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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나는 한국에서 죽기 싫다
대한민국 죽음의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사회적 진단
“당신의 마지막은 어떻게 취급되는가?”

연일 죽음이 화두인 사회. 수많은 대형사고와 참사로 얼룩진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죽는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지금까지 ‘죽음’을 다룬 책들은 따분한 철학책, 어려운 의학책, 실화를 다룬 감동 에세이 정도였다. 그러나 이 책은 병원에서 25년 동안 삶의 끝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지켜봐온 저자가 우리 사회가 애써 외면하고 있던 죽음의 현실적인 ‘민낯’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우리가 막상 자신이나 가족의 죽음에 직면하게 되면 곳곳에 산재한 경제적·사회적·윤리적 갈등을 겪게 된다.

연명의료와 완화의료의 선택, 호스피스로의 전원, 통증관리나 인공호흡기의 사용, 임종 장소와 장례 방법 등 인생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결정해야 하는 일이 있다. 삶의 마지막에 대한 결정을 준비하지 않으면 우리의 죽음은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취급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제 죽음을 대처하는 일이 개인과 가족의 책임만으로 돌리기에는 해결할 수 없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사회와 제도가 이것을 최소한의 범위라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는 책이다. 다만 '죽음이 눈앞에 있다면'이라는 전제가 붙을 뿐이다. 아무도 제대로 물어본 적 없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출판사 리뷰

“왜 대한민국에서는 죽는 것조차 힘든가?”
형편없던 죽음의 질을 높여온 25년의 연구

2014년 동아일보 ‘10년 후 한국을 빛낼 100인’에 선정된 저자는 2014년 조선일보 특별기획 ‘한국인의 마지막 10년’ 주요 자문위원으로 웰다잉 문화를 확산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또한 EBS〈명의〉를 통해 환자에게 헌신적인 모습이 방영돼 화제가 됐다. 대한민국이 점점 발전할수록 국민들 ‘삶의 질’을 향상시키자는 요구는 항상 정치·사회적인 쟁점으로 중요시 됐다. 건강한 사람들의 삶의 질도 물론 중요하지만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삶의 질도 가벼이 여길 수는 없다.

이른바 ‘죽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죽음 복지’도 필요한 것이다. 저자는 25년 동안 수많은 임종을 지켜보면서 대한민국 죽음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 제안과 호스피스 제도화에 혼신을 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임종의료의 현실은 갈길이 멀다. 이것이 이 책을 통해 죽음에 대한 좀 더 건전한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이유다.

▶지금 고치지 않으면 고통은 반복된다
한국 사회에서는 유독 똑같은 잘못, 똑같은 실수, 똑같은 고통이 반복되는 일이 많다. 문제가 생겼을 때는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 다시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회 문제들이 그때의 관심에서 멀어지거나 다른 문제의 시급함에 밀려서 단순한 미봉책으로 덮어버리는 일이 많기 때문에 고통이 반복되는 것이다. 죽음을 둘러싼 문제도 같은 식이다.

‘보라매병원 사건’이나 ‘김 할머니 사건’처럼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 생겼을 때만 반짝 논의되고 만다. 그나마 그때그때의 여론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문제적 죽음’을 처리하는 방법이 달랐다. 제대로 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는 환자나 가족, 의료진 등 죽음과 관계된 사람들은 계속 갈등하고 반복해서 고통받게 된다. 사회 각층의 현실적인 논의가 심도 있게 이뤄지고 이를 제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까지 죽음 앞에서 부딪히는 갈등들
“어차피 시한부라는데 치료가 무슨 소용인가?”, “호스피스 병동은 죽으로 가는 곳 아니었나?”, “돈 없으면 죽더라도 퇴원해야 하는가?”, “의식이 없다고 인공호흡기를 떼어내면 어쩌나?”, “죽도록 아픈데 마약이라도 맞으면 안되는가?” 이것은 죽음의 현실적인 모습을 몰라서 하는 질문이다. 말기 선고를 받았다거나 죽음예정통보를 받았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낙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밝히는 죽음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고 나면 삶의 마지막까지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죽기 전에 챙기고 따져봐야 할 것들을 미리 체크할 수 있는 가이드로써 앞으로 겪게 될 갈등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병원이나 사회복지재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죽음 준비 교육을 이용하면 좀 더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마지막 기본권, 인간답게 죽을 권리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은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사람마다 다양할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부터 교육, 인권, 종교, 직업, 여가, 친구, 가족 등 삶의 질을 좌우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권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환경’과 ‘복지’다. 따라서 삶의 질을 높이려는 정책은 이제 시대적 요구인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가 삶의 질을 논하면서 놓치고 있는 중요한 부분이 있다. 바로 ‘늙고 병든 후의 삶’과 ‘죽음 직전의 삶’이다.

