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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학회, CT·MRI 불필요한 검사 증가…방사선 노출 잦은 CT검사로 장기 암발생율 높인다는 보고 있어

저수가 문제로 인한 악순환 반복에 총진료비 증가
영상검사 임상가이드라인 미비

학회, "불필요한 영상검사 줄이기 추진"..."전향적 모니터링 통해 영상검사의 적정성 평가 계획"

현대 의학에서 CT와 MRI 등의 영상의학검사는 중요한 진단 도구지만 급격한 사용증가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전공의들이 사직한 이후 위급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병원에서 모든 영상판독이 교수를 포함한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 이뤄지고 있어서, 영상의학과 의사의 막대한 진료 부담으로 인한 번아웃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대한영상의학회에 따르면 현대 의학에서 영상의학적 검사의 중요도가 매우 높아지고 있고, 많은 영상의학장비의 보급으로 인한 접근성의 증가로 인해 영상검사가 증가되고 있다. 또한, 영상의학 영역에서도 건강보험의 행위별 원가보전율이 낮은 저수가 문제가 크다는 우려다.

1989년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가 정착된 이후 CT·MRI 등의 특수영상검사는 처음에는 비급여검사여서 어느 정도 적절한 수가를 유지할 수 있었으나, 이후 급여에 포함되면서 지속적인 수가 인하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 고가장비의 가격과 인건비는 더욱 상승하고 있어, 이를 보전하기 위해 검사 수가 더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총진료비는 증가하고 있다.

방어의료 일환으로 영상검사 사용
현재 의료분쟁 등의 여러 법적 문제에서, 적절한 영상검사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의료진의 과실로 판정하는 경우가 많아,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방지하고, 법적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방어의료의 일환으로도 영상검사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학회는 그럼에도 증상별, 질환별 영상검사에 대한 적절한 임상가이드라인이 없거나, 있어도 강제성이 부족하거나 임상현장에서의 구체성이 떨어져 적용하기 어려워 검사가 남발되는 경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불필요한 검사 증가 대표적 문제
의료비용 상승불필요한 검사 증가로 전체적인 의료비용을 상승시키는 것은 물론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불필요한 영상검사란 임상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태에서 시행되는 검사로, 오용이나 과용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또한 한국에서는 기관을 옮길 때 마다 다시 시행되는 중복검사의 경우도 상당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왼쪽부터)정우경 품질관리이사, 최준일 정책연구이사, 이인숙 고시이사, 우옥희 기획이사, 김영진 재무이사, 도경현 기록관리이사, 용환석 학술이사, 정승은 회장, 황성일 총무이사, 이정민 상임이사, 정준용 홍보이사, 강준원 표준화이사, 이충욱 보험이사, 김진웅 정보이사, 이준우 윤리이사

CT·MRI 등의 검사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고비용 장비를 설치해야 하고, 조영제라는 고가의 약물을 사용해야 하며, 촬영을 위한 전문 방사선사 인력과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판독을 위한 영상의학과 의사의 노력이 필요한 매우 고가의 검사이다. 학회는 이로 인한 의료비용 상승은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고, 국민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CT의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환자에게 방사선 노출을 초래한다. 비록 진단적 영역에서의 CT를 위한 1회의 방사선 노출은 년간 허용 방사선 기준치 보다 조금 높은 비교적 저선량이지만, 잦은 CT검사는 장기적으로 암발생율을 높인다는 보고도 있고 특히 어린이는 방사선에 더 취약하므로 방사선 저감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게 학회 측 설명이다.

검사 남발…꼭 필요한 환자 진료 지연 등 초래
현재 여러 대형병원에서는 증가된 검사로 검사지연이 상당한데, 검사의 남발은 의료 자원의 효율성을 저해하며, 검사가 꼭 필요한 타 환자의 진료 지연이나 기회 박탈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불필요한 검사는 과잉 진단과 위양성률을 높일 수 있고, 이에 따른 과도한 조직검사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임상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이상 소견을 발견하게 하여 부적절한 치료나 환자의 불안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영상의학회 황성일(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총무이사는 “학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나 건강보험공단 등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용실태 등의 연구를 통한 영상검사의 현황을 파악하고, 전향적 모니터링을 통해 영상검사의 적정성을 평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상의학회 정승은(은평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회장은 “의학한림원에서 시행하는 ‘현명한 선택’ 등의 캠페인에도 적극 참여하여, 불필요한 영상검사를 줄이기 위한 대중 홍보 및 의료진 대상 적정 가이드라인의 제정 및 교육강화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인선 기자  dailymedipharm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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