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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신용카드 발급 제한...복지부만 조장(?)
최동익 의원, "아이사랑카드, 보육사업의 필요악인지" 질타

가계부채 1000조, 신용카드 개인발급량 1억1천만장, 신용카드 돌려 막기, 이로 인한 가계 빚 증가 등 신용카드 부작용으로 인해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2012년 하반기 가계신용위험지수는 38포인트로 2003년 카드대란(44포인트) 이래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정부는 ‘제2의 카드대란’을 막기 위한 작업으로 2011년 6월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 12월 '신용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 2012년 4월 '신용카드발급기준합리화', 10월 '신용카드 발급·이용한도 모범규준'등 각종 대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이같은 정부 발표의 골자는 가계부채 증가를 방지하고, 가계부채의 불씨가 될 수 있는 신용카드 중심의 소비행태를 개선하고자 신용카드 발급기준 강화 등을 통해 신용카드 시장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노력과 무관하게 복지부는 보육사업 등의 일환으로 금융기관과 함께 각종 신용카드를 문제의식 없이 마구 발행하고 있었다고 최동익 민주당의원이 지적했다.

▶복지부는 다른 정부(?)...아이사랑카드 119만장
요즘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가 있는 집이면, ‘아이사랑카드’ 한 장씩은 꼭 가지고 있다. ‘아이사랑카드’는 정부에서 지원받는 보육료를 부모가 직접 결제하도록 하기 위해 복지부가 금융기관과 함께 발행하는 금융카드다. 최동익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 초 바로 이 ‘아이사랑카드’ 덕분에 때 아닌 카드대란(?)이 발생했다. 복지부가 기존에 신한은행을 통해 단독으로 발행했던 1기 ‘아이사랑카드’를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3곳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기존에 신한은행 ‘아이사랑카드’를 쓰던 부모들도 새롭게 지정된 3사 중 한 금융기관의 ‘아이사랑카드’를 다시 발급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발급된 ‘아이사랑카드’가 2009년 이후 총 186만장에 이른다. 매년 평균 약 46만장, 2012년 7월까지 발급된 카드만 약 59만장이나 된다.

‘아이사랑카드’는 신용카드, 체크카드, 전용카드의 세 가지 형식으로 발급받을 수 있으나, 복지부는 신용등급이 낮아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용카드 발급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이사랑카드’ 전체 186만장 중 신용카드는 119만장(64%), 체크카드 66만장(35.7%), 전용카드 5900장(0.3%)으로 신용카드의 발급비율이 월등히 높은 상황이다.

▶금융기관은 가만히 앉아서 대규모 고객 확보
최 의원은 "복지부는 금융기관을 3사로 확대해 부모의 선택권이 강화됐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불필요하게 많은 신용카드 발급으로 인해 가계부채 증가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부모들이 새로운 카드를 발급받는다 해도, 이전에 사용했던 신한은행 ‘아이사랑카드’는 여전히 금융카드로 사용이 가능하다. 일반 금융결제뿐만 아니라 카드론까지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2010년 한해 ‘아이사랑카드’로 보육료 지급 외 다른 용도로 결제한 내역은 총 1조1천억원에 달했고, 이들이 사용한 카드론은 5951건으로 186억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5년이 되면 복지부는 새로운 금융기관과 다시 계약을 하게 되고, 부모들은 또 다른 ‘아이사랑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아이사랑카드 종류별 발급현황(단위 : 장)

 

2009

2010

2011

2012.7

전체

신용카드

573,825

167,992

171,268

280,142

1,193,227

(64.0%)

체크카드

263,618

47,549

51,227

303,445

665,839

(35.7%)

전용카드

307

14

182

5,451

5,954

(0.3%)

합계

837,750

215,555

222,677

589,038

1,865,020

(100%)


* 카드발급처 : 1기 아이사랑카드 사업(2009-2011) : 신한카드

2기 아이사랑카드 사업(2012-2014) : KB국민카드, 우리은행, 하나SK카드

* 자료: 보건복지부 제출자료. [최동익의원실 재구성]

부모들은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지갑 속 신용카드는 계속 늘어나게 되고, 금융기관은 끊임없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기관은 별다른 노력 없이 대규모 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금융기관 3사는 ‘보육료 매월 1만원 할인’, ‘철도승차권 5% 할인’ 등 각종 혜택을 내놓으며 고객 유치에 혈안이 되었고, 결국 부모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질 좋은 어린이집’이 아니라 ‘혜택 많은 카드사’로 변질됐다고 최의원은 우려했다.

▶2012년 7월 현재, 복지부 발행 신용카드 2백만장
복지부에는 ‘아이사랑카드’ 외에 건강보험재정으로 운영되는 ‘고운맘카드’도 있다. ‘고운맘카드’의 경우 2008년 12월부터 발급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약 190만장의 카드가 발급되었고 이 중 신용카드는 73만장으로 나타났다.

이뿐 아니라 복지부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은 연금수급자를 위한 ‘국민연금증’ 카드발행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2011년 2월부터 2년간 실시하는 시범사업으로 올 7월까지 총 15만8039명이 카드를 발급받았고, 이 중 55%인 8만6464명이 신용카드로 발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아이사랑카드’까지 포함하여 무려 2백만장의 신용카드를 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카드에 보육바우처 기능 탑재하는 등 대책 마련해야
최 의원은 "정부가 2012년 하반기 경제정책으로 신용카드 남용에 따른 가계부채 문제, 가맹점 수수료 부담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직불형 카드 사용을 촉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며 "이 와중에 복지부가 앞장서서 금융기관의 고정적인 고객을 유치해주며 가계 부채를 조장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아이사랑카드는 정녕 보육사업의 필요악인지 따져물었다.

최 의원은 “보육사업에 있어 아이사랑카드가 정책 체감도를 높여주는 등의 장점이 있지만, 복지부가 매년 금융기관의 우수고객을 고정적으로 유치해주는 것이 바람직한지 장기적인 맥락에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보육바우처로 발급받은 카드가 향후 가계 부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아이사랑카드 발급시 체크카드 발급을 권장하고, 신규 보육바우처 대상자의 경우에도 3사 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 기존 카드에 보육바우처 기능을 탑재하는 전환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정렬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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