“인간답게 죽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은 무엇일까?”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이야기하지만 아무도 인간다운 죽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제 세상은 ‘오래 살고 오래 앓다가 늦게 죽는’ 세상이다. 앞으로의 삶의 질은 ‘죽음 앞의 生’에 달려 있다. 인간답게 죽으려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호스피스 확충, 완화의료 의무화 등 여러 고민 중에서 저자는 사전의사결정 제도를 통한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을 중요하게 거론한다. “가장 최소한의 것들을 지키지 못해 세상엔 이토록 많은 고통과 상처가 얽히는 것이다.”

전경린의 《최소한의 사랑》에 나오는 문장이지만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도 들어맞는 구절이다. 사전의료의향서라는 최소한의 것만 작성하더라도 누구나 인간다운 최소한의 죽음은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몸 편히 마음 편히 죽지 못하는 미망사회(未亡社會)
무의미한 연명의료가 초래하는 문제들이 여러 말기 환자와 그 가족들을 괴롭고 비참하게 만드는 현실이다. 그러나 누구 하나 나서서 이 현실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회복가능성이 전혀 없이 의료적 장치에 의해 목숨이 끊어지지는 않는 환자의 경우에 우리는 법적, 윤리적, 경제적 딜레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의학계, 종교계, 법조계, 사회단체 등이 모여 죽음을 공론화하고 사회적인 제안을 도출해야 하며 정부와 정치권에서 이를 제도화 시키는 실천이 필요하다. 지금도 우리 사회가 죽음의 순간이 닥쳤는데도 미처 죽을 수 없는 미망자(未亡子)를 만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직 죽지 못한 사람을 위한 나라는 없다.

차례 Act 1 죽을 때 비참한 나라
Chapter 1 우리가 죽음을 대하는 태도 갈 곳을 잃은 환자/ 사망하면 병원에 오라고?/ 죽음 자체는 의료에서 멀어져야/ 변하고 있는 죽음에 대한 인식 Well-Dying Report 완화의료와 호스피스
Chapter 2 죽을 때 가장 비참한 나라, 대한민국
삶의 질, 죽음의 질/ 한국, 임종의료의 아젠다가 필요하다/ 죽음을 교육하자/ 임종대처경험을 공유하자/ 모두가 객사하는 한국/ 형편없이 부족한 호스피스·완화의료 기관/ 호스피스 정착을 위해 필요한 재정 Well-Dying Research 국민이 원하는 호스피스·완화의료
Chapter 3 삶의 끝에서 쉴 수 있는 곳이 없다
임종 장소가 바뀌고 있다/ 집에서 죽고 싶은 이유/ 선택의 여지가 없다 Well-Dying Research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 임종 장소 선호도 Act 2 아무도 말하지 않는 죽음의 진실
Chapter 4 내 죽음을 내게 알리지 마라
누구나 마무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금기사항인 진실/ 죽음을 알릴 것인가/ 말하지 못하는 가족의 두려움/ 진실을 알면 힘들까/ 그래도 진실을 알아야
Chapter 5 이 밥을 먹고 나면 죽을 날을 알려줘
가족이 전하기 어려운 죽음예정통보/ 죽음을 알리고 힘들어하는 가족/ 의사가 바로 사실을 알려야 한다/ 환자의 감정변화에 대처하는 방법/ 죽음예정통보를 할 때 의사가 주의할 점/ 죽음을 알리는 방법
Chapter 6 누구나 선고받는 시한부 인생
암 4기가 말기는 아니다/ 말기 환자에게는 완화의료를/ 남은 시간이 얼마나 있을까/ 말기 암으로 대표되는 말기의 상태/ 죽음 앞의 생(生) Well-Dying Research 서로 다르게 이해하는 ‘말기’의 기준 Well-Dying Report 암의 병기를 이해하는 방법 Act 3 나는 죽을 때라도 마음대로 죽고 싶다
Chapter 7 갈등하는 인간
치료와 완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의료윤리 4원칙과 3가지 고려사항/ 말기 환자가 진짜로 원하는 것/ 늙고 병들면 진짜로 죽고 싶을까/ 가족이 환자를 완벽히 대변하는가
Chapter 8 고통받지 않을 권리
말기 환자를 괴롭히는 증상들/ 차라리 죽고 싶을 만큼 아프다/ 한국 사람은 참고 또 참아라?/ 의료계도 통증관리 두려움을 극복해야/ 통증은 조절될 수 있다
Chapter 9 핑계 없는 무덤 만들기
엔딩노트와 러브노트 그리고 레모네이드/ 두 분의 죽음과 굿엔딩/ 처음으로 할 일은 객관적 상황파악/ 죽기 전에 꼭 준비해야 할 것들/ 남겨지는 사람들을 위해 해야 할 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기/ 새로운 기쁨 발견하기 Well-Dying Report 나의 아름다운 마무리 체크리스트
Act 4 생명줄의 고삐를 둘러싼 논쟁
Chapter 10 삶의 마지막에 대한 윤리적인 선택 말기라는 사실을 알릴 것인가/ 치료 목표를 바꿀 것인가/ 통증관리 및 완화의료를 제공할 것인가/ 연명의료를 중단할 것인가/ 인공호흡기를 떼어낼 것인가 /영양 공급과 수분 공급을 계속 할 것인가
Chapter 11 김 할머니가 우리 사회에 남긴 숙제들
김 할머니 사망까지의 과정/ 김 할머니 판결이 가져온 문제/ 김 할머니로 인한 연명의료 중단 논란
Chapter 12 연명의료 중단과 숨겨진 현실
연명의료 미리 상의해야/ 아직은 연명의료 포기 못해/ 연명의료 중단의 기준/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연명의료 권고안/ 연명의료 중단의 입법 방향 제시
Chapter 13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들
논란을 일으킨 죽음 관련 개념과 용어들/ 다시 정의하는 죽음 관련 용어들 Well-Dying Research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질문 Act 5 죽기 좋은 세상 만들기
Chapter 14 살아있는 자의 슬픔
병들어 서럽고 돈 없어 괴롭다/ 살릴 수도 없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호스피스·완화의료
Chapter 15 가족 그리고 보호자
가족은 누가 돌보나/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일/ 훌륭한 보호자의 6가지 능력/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후 Chapter 16 대한민국에서 잘 죽는다는 것
죽는다는 것의 의미/ 삶의 마지막 메시지 남기기/ 환자와 가족들이 원하는 것 Well-Dying Research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원하는 것 저자의 말 주 찾아보기 부록_ 죽기 전에 알아둬야 할 것들

