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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협, 건보재정 파탄 날 땐 협조하자더니 사상 최대 흑자에선 '모르쇠'31일 최종 '2018년 수가협상'하루 앞둔 의료계...깜깜이 수가협상 구시대적 발상

지금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의·약단체간의 2018년 수가협상이 한창이다. 그 결정의 순간이 바로 내일로 다가왔다.

작년 말 기준, 건강보험 재정은 20조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흑자를 보고했다. 건보재정이 이렇게 풍족하다보니 의료기관에서도 흡족한 수가협상을 기대했다.

그러나, 의원유형의 3차 협상이 진행된 지금까지 건보공단은 당장 올해부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으로 당기 적자가 예상된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는 여전히 밴딩폭 공개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전년보다 낮은 폭의 밴딩 결정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곳간에 20조원이라는 재정이 남아도는데 당기 적자만 걱정하다니 건보공단이 의원 경영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이나 해보려고 했는지 묻고 싶다.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우리는 건강보험 재정 파탄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던 적이 있다. 그때 건보재정을 살린 것은 누구인가?

건강보험 재정파탄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2001년 건강보험 재정안정화대책을 시행했다.

이로 인해 진찰료·처방료 통합, 진찰료 차등수가제, 야간가산율 적용시간대 조정, 주사제 처방료·조제료 삭제, 초·재진 산정기준 고시 등 의료기관을 옥죄는 갖가지 정책들이 만들어졌고,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도 그 제도는 살아있어 의료기관을 옭아매고 있다.

의학적 타당성도 없이 재정 절감만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고시인데 10년이 넘게 해당 고시의 폐기를 요청해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렇게 의료기관이 희생하면서 건강보험재정을 살렸는데, 건보재정이 흑자가 되니 언제 그랬냐는 듯 모르쇠로 일관하는 건강보험공단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수가협상이 하루 남았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재정운영위원회는 건강보험 재정을 건강하게 활용할 수 있는 주역이 누구 인지 직시하고, 고사위기의 동네의원을 살리는 길만이 무너진 보건의료체계를 정립하고, 건강보험재정을 안정화하는 최선의 방법임을 인지하기 바란다.

어려울 때 고통을 같이 분담하며 희생했던 의원급 의료기관이 몰락위기에 처해 있는 이때, 적절한 수가 계약으로 합리적인 협상 결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역대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건강보험 재정 내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얼마나 현명한 수가협상을 진행할지 지켜볼 것이다.


2017. 5. 30
대한개원의협의회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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