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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환자, 뇌출혈 등 사망 급증 “위기에 처했다” 분개
한마음회, '10개 지정병원 유명무실..진료 기피-포기' 토로
복지부,‘사망자-사망원인 파악 못해’...‘대학병원 혈우치료센터, 장기 검토사안’


“지난해 50대 혈우병 환자 이모씨는 외출을 하다가 갑작스럽게 뇌출혈로 쓰러졌다. 당장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의식이 없었고 머리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 병원은 혈우병 치료제가 구비되지 않았으며, 혈우병 진료 경험이 있는 의료진은 없었고, 적극적인 치료보다 오히려 혈우병 환자를 기피했다. 그래서 뇌출혈이 발생한 응급상황에서도 이모씨는 혈우병 치료제가 구비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여러 병원들을 찾아 전전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애통하게 사망했다.”

혈우병 환우부모 모임인 한마음회(회장 이경자)는 지난 16일 이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국내 혈우병 환자들은 응급진료 및 입원 등이 가능한 병원이 없어 수술이 필요한 응급상황에서 혈우병 치료제가 구비된 병원을 찾아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애통하게 사망하는 경우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전국에 10여개 혈우병 지정 병원이 있으나 유명무실됐고 주요 대학병원이 정부의 지원이 없어 치료제 구입에 어려움에 처하고 보험 삭감 등의 이유로 혈우병 환자 진료를 기피하거나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음회는 “이로인해 다수의 환자들은 치료제가 구비되어 있는 한국혈우재단 부속의원(원장: 유기영)을 찾을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한국혈우재단 부속의원은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수술, 입원 등 응급진료가 불가능하며 혈우병 환자 치료의 모든 분야에 전문적인 치료를 할 수는 없다”고 열악한 현실을 꼬집었다.

이에 대해 모 대학병원 혈우병 전문의는 “국내의 혈우병 치료는 세계에서도 드물게 제한된 외래 진료만 행해지는 ‘한국혈우재단 부속의원’에서 주로 환자들을 치료 하고 있으며, 환자들은 종합병원과의 연결이 안돼 응급 출혈 등 환자들이 생명의 위기에 처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발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혈우재단은 적자 운영하고 있는 재단의원에 대한 재정지원 보다는 그 재원을 포괄적 진료와 응급진료가 가능한 혈우병 지정 대학병원으로 지원을 돌려 혈우병 환자들이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게 기부금 사용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혈우병 환자들이 보다 편리하고 쉽게 대학병원에서 포괄적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마음회는 아울러 “정부는 혈우병 환자의 응급진료와 포괄적 치료가 가능한 지역 거점 대학병원에 ‘혈우병 치료 센터’를 설립, 혈우병 환자의 응급상황을 조기에 관리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한 선진화된 혈우병 치료 시스템을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복지부는 이에 대해 ‘혈우병 환자 사망자와 사망원인 조차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행태를 비판하고 지역별 주요 대학병원에 ‘혈우병치료센터’ 설립에 관해서는 “현재 국가에서 정부 예산소요액 등을 고려하여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혈우병 환자와 부모들은 “한국혈우재단 부속의원이 N사가 판매하는 제품만을 사용하게 강요하는데 이는 사실상 연간 30억원 이라는 기부금을 제공하는 N사의 ‘편의 봐주기’”라고 주장하며 검찰에 N사와 한국혈우재단을 공정거래법상 부당고객유인행위 또는 약사법상 리베이트 제공 행위로 고발한 바 있다.

한정렬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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