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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병원별 사망률 공개’ 보건계 한 획 긋는 대사건
‘대형병원의 중증도 보정 사망률 공개’가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데이터 축적을 통해 환자들의 알권리를 충족하는데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매김하길 바란다.

환자입장에서 의료서비스 질 판단에 있어서 핵심적인 데이터인 사망률이 지금까지는 공개되지 않아, 많은 환자들이 입소문을 따라 병원을 옮겨 다녔다.

수술대에 생명을 맡기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에도 대부분 ‘카더라’ 통신에 따랐다. 우스게 소리로 ‘집안에 의사 한 명은 꼭 있어야 한다’는 말이 당연 명제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이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한 대한민국의 슬픈 의료현실이다.

현장에서 환자들을 만날 때 가장 큰 불만 중 하나가 ‘도대체 어느 병원을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였다. 대한민국의 의료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는데, 국민들이 병원을 선택하는 방식은 비합리적이며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이뤄져왔다.

핵심적인 이유는 의료서비스 질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만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겨레21'의 ‘의료기관별 중증도 보정 사망률 공개’는 대한민국 보건의료계의 발전에 중대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금껏 의료소비자들이 가장 알기 원하는 사망률, 생존률에 대한 정보는 쉬쉬하는 비밀정보로 취급되어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

의료기관에서도, 정부에서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연구는 전 국민에게 반향을 일으키기 충분한 공익적 연구였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일’을 했다는 반응이다.

의료기관별 중증도 보정 사망률 공개를 계기로 이제 우리 병원들도 외형 경쟁에서 벗어나 내실 경쟁으로 방향 전환해야 할 때가 왔다.

정부는 대형병원의 중증도 보정 사망률 공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의료서비스의 질 평가를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의료기관과 환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정부 밖에 없다. 따라서 의료공급자 단체의 압박으로 국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연구가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의료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은 의료서비스의 수준을 높이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리고 우리환자들도 적극 환영하는 바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안개 속이었다. 이제 의료계는 의료의 질이 향상되었다는 것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국민들을 설득시켜야 한다.

그래야 의료기관들도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유일하게 ‘질적 평가’를 받지 않는 집단이 의료계다. 하지만 병원에서 이뤄지는 제반의 일들을 고려하고 중요성을 따졌을 때, 가장 먼저 질적 평가를 받아야 할 대상이지 않았나 싶다.

늦은 감이 있지만 ‘대형병원의 중증도 보정 사망률 정보가 공개’된 것을 적극 환영한다. 이제 남은 과제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지속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것이다.

그래서 의료기관들 간의 질적 차이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 그러면 우리 의료계의 산적한 문제인 대형병원 쏠림현상, 의료 전달체계 왜곡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번 공개 데이터에 빠진 질환별(코드별) 사망률, 생존률, 치료결과 등도 하루빨리 공개되어 환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질환별 데이터가 공개될 때 진정한 의료서비스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가 공개되는 것임을 관련기관들은 인식하고,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또한 이에 필요한 모든 역할을 다 할 것이다.

2011년 10월 18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편집부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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