를 다룬 작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네의 <올랭피아> 앞에서 신사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벗은 몸을 드러낸 여인이 프랑스에서 널리 알려진 모델 빅토린 뫼랑이었다. 익히 아는 여자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침대 위에 누워 있다. 비너스처럼 수줍어하지도 않는다. 관람자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 불쾌함을 느낀 신사들 중 일부가 그림을 지팡이로 두들긴 탓에 <올랭피아>는 관람객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옮겨져야 했다.

마네는 같은 해에 그린 <풀밭 위의 식사>라는 그림을 전시회에 출품한다. 두 여자와 두 사람의 신사가 등장하는 그림이다. 이 그림에서도 빅토린 뫼랑은 벌거벗은 채 관람자를 응시하고 있다. 음식물이 흐트러져 있고, 뒤쪽의 여자는 몸을 씻고 있다. 조금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이 간다. 그림을 접한 신사들은 자신의 치부가 드러난 것만 같은 불쾌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평론가들은 엉뚱한 트집을 잡았다. “붓질이 형편없군.”, “원근법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아.”
<올랭피아>와 <풀밭 위의 식사>는 서양 미술계에 가해진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예술은 현실과 동떨어지더라도 모름지기 고상하고 이상적이어야 한다’는 수천 년 주류 사회의 인식을 무너뜨린 것이다. 아카데미의 엄격한 기준에 손이 묶였던 젊은 화가들이 마네의 뒤를 이었다. 곧이어 인상주의를 구성하게 될 모네, 피사로, 르누아르, 세잔, 드가 등이다. 8번이나 개최되었던 인상주의 전시회에 한 번도 참여한 적 없으면서도 마네가 ‘인상주의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이유다.

미술의 역사를 넘은 역사로서의 미술
: 미술은 인류가 지나온 생각의 여정을 드러내는 뚜렷한 지표다

오늘날 위대한 문화유산으로 인정받는 미술 작품들은 왜 그와 같은 평가를 누리는 것일까? 잘 그렸으니까. 예술적으로 뛰어나니까…. 누구나 할 수 있는 영양가 없는 대답에는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그 작품들이 시공간을 뛰어넘어 명작과 고전으로 남은 이유는 창작자의 기예 그 이상의 것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마사초는 그림에 원근법을 도입함으로써 평면인 캔버스를 입체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당시 마사초의 <성삼위일체>를 본 사람들은 벽을 파내서 조각을 한 것이라고 착각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초상화에서 이전에는 시도되지 않았던 여러 가지 실험을 함으로써 <모나리자>를 차원이 다른 위치에 올려놓았다. 신과 성인, 왕족이 그림의 주인공이었던 시대에 브뤼헐은 농민들의 평범한 일상이 그 어떤 신화적 사건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표현했다. 모네를 비롯한 인상주의 화가들은 나뭇잎은 푸른색, 태양은 붉은색, 병아리는 노란색 등 대상과 색채의 일정한 패턴에 균열을 가함으로써 시시각각 달라지는 세계의 변화를 역동적으로 담아냈다.

오늘날 우리가 ‘명작’이라고 인정하는 대부분의 작품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을 창시하였거나, 신과 인간,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관계를 역전시킴으로써 불특정다수였던 대중을 특정한 개인으로 불러냈거나, 보는 이와 보이는 것의 관계를 재구성함으로써 대상과 사물을 인식하는 관점과 세계관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린 예술가들의 시도가 반영된 것들이다. 여기에 도저히 인간의 솜씨라고 볼 수 없는 천재들의 뛰어난 손길과 집념이 담긴 작품을 보탤 수 있다.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한 예술가들의 극적인 삶 그 자체가 하나의 위대한 예술이다.

《B급 세계사 3 : 서양 미술편》은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서양 미술의 흐름에서 벌어진 극적인 사건들이 어떻게 역사에 충격을 가했고 세상을 변화시켰는지 보여 준다. 작품을 둘러싼 재미있는 해석과 더불어 그 작품이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의 인관관계를 밝힘으로써 한 편의 위대한 작품이 구태의연한 질서와 그 질서를 깨기 위한 반작용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말해 주는 것이다. 이렇게 서양 미술에 대해서 알아가다 보면, 우리가 어렵지 않게 접하는 명작들이 단순히 캔버스나 바위, 청동 주조에 박제된 사물이 아니라, 인류가 숱한 변화를 겪으며 수정해온 세계관과 아이디어의 변곡점으로서 지금 이 순간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독자를 서양 미술의 기묘한 세계로 이끄는 독특한 안내자
: 평범한 직장인에서 서양 미술 도슨트가 된 저자의 재미있는 미술 이야기

앞서 살펴보았듯이 미술을 제대로 향유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공부를 필요로 한다. 사전 지식 없이 백날 감상해보았자 ‘와, 잘 그렸네.’ 정도의 감흥밖에 느낄 수가 없다. 고전주의가 뭐지? 낭만주의는 또 뭐야? 바로크와 로코코의 차이는? 인상주의는 어떻게 탄생했지? 이뿐만이 아니다. 스푸마토, 임파스토, 콘트라포스토 등등의 전문 용어 앞에서 기가 죽고 만다. 게다가 회화는 사진처럼 우연히 찍힌 피사체가 단 하나도 없다. 그림 속 대상 하나하나가 창작자의 치밀한 구상에 의해 배치되어 있다.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이러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한 독자라면 하등 걱정할 필요가 없다. 미술에 일자무식이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살짝 돌아서 3년 동안 1,000권의 미술책을 독파하고 휴직계를 낸 뒤 작품을 직접 보겠다며 홀연히 유럽으로 떠났던 저자가 미술에 문외한인 독자들의 고생을 대신했으니까.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듯 따라가기만 하면 저절로 관심이 증폭되고 서양 미술의 역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꿰게 된다. 어디 가서 ‘B급’ 흉내는 충분히 낼 수 있을 만큼 지식도 쌓인다. 이게 이 책 《B급 세계사 3 : 서양 미술편》의 묘미다.

편집부  jys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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