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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문]국민 여러분, 정부와 의사협회에 회초리를 들어 주십시오
우리 환자들은 10일 하루, 의사들의 집단휴진으로 큰 불편을 겪었고 불안했습니다. 환자들은 동네의원에서 진료받기 위해 먼저 콜센터에 전화하거나 인터넷 검색을 해야 했고, 휴진 사실도 모른 채 아픈 몸을 이끌고 찾은 의원 출입구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진합니다.’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어 발길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국 의원 중 집단휴진 참여 의원이 예상보다 적어서(정부 발표: 20.3%, 대한의사협회 발표: 49.1%) 의료대란까지 발생하지 않은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전체 전공의 1만7천 명 중에서 상당수(정부 발표: 31%, 4800여 명, 대한의사협회 발표: 42%, 7200여 명)가 이날 집단휴진에 참여했습니다. 전공의가 누구입니까?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과정에 있는 인턴, 레지던트이면서 수술이나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받는 중증질환 환자에게는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주치의’ 입니다.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진료인력이 있더라도 전공의가 집단휴진에 참여하면 환자의 생명은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만일 전체 수련병원 163곳 중 60여 곳의 전공의들이 집단휴진에 참여해 수련병원 1곳마다 1개의 의료사고만 발생해도 전국적으로 60여개의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의사파업으로 환자가 사망하거나 질병이 악화되어도 그것이 의사 집단휴진에 의한 것인지 입증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결국 의사파업으로 생명을 잃거나 질병이 악화된 환자만 억울할 뿐입니다. 군인은 불만이 있더라도 파업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군인이 파업하면 적군이 쳐들어와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기 때문입니다.

수술이나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받은 중증질환 환자의 주치의인 전공의가 집단휴진에 들어가면 안 되는 이유도 군인과 동일합니다. 전공의가 파업하면 중증질환 환자의 생명이 위협받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정책에 불만이 있으면 정부를 상대로 싸워야지 왜 아무 잘못도 없는 환자 생명을 볼모로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병마와 싸우는 것만으로도 벅찬 환자를 인질로 삼아 정부를 협박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아무리 명분이 타당하다 하더라도 그 누구에게도 지지받지 못할 것입니다.

전공의 집단휴진 참여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져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한병원협회를 제외하면 시민사회단체, 소비자단체, 환자단체, 의료공급자단체까지 모두 반대하는 영리자법인 설립을 정부는 왜 굳이 추진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정부에게 요청합니다. 당장 영리자법인 설립 허용 방침을 철회하십시오. 또한 원격진료도 관련 법률 개정과 사범사업의 순서에서 차이가 있을 뿐 내용에 있어서는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의 주장이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신속히 합의점을 찾아 의사 파업을 끝내 주십시오.

국민 여러분, 최근 인도 북부지역에서 약 1만 명의 의사가 참여한 파업으로 4일 만에 최소 30명의 환자가 진료를 못 받아 사망했다고 합니다. 10일은 전체 전공의 중 1/4에 해당하는 일부만이 참가해 환자의 생명 및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24일부터는 전국 1만7천명의 전공의가 6일 동안이나 전면집단휴진을 한다하니 우리 환자들은 불안하고 걱정이 앞섭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환자단체들은 대한의사협회에 비하면 재정, 조직 등 모든 면에서 턱없이 열악합니다.

의사 총파업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대국민 서명운동이 전부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의사들이 총파업을 철회하도록 서명운동(http://doctorstrikestop.tistory.com)에 적극 참여해 주십시오. 저희 환자들에게 이 보다 더 큰 응원이 없을 것입니다. 전국의 병의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알립니다. 만일 의사파업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의사파업피해신고센터(☏ 1899-2636, E-mail kofpg@naver.com)’로 연락해 주십시오. 또한 24일부터 6일 동안 예정된 제2차 의사 총파업을 막기 위해 또는 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 환자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의견(http://www.koreapatient.com)을 모으고 있으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

우리 환자들은 대한의사협회가 10일 이후에도 계속적인 파업 분위기를 조장하거나 정부가 의사파업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지 않으면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부디 이러한 불행하고 슬픈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4년 3월 10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GIST환우회, 한국HIV/AIDS감염인연대 카노스

편집부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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