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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진료, 소아청소년과에서 받으세요



청소년 생활권내 소아청소년과 선생님과 연속적인 진료 받아야
청소년이 호소하는 증상, 자연경과 과정에서 개인별평가 필수

오는 8월 12일은 ‘청소년의 날’이다. ‘청소년의 날 (international youth day)’은 1999년 제54차 유엔 총회 결의안(Resolution 54/120)을 통해 제정됐다.

건국대병원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이사장 김지홍) 청소년위원회는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청소년의 건강과 성공적인 관계 형성을 위해 우리 사회의 많은 관심을 희망하며 ‘청소년의 날’을 기념하고자 건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소정 교수(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청소년이사)에게 청소년 진료 가이드에 대해 들어봤다.

Q. 청소년이 아플 때, 어느 과를 가야 할까요?
A. 소아청소년과입니다. 현재 우리의 진료 환경은 청소년이 마음 편하게 진료를 받기 어렵습니다. 학회명이 ‘대한소아과학회’에서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로 변경되었습니다. 사회적 인식도 ‘소아과’에서 ‘소아청소년과’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를 위해 병원을 찾는 청소년과 보호자 뿐 아니라 진료 현장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바뀌어야 하고, 청소년 시기에 대한 이해도 높아져야 합니다. 현실에서 청소년들은 ‘소아청소년과’를 찾는 것을 불편해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아기들이 가는 곳 아닌가?’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벽지 색이나, 캐릭터 등 병원 인테리어와 병원 분위기가 유치하다고 생각해 가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개성이 강한 청소년의 특성에 맞춰 진료하기 위해서는 성장 발달에 맞춘 환경이 필요합니다. 눈높이에 딱 맞는 환경을 제공하기에는 현실적이 어려움이 많지만, 청소년 취향에 맞추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Q. 청소년이 성인 진료과가 아닌 ‘소아청소년과’로 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청소년 진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성장과정에서 소아청소년 한 명(개인)을 중심으로 성장 과정과 생활을 파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거주지 인근(지역 내 생활권)의 소아청소년과 선생님과 청소년의 생활을 공유하면서 연속적인 진료를 받으실 것을 권유드립니다. 소아청소년과 선생님은 청소년이 생활에서 만나고 관계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이는 청소년의 생활을 파악하는 과정에 포함되며, 이에 대해 아는 것은 청소년 진료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생활에서 관계하고 있는 사람들 중, 어른들(부모/보호자, 선생님(유아원, 학원, 과외, 학교 포함), 돌봄을 담당하고 있거나 청소년과 관계되는 어른들)도 포함해야 하고 연계를 파악해야 합니다. 주변에서 청소년이 신뢰하고 의지하며 따를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 청소년을 지지하는 어른들의 존재 여부는 아주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영유아 검진을 하면서 교육과 상담을 하던 소아청소년이 입학 후에도 학교생활에서의 어려움이나 학교 검진 결과를 소아청소년과 선생님과 함께 공유하며 청소년의 상태에 대해 상담하고, 설명하며, 이해하는 과정이 연속 진료의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연속적인 진료를 통해 성장과정을 모니터링 할 때는 평가 기준이 있고, 허용 범위가 있습니다. 성별, 연령, 학년, 가족구성원, 부모의 기대 수준, 청소년의 관심사 등등에 따라 진료과정에서 다양한 이슈가 등장하게 됩니다. 이슈와 문제는 다릅니다. 청소년기의 ‘이슈’에 대한 상담은 청소년기의 ‘문제’를 예방하는 지름길입니다.

Q. 청소년 자녀가 진료가 필요하다고 할 때, 부모 입장에서 꾀병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A. 꾀병의 사전 정의는 1)(어린 아이)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일부러 병을 흉내 냄, 2)(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경우에서 사용하는 행동입니다. 누구라도 꾀병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두 가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만약 의도가 없고, 목적하는 바가 없이 아픈 사람 흉내를 내고 있다면 이는 *정신질환 영역에 해당합니다. 꾀병이상증 : [심리]아무런 목적 없이 특정 장애나 지병 상태를 의도적으로 흉내 내는 정신 장애)

어쩌면 꾀병이라는 표현은 청소년을 인정하지 않거나 낮춰보는 의미가 담긴 표현일 수 있습니다. 청소년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습니다. 나이를 먹는 동안 적절한 표현방식을 배우지 못한 경우 해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언어 지연이 있는 유아의 경우, 들어본 경험이 없거나 배우지 못해 늦어진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는 눈높이에 맞춰 표현 언어를 천천히 말해주고 적절히 사용하는지 봐주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불명확한 발음이 있다면 여러 번 들려주고, 말해보도록 하면서 연습하는 과정을 갖도록 하는 것이 치료 과정이며, 주로 부모가 그 역할을 맡습니다.

