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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천식 입원율 OECD 평균 대비 2배…치료환경 개선 시급”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 세계 천식의 날 기념 간담회 개최

중증천식, 기존 치료제로 증상 조절 어렵고 잦은 재발과 증상 악화로 사망에 이를 수도
국내외 주요 임상지침, 천식 표현형별 생물학적 제제 권고하지만 대부분 비급여로 접근성 떨어져
부작용 우려가 큰 경구 스테로이드제 등에 의존하는 환자 많아…대책 마련 시급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회장 장석일)는 세계 천식의 날을 맞아 4월 27일 ‘숨 막히는 고통, 중증천식을 말하다’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세계 천식의 날은 세계천식기구(GINA)에서 천식에 대한 인식 증진을 목적으로 만든 날로 매년 5월 첫 번째 화요일로 지정되어 있다.

장석일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 회장(성애병원 의료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은 협회는 최근 천식 부담에 대한 국내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천식 진료지침의 진료 흐름을 단순화한 EAM(Easy Asthma Management) 개발을 통해 국내 진단 환경을 개선하고 건강보험자료 공유서비스(NHISS) 데이터를 활용해 2006~2015년 천식 중증도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산출, 세계 알레르기 기구(WAO)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며 "세계 천식의 날을 맞아 천식의 심각성을 알리고 국내 천식 치료 환경의 개선점을 논의하고자 오늘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천식 환자 열 명 중 한 명은 흡입 약물을 최대한으로 제대로 써도 조절이 되지 않아 심한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고 반복해서 입원하게 된다. 이러한 중증 천식 환자는 어쩔 수 없이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게 되면서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발생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중증천식 치료에 효과가 탁월한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되어 세계천식기구, 국내 진료 지침 등에서 중증천식 환자에게 맞춤형으로 생물학적 제제를 투약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고가의 생물학적 제제가 비급여로 처방되고 있어 중증천식 환자들은 약제 비용 부담으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

이날 ‘중증천식이란?’을 주제로 발제한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고용량 흡입형 스테로이드제, 기관지 확장제 등 대부분의 치료법을 제대로 사용했음에도 조절이 잘되지 않는 경우 중증천식으로 분류한다”라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권혁수 교수

‘국내 중증천식의 질병 부담 및 미충족 수요’를 주제로 한 두 번째 발제에서 김태범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건강보험자료 공유서비스(NHISS)를 통해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천식 유병률은 2006년 1.62%에서 2015년 4.74%로 증가세에 있고 천식 관련 사망률 또한 2003년 대비 2015년에 약 2.9배 이상 증가했다"며 "국가 건강보험 청구 자료로 분석한 연구에서 중증천식 유병률은 6.1-10%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세계천식기구에서 제시하는 6.1% 이상의 높은 수치다. 중증천식의 외래방문 횟수는 비중증천식에 비해 약 3배, 연간 입원횟수는 약 2배에 달하며 외래 비용 또한 비중증천식의 약 3배, 환자당 약제 비용은 9~10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 패널 토의의 좌장으로 참여한 박중원 대한내과학회 이사장(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알레르기 내과 교수)은 “중증천식은 표현형이 매우 다양하고 이질적인데 이러한 다양한 표현형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세계천식기구나 국내 진료 지침 등에서도 표현형에 맞는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그리고 이미 여러 다양한 천식의 표현형별로 적절한 치료법이 국내 허가되어 보험 급여를 신청한 상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천식 표현형 중 일부인 알레르기 천식에만 사용할 수 있는 오말리주맙만이 급여권에 진입해 있어 치료가 제한적인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패널 토의에 참여한 장안수 순천향대학교병원 부속 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또한 "주요 국가들 대비 한국의 중증천식 생물학적 제제 보험 급여 환경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 및 여러 유럽국가들이 다양한 중증천식 생물학적 제제에 보험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한국은 유독 다른 나라에 비해 보험 급여가 상당히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천식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은 부작용 위험성이 높은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 우려가 높다. 또한, 스테로이드제 의존성 천식의 경우 그렇지 않은 천식에 비해 사망률도 더 높은 것으로 보고돼 경구 스테로이드제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접근성 확대가 더욱 시급하다”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김태범 교수

인터뷰 영상에 등장한 중증천식 환자는 “매년 여러 번 호흡곤란을 겪고 그럴 때마다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오랜 기간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는데 부작용 때문에 무척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생물학적 제제를 맞고 나서 깜짝 놀랄 정도로 증상이 호전됐고 부작용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비급여라 비용적 부담이 너무 높고 현재 천식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다”고 전했다.

지영구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이사장(단국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교수)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천식으로 인한 입원율이 OECD 평균보다 약 2배, 천식으로 인한 연령 표준화 사망자 수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약 3~4배나 높은 것으로 확인돼 국내 천식 치료 환경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며 “이처럼 국내 중증천식 치료 환경 개선이 시급한 만큼 환자들의 질병 부담과 생물학적 제제 비용효과성을 충분히 고려해 조속한 급여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영주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 사무총장(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목동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은 “이번 행사를 위해 직접 인터뷰 촬영에 임해주신 중증천식 환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분들이 숨 막히는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여러 관계자 여러분의 진정성 있는 관심을 부탁드린다”라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인선 기자  dailymedipharm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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