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인터뷰
황대용 신임 병원장,"병원장은 브로커다(?)...환자를 애인처럼"강조

"이젠 '환자를 가족처럼' 아닌 '애인처럼' 돌보는 훈련에 나설 것"
'병원에 의사가 없다'는 환자 불만 해소 위해 소통 강화도
환자 이해 못하는 언어 소통에 고민도....진료과,일련변호화 세팅 끝나
건국대병원 황대용 28대 신임 병원장, 9일 취임 기자간담회 "홍보맨 자처"


"초심으로 돌아가 큰 브로커(?)로서 환자를 애인처럼 돌보는 병원으로 만들어 보자는 게 목표다."

대장암 명의로 알려진 황대용 28대 건국병원장의 취임 일성이다.

황대용 병원장은 9일 건국대병원 회의실에서 가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9월1일 발령받고 이미 2개월이 지났지만 정신없이 업무파악하느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아직 파악중에 있다"고 소감을 밝히고 "초심으로 돌아가서 환자를 잘보는 병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요 며칠전에 대장항문 분야 연수강좌가 있었는데 거기서 센터 설립할때 어떻게 고민하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해 밝혔지만 그 때 밝힌 내용이 원장으로서 추구해야 할 목표들을 다 풀어 놨었던 것 같다"며 겸연쩍어 했다.

결국 같은 맥락에서 병원에서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고 또 바라는 게 뭔가를 카페를 통해 질의 응답해보니 큰 불만이 딱 하나로 요약됐다는 것이다.

"병원에 가니 의사가 없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이해가 결코 쉽지 않았다"는 황 병원장은 "딱 한마디로 요약된 것인데, 의사가 없다는 것은 결국 환자들과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소통을 강화하는게 중요하겠꾸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두번째는 의사들만의 언어, 즉 그들만의 리그라는 문제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즉 환자와 질환에 대해 장시간 얘기했지만 환자가 이해를 못한다면 문제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는 "무심코 의사들간 얘기를 환자에게 써 왔다는 것인데, 환자는 전혀 알아듣지 못했고 그들만의 언어를 써 왔다는 것"이라며 "결국 어느 나라든지간에 의학용어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환자를 통해 알았다. 심지어는 진료과의 개념도 의사와 환자간 차를 보였다. 어떤 환자는 내과라면 수술하는 과로 잘못 파악하고 있었다"면서 "진료과 의료진들의 편의를 위해 만든 것뿐이란 교훈을 얻었다"고 그간의 경험담을 언급했다.

그래서 "작년에도 진료과를 없애버리고 그냥 '1번, 2번으로 가라'는 단순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다"며 "우리만의 언어 소통이라는게 환자들에게는 굉장히 부담이 크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음"을 털어놨다.

결국 환자의 입장에서 "(병원에) 의사가 없다는 것과 환자가 우리들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하다는 것이 큰 이슈"라고 지적했다.

황 병원장은 "어떻게 언어를 쓸수 있겠느냔데. 칼럼을 써보면 알수 있다.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이해가 가느냐고 물어보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거의 9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를 고쳐야 겠다는 생각에서 소통이 중요하고 환자를 잘 돌본다는 것은 그런 것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돼야 한다. 환자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1일 건국대병원장으로 취임한 황대용 병원장이 취임 가자회견에서 병원장의 역할론과 환자 중심 병원 문화 형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환자를 가족처럼 돌본다'는 것은 여러 병원들이 슬로건으로 많이 들 내놓고 있는 목표인데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 보면 최악의 멘트'라는 그는 "'환자를 애인처럼 돌보면 된다'는 말이 맞다"며 "애인같이 보면 절대 소홀히 여기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게 병원 직원들을 훈련해 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황 병원장은 "명절때 여러 식구들이 의사인 저에게 몰려든다. 대장암 전공이라고 설득해도 의사라면 모두 다 할것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 환자들도 똑같다. 의사들은 다할 것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의학 진료과가 세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인들이 알 필요는 없지만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에 고민하고 대장암센터를 운용하면서 브로커가 되자. 다리를 놓자, 중개를 해드리겠다는 역할을 해 왔다"면서 "병원장은 더 큰 브로커다. 중개자를 해야 하는 역할이 주어졌다"고 역할론을 언급했다.

▶"병원장들, 취임 일성으로 '환자를 위해서'라 강조하지만 구호에만 그쳐"
"대장암센터장에서 규모가 커진 커미션 없는 브로커가 됐다"는 그는 "해결이 안되면 제가 직접 중개에 나서 이를 확대시켜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환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않을까 한다"며 "이를 도와주는 의료진이 있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다학제 협진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지금까지 병원장들이 취임 일성으로 '환자를 위해서'라 강조하지만 '과연 누구인지' 구호에만 그쳐 왔었던게 사실이다.

한 환우단체 대표가 "병원이 환자를 위한다고요. 그렇지 않던데." 그걸 바꿔보는게 어떻겠느냐고 했었다. 그런 얘기를 듣고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맞다. 그래서 외래 증축을 시작했다. 전임원장의 프로젝트였다. 환자가 진짜 병원에 와서 대우를 받고 환자를 위한 공간이 여기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수 있는 그런 설계를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이다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다만 모든 것이 환자 위주로 편리하고 불편함을 없애려는 쪽으로..."

황 병원장은 "요석으로 병원에 입원해보니 알겠더라. 경험상 불편함을 파악했고 바꿔보려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전임원장이 만든 병원 구호가 '비욘드 더 베스트' 다. 전 집행부가 추진하려던 구호였으면 그 다음은 뭘까 고민했다. 그래서 베스트만 갖고 안되겠다해서 '더 그레이트'란 단어를 삽입시켜 경각심을 가져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더 그레이트'란 단어를 쓴 경우는 광개토대왕과 세종대왕 두 분만 '더 그레이트'를 붙여준다는 데 영토확장과 한글 등 문화 융성 공로라는 것이다.

규모와 문화, 즉 병실의 증설도 규모지만 하드웨어 적인 규모와 외국인 환자 진료 등 덩치를 키워보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히 "새병원을 짓고 10년이 됐고 새병원이란 브랜드 즉 프레미엄이 사라지고 있다. 앞만 보고 오다보니 타성에 젓었다"고 꼬집고 "환자를 보는 것, 병원을 회복해서 만드는 것,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한 명의 환자라도 더 보자는 개념을 도입했다"며 "(제가) 서울아산병원 당시 의료진들의 패기들이 넘쳤고 베스트 병원이란 꿈을 이뤄가는 것을 봤고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게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라면서 "실제 논문도 매년 25% 증가하고 있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환자를 보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어서 관련 문화를 바꿔가려 한다"고 자신했다.

이어 "지역사회 광진구, 중랑구, 성동구, 동대문구 등 지역구 사랑을 받아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수 있고 병원내 직원들 모두가 자부심을 느껴야 그런 가치가 형성될 것으로 보여진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주어지는게 숙제"임을 강조하고 "외국인 환자수가 증가했지만 만족도가 떨어질수 있어 외래 방문시 시간을 할애할때 인센티브제를 주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외적으로는 "중동 쪽은 투자 문제 미해결로 홀딩 상황"임을 염려하고 "병원장은 홍보맨이어야 한다. 우리 병원의 장점을 널리 알려 드리고 홍보해서 환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병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당찬 포부도 밝혔다.

한정렬  dailymedipharm@gmail.com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