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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협, ‘간호사는 있지만 간호법은 없는 나라’ 간호사의 헌신 재조명

22일 세 번째 수요 집회에 여야 국회의원 격려와 지지 발길 이어져

22일은 국내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702일째 되는 날. 간호사들은 여름에는 더위와 장마, 겨울에는 추위와 싸우며 8번이나 계절이 바뀌도록 환자 곁을 24시간 지켜왔다. 하지만 간호계의 오랜 숙원인 간호법은 아직 국회에서 계속 심사 중이다.

대한간호협회(회장 신경림)는 이에 지난달 23일 국회 앞에서 간호법 제정 촉구 전국 간호사 결의대회를 연데 이어 이달 1일에는 긴급 기자회견 및 집회를 열었다. 8일부터는 매주 수요일 12월 임시국회에서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뿐만 아니라 10일부터는 국회 앞과 현대캐피탈 빌딩, 금산빌딩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당사 앞 등 모두 5곳에서 대형보드와 현수막을 이용한 시위를 진행해 오고 있다.

22일에도 간호법 제정을 1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해달라는 세 번째 수요 집회가 열렸다.

이번 집회에서는 특히‘간호사는 있지만 간호법은 없는 나라’를 컨셉으로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 앞에서 대한간호협회가 2차례 걸쳐 진행한 현장사진공모전을 통해 출품된 우수작 전시회도 함께 마련됐다.

또 집회는 국회의사당 정문과 현대캐피탈 빌딩, 금산빌딩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당사 앞 등 5곳에서 동시에 열려 국회 앞은 간호법 제정을 간절히 원하는 간호사들의 목소리로 또다시 물들여졌다.

대한간호협회는 사진전을 통해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한민국이라는 타이틀을 부여 받았지만 간호사는 77년 전 일제 잔재인 조선의료령에 뿌리를 둔 낡은 의료법의 한계 속에 갇혀 있다”면서 “간호사를 코로나와 맞서 싸운 영웅들이라 칭찬하지만 세계 90개국에 있는 간호법이 대한민국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호사가 안전해야 국민의 건강도 지킬 수 있다”며 “국민 모두의 건강을 위해 이제는 간호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민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이날 수요 집회 참석자들은 “여야 3당은 간호법 제정하라”, “불법진료 주범 의사부족 해결하라”, “법정간호인력 위반 병원 퇴출하라”등 3개의 구호를 힘차게 외치며 시작됐다.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은 이날 “간호법 제정은 초고령사회 및 신종감염병 대유행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반드시 필요한 민생법안”이라며 “여야3당이 합의한 간호법은 12월 임시국회 내에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간호사를 코로나와 맞서 싸운 영웅들이라 칭찬만할 뿐 간호사를 위한 낮은 처우와 높은 업무강도는 바뀐 게 없다.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다”며 “여기에다 보건소에서 또 의료기관에서 아까운 목숨을 버린 간호사의 소식을 들으며 간호사들은 이 답답한 현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목 놓아 울고 싶은 심정”이라며 침통한 표정으로 연설했다.

수도권지역 병원에서 근무하는 현장간호사 천모씨는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현장의 간호사들은 한계에 직면해 있다”면서 “환자를 살리고 싶다는 살려야 한다는 간절한 외침을 마음 속으로 외치고 또 외치며 지금까지 하루하루 버터 왔던 우리 동료들은 이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며 떠나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어 “코로나와 맞서 싸운 우리를 국민 모두가 영웅들이라 칭찬하지만 우리의 의료현장은 바뀐 게 전혀 없다”면서 간호법을 제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간호사는 있지만 간호법은 없는 나라 거리사진전

전국 12만 간호대학생을 대표해 지지발언에 나선 최윤성씨(인천지역 KNA 차세대 간호리더, 인하대 간호학과 재학)는 “일평생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일하는 간호사들을 더욱 소중하게 여겨주고 우리 청년들의 미래를 밝혀주기 위해서라도 간호법을 반드시 제정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전국의 간호대학에 재학 중인 12만 청년들이 간호전문직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일평생 의료인으로서 당당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간호법을 만들어 달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세 번째 수요 집회 장소에는 여야 국회의원들의 격려와 지지의 발길도 이어졌다.

쌍화탕 100병을 준비해 전달한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 행정위원회 위원장)은 “간호법 제정을 받드시 이루기 바란다”며 간호법 제정 촉구 열기에 힘을 보탰다.

또 이번 국회에서 간호법안을 직접 발의한 서정숙 의원(국민의힘, 국회 보건복지위원)은 “의료현장에서 가장 힘든 지역이 간호사라는 점에서 간호법안을 발의했다”면서 “국민적 간호요구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간호법은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의원(국민의힘 정책위원회 부위원장)은 “20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를 지내면서 간호사들이 열악한 근무환경 등 많은 어려움으로 이직을 통해 현장을 떠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전 세계 90개국에 간호법이 있는 것은 간호사가 의료현장을 굳건하게 지키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국회와 정부가 노력해 간호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간호법 제정’ ‘불법의료기관 퇴출’ ‘목포창원공공의대 신설’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회를 외친 뒤 간호법 제정의 필요성과 ‘간호사는 있지만 간호법은 없는 나라’ 광고물이 들어간 전단지를 시민들에게 일일이 나눠주는 대국민 홍보전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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