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정책/법률
"10종 약 먹는 환자 179만 명, 20종 먹는 환자 3만 명 이대로 두면 되나요"

정기석 공단 이사장, 의료계 과잉진료 차단 총력전...필수의료 강화
"비침습적인 행위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된다"

15일 종로 인근 음식점서 전문지기자단 브리핑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10종 이상의 약을 매일 먹는 환자가 179만 명입니다. 그리고 20종 이상의 약을 매일 먹는 사람이 3만 명이 되는데 이를 그대로 내버려 두면 되겠습니까?"

표리부동을 가장 싫어한다는 정기석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국가 재정 건전성의 실천의 일환으로 의료계의 형식적 건강검진 등 과잉진료 차단에 칼을 빼들었다.

반면 필수의료는 강화한다는 의견이다.

정기석 이사장은 15일 종로 인근 음식점에서 가진 전문지기자단과의 취임 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과잉 진료 사전 예방으로 제일 좋은 것은 진료를 하는 의료진이 과잉진료를 안하겠다고 결심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자를 볼 때 이렇게 하는 좋겠다'라고 스스로 달려가는 방향이 되지 않겠느냐"며 "의료진 자체가 현명한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고객 또는 환자가 같이 따라갈 수 있도록 그렇게 하겠다"는 점을 거듭 전했다.

정 이사장은 "좀 더 그 내용을 살펴보면 스스로 의료진 자체가 현명한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고객 또 환자, 심지어 건강한 사람도 같이 따라갈 수 있게 하겠다"며 "그렇기 때문에 건강 검진 주체가 어디까지 해야 될 것이냐 하는 그런 그림도 다시 한 번 더 살펴 볼 수 있게 주문을 해놨다"고 말했다.

또 "혹시라도 조금 과도한 사업이 없는지 살펴보고 특히 지출하는 부분이 있지 않는냐며 부당한 지출이 있을 수가 있다. 배상 청구에 대한 부분 등을 잘 살펴서 살림살이를 알뜰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구체적 방향으로는 "예를 들면 배가 아파 갔는데 췌장암이 의심되니까 CT를 찍어보라 하면 이건 안 된다는 거다. 또 일정한 검사를 계속 반복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정 이사장은 "예전에는 의사들이 환자들한테 불필요한 검사는 해선 안 된다는 철학이 있었다"며 "지금도 가급적이면 '비침습적인 행위를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된다'라는 철학이 지금 와서는 많이 희석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이사장은 물론 "거기에 대해서 반론도 있을 수도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렇지만 "염증 지표도 마찬가지다. 치료제가 없는데 꼭 필요한 사람은 해야되지 않겠느냐"며 "소위 루틴이라고 부르는 검진법은 지양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쉽지 않을 걸 알고 있다. 그렇지만 한 걸음 한 걸음씩 떼면서 옳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그 모든 비용이 국민의 보험료에서 나가는 거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재정 건전성의 추진 방향을 전했다.

정 이사장은 "가장 좋은 것은 국민들이 먼저 '이렇게 검사 많이 해도 돼요'라고 한 번만 물어주면 된다. 또 '이 수술이 진짜 필요해요'라고 한 번만 물어주면 바로 잡아 갈 것 같다"며 "적정 진료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발표된 건 없다. 제가 지금 계속 이렇게 외치고 있으니 언젠가는 협의체가 혹은 관련 단체가 마련할 것"이라고 긍정적 입장을 전했다.

이어 "적정 진료와 질환에 대한 가이드라인 또한 권고가 내려간 상태다. 현장에서 저조차도 제가 똑같은 환자를 보면서 과거에 했던 것보다는 조금 더 많은 진료를 하지 않나 그런 걱정을 할 때가 있었다"며 "재미있는 것은 경험이 없을수록 검사에 의존하게 되고 경험이 많은 의사는 검사를 안 해도 딱 보면 안다"고 현 의료진의 무능력을 지적했다.

다만 "문제는 우리나라는 1년 차 의사나 30년 차 의사나 비용이 똑같다. 이런 나라가 없다"고 안타까워하고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하면 안 된다. 그래서 거듭 강조한다"고 수가 정책의 문제점도 드러냈다.

정 시장은 약제와 관련 "하루에 20종 이상의 약을 먹기 시작하면 1년에 몸 안으로 들어가는 화학물질의 양이 어마어마하고 타 건기식까지 합치면 문제가 될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약제 부분도 반드시 일단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재정건정성의 중요 지점을 꼬집었다.

이를 위해 "어떻게 풀어가야 될지 만성질환 관리실에서 하나 둘씩 작업 하고 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그리고 "의사로서 가급적 오리지널을 쓰고 싶다. 왜냐하면 오리지널은 굉장히 많은 연구가 돼서 나온 것이고 제네릭 약들은 그런 연구 없이 오는 약제 때문"이라며 "다만 비싼 약인 경우 1년 써보고 약 효과가 못 미치면 또 제약사에서 50% 돌려받는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이 약값이 비싸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고 인정했다.

정 이사장은 형식적 검진에 대해 "좀 형식적인 검진도 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비효율적인 부분이 분명 있다"며 "예를 들어 콜레스테롤 검사를 4년에 하는 거도 지금 2년마다 하라고 언론에서 떠들고 있는데 그 부분도 과연 근거가 있는지 살펴봐야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정 이사장은 필수의료와 관련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특히 소아 청소년, 산부인과, 일반 외과적 분야가 상당히 침체됐고 이것은 한두 해의 일이 아니다. 사실 10년, 20년 전부터 외과 쪽 인력들이 들어오지 않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예전에는 사실은 별로 없었던 과목이 인기가 달라지면서 전체적인 방향은 워라벨로 바뀌었다"며 "의료계도 의사들이 전문의를 안 따는 사람들도 많고 전문의를 따고 나와도 풀타임 작업을 하지 않는다"고 의료계 실상을 털어놨다.

정 이사장은 "그 와중에 에스테틱 분야 쪽으로 엄청나게 많은 의사가 이동 해서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해야 되겠느냐, 근본적으로 수가 구조부분들에 대해서 다시 볼 수밖에 없다"고 필수 의료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다만 "필수의료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수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그럼 뭘 가지고 조정을 하느냔데 기본은 의료 원가 분석라는 게 있다. 그래서 원가 분석을 통해 정당한 보상을 하고 또 과하게 지출되고 있는 부분들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표리부동을 제일 싫어한다"는 정 이사장은 "공개석상에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이유는 공단도 듣고 의료계도 듣고 또 다른 공동체도 들으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그래야 공공정책의 수가라는 것이 하나씩 둘씩 구체적인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한다"며 "그 바탕은 원가 분석이지만 관련 자료는 부족하다"고 의료계에 성토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원가에 기반한 수가 제도가 전환되도록 여러 연구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관련자들을 모아서 가장 옳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정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