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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의사 출신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 자신의 망언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지난 7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의사인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이 “단식을 제대로 하면 벌써 실려가야 되는 게 아니냐”는 말을 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단식은 죽을 각오로 해야 돼. 병원에 실려가도록… 적당히 해봐야…"라며 믿을 수 없는 발언들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단식하고 있는 유가족들에 대한 의료지원을 해왔던 우리 의료인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자식을 잃은 상태에서 하루하루의 단식을 지속하는 것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곁에서 지켜봐왔다. 그런데 의사인 안홍준 의원이 다른 의사출신 국회의원들과 나누었다는 이야기는 우리를 참담하게 한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15명은 지난달 14일 단식을 시작하며 "자식과 부모와 형제자매의 죽음 앞에 무기력했던 그 슬픔과 고통을 다른 이들도 겪게 될까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정부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국회가 최선을 다하지 않기에, 희생자 가족들이 단식을 해서라도 제대로 된 특별법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의료진들은 단식이 단식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해칠 우려가 있어 윤리적인 딜레마에 부딪친다. 특히 이번처럼 이미 심신이 극도로 피폐해진 상황에서 유가족들이 단식에 돌입하게 되자 우리들의 우려는 심각했다. 따라서 우리 의료진은 단식자들에게 그들의 건강상태를 알리고 단식중단에 대한 의학적 권고를 해왔다.

다만 우리는 세계의사회의 '단식투쟁에 대한 말타선언'에 따라 단식자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라”는 지침에 따라 행동했다. 우리가 의사인 안홍준 의원이 다른 동료의사인 새누리당의 신의진, 서용교 의원과 나누었다는 말에 충격을 받는 것은 이들이 단식자들의 건강과 생명에 어떠한 관심조차 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세계의사회의 단식투쟁에 대한 선언을 상기시키는 것조차 사치스럽다. 말타선언은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우선해야 하는 의사들의 윤리적 의무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식은 죽을 각오로 해봐야 해" 등의 발언을 도대체 어떻게 의사가 할 수 있단 말인가?

또한 안홍준 의원은 의사로서 단식 유가족들을 의료진이 강제로라도 병원에 이송해야하는 게 아니냐는 발언도 했다. 이는 의료윤리에 대한 몰지각함이다. 자신의 의지로 단식을 하는 단식자에게 강제급식이나 영양공급을 하는 것은 말타선언에서 직접적으로 금지하는 행위다. 제대로 단식을 하면 25일까지 못 간다는 그의 말도 과학적 근거가 없다.

이는 또한 유가족들의 단식을 거짓으로 매도하는 파렴치한 발언일 뿐이다. 실제로 마지막 남은 단식자 김영오 님은 체중이 처음보다 15%정도 감소되어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그는 ‘자식을 먼저 보낸 죄로 유민이 옆에 묻히겠다’며 단식을 강행하고 있다. 안홍준 의원이 할 일은 망언을 내뱉는 것이 아니라 농성장에 방문부터 하는 것이다.

우리 의료진은 의사 안홍준에 대해 자신의 망언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안의원과 이야기를 나눈 다른 의사출신 새누리당 국회의원들도 자신들의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참담한 심정으로 안홍준 및 다른 의사출신 국회의원들이 최소한의 양심과 의사로서의 윤리적 의무를 지키기를 요구한다.

2014년 8월 8월
세월호 유가족 의료지원진

편집부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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