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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아 사망, 신촌세브란스병원 의료사고 3종 세트”
환자단체연합회, 로봇수술 과실과 환자안전관리 시스템의 심각한 오류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탤런트 고 박주아 씨의 사망에 대해 신촌세브란스병원 측에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연합회는 12월 29일 성명서를 통해 “신촌세브란스병원은 고 박주아 씨 의료사고의 실체적 진실을 감추려고 하지 말고, 인정할 것을 인정하는 성숙된 모습을 보이고 그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박주아 씨 의료사고는 대한민국 의료현장에서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대표적인 적신호 사건”이라고 분노했다.

이들은 “의료사고 3종 세트라 불리는 이번 사건은 로봇수술에 대한 병원의 과대광고와 의료진의 십이지장 천공 후 응급수술 지연, 항생제가 더 이상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 감염, 중환자실에서 환자의 산소호흡기 튜브가 빠지는 환자안전 관리시스템 심각한 오류로 인해 박주아 씨 사망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지금까지 변명과 회피로 일관하면서, 검찰이 과실을 증명할 수 있으면 증명해 보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 12월 28일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에서 박주아씨 유족과 신촌세브란스병원 담당 의료진과의 대질 심문이 있었다.

이날 대질심문에서도 유족 측의 설명에 따르면 신촌세브란스병원 측은 “박주아씨 사망은 불가피한 상황이었고, 의학적 책임을 다했다”며 과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로봇수술을 한 후 천공이 발생했는데도 2차 응급수술이 늦어진 것에 대해 “박주아 씨의 상태는 응급환자가 아니었고, 개복 수술전에 활력징후 등이 안정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신촌세브란스병원의 주장에 대해 유족 측은 “환자 숨이 뒤로 꼴딱꼴딱 넘어가고, 고통을 참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그럼 도대체 어떤 경우가 응급인가, 십이지장 천공수술 후 환자가 의식조차 깨어나지 않았다”며 “왜 이렇게 병원이 환자를 방치하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최초로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인증까지 받은 병원에서 수술실이 다 차있고 마취과 의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치료에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 수술을 지연해 결국 사망까지 이르게 한 것은 병원의 질이나 시스템이 얼마나 엉망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병원 측의 주장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대질심문에서 쟁점이 된 부분은 십이지장 천공이 발생한 원인에 대한 진실규명이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십이지장에 생긴 천공은 로봇수술 과정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지연성 천공으로 수술 이후에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유족은 “수술과정에서 천공된 것이며, 수술 후부터 바로 밤새도록 강한 통증을 호소해 진통제를 맞았다”고 했다.

또 “새벽에 이루어진 혈액검사에서 수치들이 비정상이었다”며 “심지어 아침에 녹색 담석즙이 나온 것을 간호사 눈으로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치의에게 보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환자안전 관리시스템에 구멍이 난 국내 병원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합회는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어디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는지조차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건을 덮고 숨기기에 급급한 병원의 모습은 환자들에게 실망감을 넘어 분노까지 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래 고인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의무기록 작성에 오류가 있었다’는 등의 말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측의 태도는 너무나 아마추어적”이라며 “신촌세브란스병원의 이러한 행태는 이 병원이 과연 JCI인증을 제대로 받았는지, JCI인증이 환자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국제적 의료기관평가 인증제도인지 의심케 만든다”고 꼬집었다.

연합회는 “다시는 병원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과 함께 시스템을 만들어나가고 감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인수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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