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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지정병원 자체진단율, 국공립병원 자체진단율보다 6배 이상 높아

민간지정병원 신규입원 4명 중 1명, 아직도 자체진단으로 입원
법 시행후 추가진단 업무 수행할 국립정신건강센터 전문의 채용, 16명 중 6명만 완료

비자의입원 ‘타 정신의료기관 소속 전문의 추가진단’ 필수요건
인력부족 감안 ‘동일의료기관 내 자체진단’예외·한시적 허용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5개월,여전히 지켜지지 않는 추가진단
정춘숙 의원 “빈번한 자체진단 줄이기 위해 복지부 발 벗고 나서야”

▲더민주당 정춘숙 의원

개정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의 시행에 따라 한시적으로 허용되었던, 비자의입원에 대한 ‘같은 의료기관 내에서의 추가진단(이하 자체진단)’이 민간지정병원에서 여전히 높은 비율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 문제의 결정적인 해결책이 될 국립정신건강센터 내 추가진단전문의 채용은 아직도 절반도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비자의입원 요건을 강화한 내용의 정신건강복지법이 개정된 지 5개월을 맞이했다.

보호자와 전문의 1인의 동의만으로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비자의입원을 허용했던 과거와 달리, 개정 정신건강복지법은 비자의입원 시 전문의 1인의 진단과 함께 다른 정신의료기관 소속의 전문의 진단이 추가로 이루어져야만 2주 이상 입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 초기, 추가진단을 할 다른 병원 소속 전문의 인력이 부족할 것을 감안해 보건복지부는 한시적으로 올해 말까지만 자체진단을 허용했다.

한시적일지라도 이러한 예외지침을 두는 것은 개정법의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반발의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해당 지침대로 추가진단제도가 운영되었고, 개정법 시행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자체진단은 민간지정병원들을 중심으로 높은 비율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 민간지정병원에서 이루어진 신규입원에 대한 추가진단 1901건 중 무려 25.1%에 달하는 477건이 자체진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지정병원에 신규로 입원한 환자 4명 중 1명은 자체진단에 의해 비자의입원을 한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민간지정병원에서 내려진 입원연장에 대한 추가진단 역시 1899건 중 12.5%에 해당하는 238건이 자체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7월부터 9월까지 민간지정병원에서 이루어진 전체 추가진단건수 대비 자체진단건수 비율은 국공립병원에 비하여 5~6배 이상의 수치를 보여, 민간지정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자체진단 건수 조절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애초에 개정법 시행과 함께 계획되었던 대로, 각 지역으로 파견되어 추가 진단을 수행할 국립정신건강센터 소속 추가진단전문의 확충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는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태이다.

추가진단제도 시행을 준비하던 올 해 초, 보건복지부는 국립정신건강센터에 16명의 추가진단전문의를 채용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정춘숙 의원실에서 국립정신건강센터에 현재 추가진단전문의 채용에 대한 상황을 문의한 결과, 채용인원 16명 중 고작 6명(기술서기관 1명, 전문임기제 가급 4명)만 채용이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8월에 있었던 추가 채용 공고에는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아 채용이 무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지원자조차 없는 상황에서 시행기관인 국립정신건강센터 역시 향후의 추가적인 채용계획에 대해서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추가 채용계획에 대해 시행기관인 국립정신건강센터에 일임한 상태라는 답변뿐이었다.
이에 정춘숙 의원은 “비자의입원에 대한 추가진단 제도는 정신질환자 인권보호라는 관점에서 개정 정신건강복지법의 가장 핵심적인 변화로 꼽히면서도, 제도 시행 시점부터 꾸준히 졸속행정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부분이다. 5개월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제도 보완을 위해 누구보다도 보건복지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 쏟았어야 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자체진단이라는 예외지침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매우 참담한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더 적극적으로 국립정신건강센터 소속의 추가진단전문의 채용에 나서야 할 텐데, 시행기관인 국립정신건강센터에 채용에 대한 모든 절차를 맡기고 정작 보건복지부는 손을 놓고 있는 지금 상황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법 개정 취지에 맞는 추가진단 제도의 올바른 시행과 정신질환자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보건복지부는 주무부처로서 그 의무를 다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인선 기자  eipod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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