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메디팜플러스 칼럼
[성명]미래부의 생뚱맞은 천연물 소재 육성 정책은 급조된 부실 정책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는 최근 ‘과학기술을 통한 한국 재발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천연물 소재의 가치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천연물 산업발전 플랫폼 구축’ 전략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주요 천연물 산업에 의약품이 포함되면서 천연물신약도 한 분야임을 분명히 했다. 전국의사총연합(이하 본 회)은 최근 천연물신약 등에서 밝혀진 많은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천연물신약의 시장 퇴출을 앞장서고 있는 단체로서 미래부의 이와 같은 전혀 창조적이지 못한 정책에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미래부에서는 이번 천연물 산업 발전 플랫품 구축의 핵심은 과학적으로 규명된 천연물 소재를 확보하자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천연물신약 쪽으로만 포커스가 맞추어지는 것을 애써 경계하는 척하면서도 소재를 확보하면 이를 활용해 식품을 만들 수도 있고 의약품을 만들 수도 있는 것이라며 천연물신약 개발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되었듯이 천연물신약이 약물의 안전성에서 문제가 있음을 지적 받고, 국제적인 신약 표준에도 맞추지 못하는 수모를 당하면서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했던 정부의 천연물신약 정책의 실패가 확인된 상황에서 이러한 정책이 나온 것이라 더욱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천연물을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여 이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는 것은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갑작스러운 천연물 소재 관련 정책은 최근 중국의 투유유 교수가 개똥쑥에서 아르테미시닌을 추출하여 말라리아 치료제로 사용한 업적으로 노벨상을 받자 이에 자극 받은 정부가 급조해서 만들어낸 정책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투유유 교수가 노벨상을 받기 한참 전인 2001년부터 정부는 천연물신약 개발 정책을 시행하여 현재까지 수천억 원에 달하는 혈세를 제약회사에 지원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개발된 천연물신약들은 신약으로 인정받기 위한 기본적인 절차들도 생략되었고, 벤조피렌이나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발암물질도 다량 검출되어 안전성에서도 문제가 지적되었다. 결국 천연물신약은 약 1조원에 가까운 혈세를 지원받았지만 수출은 고작 1억원 수준에 그쳤고, 내수용약으로 전락해 국내 제약사 배 불리기에만 이용되었다. 이러한 정책의 실패를 식약처도 인정하여 최근 ‘한약(생약)제제 허가고시’에서 ‘천연물신약’을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런데 미래부는 지난 14년의 실패를 보면서도 아직도 천연물이라는 실체 없는 환상에 사로 잡혀 있는 형국이다. 지금 미래부가 투자하고 육성해야 할 분야는 실체 없는 환상의 물질 개발이 아니라, 현재도 과학적으로 증명되어 있는 다양한 소재들을 활용하여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지금도 획기적이고 효과적인 신약들로 전세계 제약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약들은 대부분 천연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들어낸 것들이 아니라 기존의 검증된 성분들을 연구하고 개발하여 만들어낸 것들이다.

약학대학을 나온 우수한 인재들이 문전 약국 개원에만 몰리고, 정부의 지원과 고 복제약가 정책으로 수익을 얻은 제약사들이 복제약 판촉에만 돈을 쓰는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1조가 아니라 1000조를 쏟아 부어도 제대로 된 신약이 개발될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의 문제는 의약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삼척동자도 다 아는 상황에서 나온 정부의 생뚱맞은 천연물 소재 육성 정책은 급조된 부실 정책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가 진정 대한민국의 미래를 창조적으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육성하고자 한다면,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각 분야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들을 과감히 개혁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투자와 지원 정책을 관료들 중심이 아닌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정부가 추구하는 신소재 및 신약 개발을 앞당기면서, 창조적이고 밝은 미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에 본 회는 정부가 지난 14년간의 천연물신약 정책의 실패를 본보기 삼아 이제는 더 이상 천연물이라는 실체 없는 환상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면서 현재 추진 예정인 천연물 소재 육성 정책을 즉각 재고 및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제는 혈세만 낭비하는 날림 정책 추진 후에는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을 것임을 명심하고, 정부가 구조적인 개혁을 통해 실효성 있는 신소재 및 신약 개발 정책을 추진할 것을 바라는 바이다.

2015년 11월 02일 올바른 의료제도의 항구적 정착을 염원하는 전국의사총연합

편집부  dailymedipharm@gmail.com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