책 속으로 우리나라의 병원은 환자가 사망한 다음에야 비로소 환영한다. 수익성이 좋은 장례식장으로 모실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병원 장례식장은 어딜 가나 화려하게 꾸며놓았지만 돌아가신 분만 갈 수 있다. 아무리 말기 환자의 사정이 급해서 입원이 필요해도 장례식장에 미리 입원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p.14

가능하다면 환자에게 빨리 알릴 필요가 있다. 삶을 다시 펼쳐보며 아름다웠던 추억들을 조명하고 마지막까지 의미 있는 삶을 완성하는 시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너무 늦게 알려서 그들의 인생을 완성할 시간을 빼앗는다면 엄중한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p.70

의사라 하더라도 죽음을 공부하지 않고는 죽음에 대해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죽음에 대한 철학이 정리 되지 않고는 죽음의 두려움을 넘어서지 못하고 희망을 갖고 있지 않고는 희망을 말하지 못한다. 의사들 스스로도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자신의 삶의 마무리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 ---p.84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명백히 사망단계로 진입한 환자에 대해서도 검사와 치료를 계속하는 경우가 있다. 설사 이런 의료 행위가 아무런 이득을 가져오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p.171

지난 대선 유세 때 박근혜 대통령조차도 “가족 중에 한 사람이라도 중병에 걸리면 가정 경제가 무너지고,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연설했을 정도다. 중병에 걸리면 서민들은 약 한번 제대로 못써보고 치료를 포기한 채 죽어가야만 한다. 더 이상 돈 때문에 병원에 못가거나 가정 경제가 무너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 ---pp.214-215

헌법 제10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나와 있다. 모든 말기 환자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한 죽음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어쩌면 인간답게 죽을 권리야말로 우리가 그동안 간과하고 있던 마지막 기본권일지 모른다. ---p.240

지은이 소개 지은이 윤영호 한국을 대표하는 임종의료 의사. 대한민국에서 죽음을 가장 현실적으로 이야기하는 의사로서 명성이 나 있다. 웰다잉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하는 헌신적인 모습이 EBS <명의>를 통해 방영된 바 있다. 죽음을 앞둔 환자와 가족을 도와주기 위해 국립암센터에서 ‘삶의질향상연구과’를 만들었으며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설립위원으로 활동했다.

호스피스 제도화를 위한 연구와 자문, 정책 기획에 힘쓰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불철주야 고심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부학장이다. 건강사회정책실장과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케어센터 연구소장을 역임했다. 한국임상암학회 보령학술상 최우수상과 화이자의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나는 죽음을 이야기하는 의사입니다》《암을 이겨내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 있다.

지은이: 윤영호
판 형: 145*212(변형 신국판)
쪽 수: 288쪽
가 격: 14,000원
ISBN: 978-89-01-16576-9 03330
발행일: 2014년 7월 17일
분 야: 사회>사회비평>한국사회비평 정치/사회>사회복지>사회문제

한정렬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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