청소년이 증상을 호소할 때는 어딘가 아픔을 느끼는 것입니다. 신체든 정신이든 통증을 호소하는 것입니다. 몸이 아픈 경우에도, 확실한 병명이 나오지 않으면 꾀병이라고 취급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불편감은 어디에서 온 것인지, 진짜 질병이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찬찬히 살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2형 당뇨병의 경우 당뇨병 전단계이거나 혈당이 일시적으로 높은 경우가 있고, 심지어 저혈당 증상을 초래하는 현상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식사량과 타이밍에 따라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진료 현장에서는 생활 습관 전반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부모조차 이런 대화 시간을 갖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진료 중에도 본인 일정이 촉박해 의료진을 다그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청소년이 부모에게 본심을 꺼내기 어렵습니다. 학교에서도 선생님께 말씀드리면 상담실이나 보건실을 찾으라는 말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결국은 몇 달,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 비로소 돌이키기 어려운 순간이 되어서야 병원 문턱을 넘는 경우가 흔합니다. 불편한 상황을 이기기 위해 자극적인 음식으로 해결하다보니 속이 아픈 경우도 많습니다. 어른들이야 어제 과음해서 그렇다고 넘깁니다. 하지만 반복되면 결국 위장을 비롯해 몸이 버티기 힘들어집니다.

Q.청소년의 영양 불균형과 스트레스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A. 청소년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하면 흔히 게임을 떠올립니다. 게임 중독이 문제라 하고, 청소년 비행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러나 저는 ‘적정 체중’을 먼저 생각합니다. 청소년의 저체중과 과체중(영양 불균형)은 삶을 버티는 과정에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식욕이 증가하거나 식욕을 잃어버린 상황과 ‘밥’이 생활에서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삶의 스트레스를 먹으면서 해소하거나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식욕부진이 발생하는 등의 상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거식증 등의 정신질환은 제외). 저제중과 비만이 함께 나타나는 양극화 현상을 ‘Double burden of malnutrition’이라고 하는데 ‘영양불량’이 사회에 이중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사회 발전과 함께 나타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특히 잘 살게 된 나라에서 저체중(저영양)이 나타나거나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면서 관심이 증가했습니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는 생활 전반을 하나하나 들여다 보고 청소년에게 필요한 돌봄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Q.청소년 자녀가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하는 부모님께 드리는 당부
A.진료현장에서는 생활 환경과 질병 경과 등 ‘본질’을 들여다 보는 진료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또 ‘바빠서 또 올 수 없어요. 지금 이상이 없으면 괜찮은 거겠죠’라는 말을 남기고 진료실을 나가는 분을 붙잡을 수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론은 질병이 아니라는 거잖아요’라는 부모님께 질병 발생을 낮추기 위한 치료적 접근이 가능한 진료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해야 하지만 이 또한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질병에는 ‘자연경과’라는 과정이 있습니다. 자연 경과는 1)질병 진행에 시간의 흐름이 중요하다는 점, 2)몸의 적응 혹은 대응으로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3)질병으로 드러나는 스펙트럼과 같은 ‘과정’입니다. 당뇨병에서 자연 경과는 비만하면, 고인슐린혈증이 발생하고,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당뇨 전단계가 되고, 당뇨병으로 진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질병으로 진단된다는 것은 ‘결과’인 ‘진단기준’을 충족해야 ‘병으로 인정’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방적 치료를 한다는 것은 “위험성”이 있는 사람에서 ‘경과’, 즉 자연경과 중에 조기 개입을 해 악화로의 진행을 멈추거나 늦추는 과정을 말합니다. 따라서 ‘위험성’에 기초해, 의심이 되는 상황이라면 적절한 기간을 두고 모니터링 할 것을 권합니다.

아직 병(당뇨병)은 아니지만 비만과 질병(당뇨병 등 만성질병)전단계 중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 구분하기 위해서는 개인별 평가가 필수적입니다. 비만과 과식과 폭식이 반복되고 인슐린 분비가 증가한 상태가 지속되는 고인슐린혈증이 되면 우리 몸은 ‘이제 그만!’을 외치며 인슐린 저항성에 돌입하게 됩니다. 인슐린 분비가 많이 돼도 에너지 사용이 예전 같지 않아, 몸은 여전히 피로하고 세포는 배고픔을 호소하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외형적으로는 큰 체구이지만 자꾸 처지고 의욕이 줄어들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는 단순 비만 상태 보다는 조금 더 진행된 상황일 확률이 높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검진 체계인 영유아검진이나 학생 검진에서는 ‘비만’소견이 확인된 경우, 부모/보호자에게 개인별 진료를 받도록 안내가 되고 있습니다. 안내를 받았다면 지나치지 말고, 특히 부모나 조부모에 만성 질환 가족력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개인별 진료를 받으시길 당부드립니다.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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