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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약품, 충북 공장 투어 후 상경길...이동차량 정지 사고
책임자 없어 직원들 '우왕좌왕'...진행사항 '일언반구' 무

지난 4월 8일 제약협회 출입기자들의 한독약품 충북 음성 공장 투어 후 상경길.

공장 측에서 마련한 푸짐한 저녁식사 후 대절버스에 몸을 실은 지 채 30분도 안 돼 경기 이천 고속도 진입로에서 그만 버스가 멈춰 서고 말았다.

시각은 저녁 7시 50분께 였다. 한참 곤한 잠에서 깬 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옆사람만 쳐다보며 웅성 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뿐였다.

멀찌감치 버스 운전기사가 열린 차문과 운전석을 바삐 오가며 시동을 켜보기도 하고 무엇인가 만지작거리며 분주하게 오가는 모습이 내 시선에 고스란히 비쳤다.

잠시 이를 지켜보던 동석한 홍보대행 여직원과 한독 직원도 덩달아 영문도 모르고 우왕좌왕 하며 버스기사 꽁무니만 쫓아다니며 무엇인가 캐묻고 있는 듯이 보였다.

시동이 꺼져버린 것이다.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래도 모두들 그때만큼은 기사만 믿고 금세 고장난 곳이 쉽게 고쳐져 시동이 걸릴줄만 기대반 우려반 했었다.

그러나 그의 바삐 움직이는 모습과는 달리 30여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타 할 진전이 없었고 누구하나 사고와 진행사항에 대해 알려주는 이 없어 내부 분위기는 점점 초조해져 갔다.

처음 희망섞인 기대와 달리 여전히 30분전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다. 그저 몇몇이 짬(?)을 이용해 담배를 피운다거나 화장실을 이용한다며 나간 뒤 출입문 쪽에서 홍보직원을 통해 이러저런 얘기만 오갔다.

기사에게서 들은 것은 '타임벨트가 끊어졌다'며 이를 놓고 서로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때까지도 대부분은 심각한 고장인줄도 모르고 설마 손 본 후 '곧바로 출발할 수 있겠지' 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시계 초침이 1시간여 지난 9시를 향해 가는데도 홍보직원뿐아니라 버스기사도 사고에 대해 '어떻게 조치하고 있는지'에 대해 일언반구 없이 무언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마지못해 큰소리로 “진행사항에 대해 얘기해 달라”고 하자 그때서야 “다른 버스를 불러오고 있다”며 기다린 지 1시간여가 흐른 뒤에야 공식 발표했다.

이렇게 늦었던 이유가 버스대절에 대한 당초 일일 계약건과 다른 버스를 불러올 경우에 대해 오간 금액 차이로 버스기사와 입씨름하느라 그랬다는 얘기도 오갔다.

특히 계약과 관련, 책임을 질 만한 직원이 이 버스에는 동승하지 않아 곧바로 결정권이 없는 상황하에서 하위직급 여직원들로선 우선 상급자와 통화가 급했을 성 싶다.

그러다보니 일방적인 버스기사의 말에만 좌지우지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을 것으로 보인다.

대행업무를 맡고 있는 에이젼시 입장에선 의뢰업체와 당초 결정된 계약금액에 한해 출금을 해야 하는 입장이고 홍보직원도 책임자가 아니어서 차후에 발생할 지 모를 불이익에 대한 개인 신상과도 무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예고없이 터진 사고에 대해 홍보직원들의 대처 능력이 극히 미비했다는 데 있다.

누구나 좋을 때는 다 좋은 법이다. 앞으로 이날 사고보다 더 크고 위험한 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그럴 때 신속하고 깔끔하게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이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평소 정신교육 등 준비된 경우에만 이에 자연스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한독약품 음성공장에 번듯하게 자리한 ‘한독의약박물관’은 정신교육의 산교육장이 아니였던가.

하나의 상징물에 불과한지 되묻고 싶다. 이날 200억을 들여 음성 공장을 리모델링했다는 자랑보다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지 모르는 회사 및 공장, 우리주변 사고에 대해 직원들의 정신교육 및 대처능력 향상 등에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할 것임을 깨닫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김이수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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