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인터뷰
장준호 "희귀질환 한랭응집소병 비급여 약값 1년에 3억 환자 부담"..."패스트 트렉에 태워야"

"혈액이 깨지는 질환 한랭응집소병, 한 여름에 털 장갑에 털 양말 신고 지내"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장준호 교수

"희귀질환 한랭응집소병은 별다른 치료제가 없다. 다만 비급여 약값이 1년에 3억이 돼 환자 부담이 가는 질환이며 추후 패스트 트렉에 태워진다면 100명 안팎의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장준호 교수는 8일 사노피 아벤티스 주최로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서 열린 '한랭응집소병(CAD)의 이해'에 대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장 교수는 "피가 빨간색인 이유가 적혈구 때문이다. 우리가 숨을 쉴 수 있게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게 적혈구다. 그래서 적혈구가 모자라는 질환이 빈혈이다. 적혈구가 모자라는 원인은 97%가 여성한테 철분이 부족해서 못 만들어내는 건데, 자가 항체가 갖다 붙고 다른 면역 세포들이 와서 얘를 싹 잡아다가 없애버린다. 그레서 혈액성분이 깨지는데, 이렇게 해서 자가 면역성 용혈성 빈혈이 생기는 것"이라며 "굉장히 드문 희귀질환이다. 1년에 제가 한 10명도 볼까 말까하는 질환"이라고 전했다.

그런데 자가 면역성 용혈성 빈혈 중 항체의 종류가 음한 자가항체가 있고 한랭 자가항체라는 게 있는데 이 주인공은 정상 체온 미만에서 막 활동을 시작해 환자들이 겨울이 되거나 아니면 추울 때 노출이 되거나 심지어 심한 사람들은 냉장고 문을 열거나 에어컨을 쐬거나 해도 혈액이 깨진단다.

장 교수는 "이 환자는 한 여름에도 털 장갑에 털 양말 신고 지내며 상당히 힘들어한다. 한랭응집소병은 혈액이 깨지는 병인데 전체 자가면역성 질환 중의 15%밖에 안 된다. 드문 질환이어서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는 반면 폐암은 환자가 많아 치료제에 보험이 적용되고 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다만 보험 적용 과정에서 상당히 좀 정치적인 입김이 들어가는 바람에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많았다는 점을 짚고 넘어갔다.

그럼에도 "한량응집소병 환자들이 몇 명이나 있고 질환을 저혀 모르니 환자들이 그냥 고통만 받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은 1년에 10명을 볼까 말까 하니 평생 한 번도 진료를 못 본 의사들이 수두륵하다. 정말로 소외된 환자들"이라며 "우리나라 전체 환자는 100명 정도며 극심한 피로, 호흡곤란, 황달, 용혈, 빈혈, 망상적혈구 증가, 혈색소뇨증 등 증상을 겪는다"고 말했다.

다만 악성 종양도 아니고 원인은 아직 모른다. 현재 치료를 위한 수혈이 유일한 방법이다. 수혈을 반복해서 받아야 한다. 최근 관련 학회에서 조사를 해 보니 환자수는 100명 안팎이었으며 외부에서는 관련 데이터는 아예 없다는 게 현실이다.

장 교수는 "한랭응집소병 환자들의 극심한 피로감 점수로 따져봤더니 32.5점으로 굉장히 나쁘다고 나왔다. 이에 비해 RA(불용성빈혈)/암, 빈혈은 29.39, PNH(발작성야간혈색뇨) 24~36로 비교된다"며 이 때문에 직장생활이 어렵고 우울 및 좌절감 등 경제적 측면과 심리적 측면에서 부담을 가진다. 삶의 질이 떨어지고 암보다도 예우가 더 안 좋다며 5년 내에 40%가 사망을 한단다.

그래서 '어떻게든 이 환자들을 도우는 긍정적 방향이 있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현재 치료 방법이 없다. 하지만 이제 개발된 약이 있긴 하다. 하지만 한랭응집소병 질병 코드 자체가 아예 없기 때문에 패스트트랙에 진입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대체 우리나라에 몇 명이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 조사 자료가 아예 없기 때문이다."

사망원인을 살펴보니 심한 혈전증으로 뇌경색이 오거나 또는 심장마비가 오거나 아니면 중요한 혈관들이 막히는 경우가 20~30%였다. 1999년부터 2013년까지 환자 72명과 720명의 비교군을 시험했더니 환자 10명 중 4명이 사망하고 5년내 사망하는데, 보통 암의 사망률이 이 정도였다는게 장교수의 설명이다.

그리고 "앞으로 치료제도 개발이 돼서 나올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패스트트랙에 태워가지고 뭔가를 해야 된다. 우리나라는 그 정도 능력은 있다고 생각이 된다"며 "현재는 국가 지원을 전혀 못 받고 있다. 하지만 치료제가 있는 만큼 트랙에 태우고 컨트롤 타워가 생기고 다음에 국가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말문을 닫았다.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정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