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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선택 회복실천운동, 20일 '함께 의사결정' 첫 캠페인...'벤조디아제핀·졸피뎀', '인지기능저하'-'금단증상' 부작용



정신과 약의 '함께하는 의사결정' 통한 현명한 사용 제안 계획
"임상적 이득이 위험성보다 높은 약제 골라야"

함께하는 약선택을 통한 회복 실천운동(이하 약선택 실천운동)은 4월 20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춘계학술대회장인 소공동 롯데호텔 앞 을지로입구역 7번 지상 출구에서 앞에서 오전 9시부터 낮 1시까지 '함께하는 의사결정'이란 첫 거리 캠페인을 가질 예정이다.

약선택 실천운동은 이날 "학회는 정신과 약 사용 경험이 있는 당사자와 그들의 조력자들"이라면서 함께 잘 쓰면 우리의 마음을 도울 도구가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할 짐이 될 수도 있는 정신과 약의 '함께하는 의사결정'을 통한 현명한 사용을 제안할 계획이다.

정신질환의 진단은 다른 신체질환과는 달리 환자 혹은 정신질환 당사자와 정신과 의사의 대화를 통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혈액검사나 영상학적 검사와 같은 객관적인 검사가 부족하다보니 주로 정신과 의사 한 사람의 판단으로 진단이 이루어지고, 진단의 근거가 된 증상 완화를 위한 약 처방이 이뤄진단다.

물론 대화를 통한 정신치료가 이루어지지만 약이 뇌의 균형을 잡아준다는 믿음 아래 약물치료도 거의 항상 병행되게 된다. 환자는 정신과 진단과 약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의사의 판단을 믿고 따르는 경우가 많다. 아쉽게도 여기에서 인식론적 불공평(epistemic injustice)이 발생한다는게 약선택 실천운동의 지적이다.

약선택 실천운동은 "약은 증상을 완화시키고, 마음의 힘듦을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 소거에만 목적을 두면 사용하는 약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질 수 있고, 증상에 대한 마음씀에 머무르면서 오히려 당사자의 삶의 방향성, 가치와 멀어질 수도 있다"며 "반드시 명심할 것은 모든 약은 효과와 부작용을 갖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약의 부작용은 몸의 여러 계통들뿐만 아니라 마음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부작용은 삶의 질에 영향을 주고 불편함을 넘어 괴로움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마음의 부작용은 정신질환의 증상과 혼동될 수도 있어 진료실에서 이를 호소할 때 오히려 정신과 약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부작용이 있으니 약을 쓰지 말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효과와 부작용을 견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위험-이득의 저울’을 재어 의사와 환자가 함께 약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상적 이득이 위험성보다 높은 약제를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약선택 실천운동은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다. 정신과 교과서에서도 부작용은 '약물치료의 피할수 없는 위험'으로 기술한다. 부작용을 백과사전 외듯 달달 외울 수는 없지만 환자는 의사로부터 흔한 부작용과 치명적인 부작용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며 "환자의 언어로 보고되는 약 복용후의 효과와 부작용 경험이 다음 처방 방향에 반영이 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의사와 환자가 함께 치료를 진행할 때 치료적 관계를 토대로 회복이 촉진된다"는 약선택 실천운동은 "담당 의사를 신뢰할 때 정신과 약을 지속적으로 잘 복용할 수 있다. '이 약이 왜 처방되는지', '어떤 효과를 가질지', '어떤 부작용을 가지는지', '약을 언제까지 먹어야 하는지', '장기 복용 시 부작용이 없는지'가 궁금하다"며 "'믿는 마음으로 꾸준히 먹으면 나을 수 있다'라는 말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우리는 '함께하는 의사결정'을 제안한다"는 약선택 실천운동은 "의사의 설명을 토대로 도움되는 약을 살피고, 효과와 부작용을 견주어 함께 선택하고, 필요한 기간 함께 선택한 약을 복용하길 바란다"며 "특히 '벤조디아제핀' 계열 항불안제와 '졸피뎀'과 같은 수면유도제는 의존성, 남용 위험성이 있고 장기 사용 시에 인지기능을 떨어뜨리고 금단증상으로 약을 중단하기 더 어려워진다. 이러한 약 조차도 필요 시에는 설명에 근거한 선택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런 대화가 이루어질 때 치료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치료 효과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다. '함께하는 의사결정'은 영국 등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의료모델이고 보건복지부도 관련된 연구사업을 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결정권 발휘가 어려운 취약계층이 염려된다. 치매에 걸린 노인 환자들, 언어적 소통이 어려운 지적장애나 발달장애 환자들의 경우 증상 악화의 이유로 약이 점차 늘어가는 과정을 종종 목격한다. 가장 중요한 약은 적정 용량으로 사용을 하되 보조적인 약을 덜어간다면 약으로 인한 부작용이나 상호작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 2015년부터 시작된 발달장애인의 과도한 정신과 약 처방 줄이기 운동인 STOMP에 따르면 정신과 약을 너무 오래 복용하거나 너무 많이 복용하거나 혹은 잘못된 근거로 복용을 하게 되면 ‘체중 증가, 피로감, 심각한 신체적 건강 문제’ 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필요한 약의 최소 처방을 요청하는 이유다.

약선택 실천운동은 "진료실에서 단약하면 안 된다는 말들을 듣는다. 동의한다. 갑자기 약을 중단하면 금단증상이 생길 수 있고, 기존의 정신질환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충분한 치료를 통해 안정된 상태에서 약의 감량이 가능한 경우라면 정신과 의사와 상의해 '치료종결'을 경험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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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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