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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프레스룸 ‘패닉’상태...오성 ‘소음국감’ 배려(?)
센터 이곳저곳 소음-고성-잡담...‘도떼기 시장’ 방불케 해
기자들보다 3개 기관 직원들 더 많아...업무시간 자리 떠날줄 몰라


지난달 22일 충북 오성에 자리한 식약청, 보건산업진흥원, 보건복지인력개발원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외 임시 프레스룸.

이날 오성생명과학단지내 식약청 행정동 2층에 마련된 프레스룸은 국감이 끝날때까지 말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급하게 마련된 것으로 보이는 프레스룸은 맨 앞쪽에 위치한 TV모니터를 중심으로 오른쪽 복도 앞뒤 출입 통로를 옆에 두고 왼편에 배면식으로 약 50여개의 기자석이 마련됐다.

이날 복지부 산하 3개 기관의 국감을 생중계하려 모여든 언론매체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마련된 임시방편의 조치였다. 10시 본격 국감 시간이 다가오자 듬성듬성 보이던 기자석이 꽉 들어차면서 기자들의 시선이 TV모니터내 국감장 피국감기관장과 여야 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렸다.

기사송고 초읽기에 본격 돌입한 것이다. 하지만 그 시점부터 적잖은 문제가 룸내 곳곳에서 불거져 나왔다. 막상 TV모니터 방송이 시작되자 사전에 약속이나 한 듯 오른쪽 출입 통로에 자리한 3개 기관 직원들이 남녀구분없이 일제히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

서로 주고받는 말소리가 센터 쪽으로 역으로 메아리 치면서 소음으로 확대 재생산돼 다가왔다. 가뜩이나 TV모니터의 음성 크기를 작게 해 놓은 탓에 소음에 못 이겨 모니터는 제구실을 상실한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국감장 여야 의원들의 말소리도 들리지도 않았고 시간이 갈수록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신경까지 곤두서고 짜증까지 한꺼번에 몰려왔다.

게다가 프레스룸 뒤편에선 복지위 국회의원실에서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놓고 서로 잘못됐다는 듯 진흥원의 한 고위직 임원과 식약청 부대변인간 고성을 지르며 티격태격 싸우는 모습이란 가관이었다. 갈수록 언성이 높아지면서 센터 기능은 한동안 패닉상태로 빠져들고 말았다.

한마디로 ‘도떼기 시장’을 방불케했다. 그런데도 오른쪽 통로에 자리한 3개 기관의 직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떠들어댔다. 업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떠날 줄 몰라했고 삼삼오오 모여 국감 TV모니터를 보며 나름의 의견을 개진하 듯 엄청난 소음을 만들어갔다.

그 바람에 그 말소리가 룸쪽에 고스란히 울림으로 되넘어왔다. 참다 못한 기자들 하나둘 오른쪽을 바라보며 무언의 경고를 보내기도 했지만 소음, 어수선함 등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여건은 부지기수였다.

누군가가 나서지 않고 그같은 배려(?)를 더 허용한다면 시간다툼, 마감시간에 쫓기는 룸내 기자들에겐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처지에 놓일 께 뻔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소음이 자자들겠지 나름의 기대도 해봤지만 가면 갈수록 웅성거림, 언성, 소음이 더해만 가고 마음마저 초조해져만 갔다.

한 꼭지라도 마감은 해야겠는 데 속절없이 화풀이만 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진퇴양난에 빠져 있을 쯤 참다못한 일부 기자가 프레스룸에 상주한 직원에게 대책을 강구해달고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직원들을 조용하게 만들던지 아니면 모니터의 음향을 더 높게 조절해 소음을 안고 가게 하든지 하는 요구 조건였다.

그 직원은 이를 인지한 듯 이곳 기술 담당 직원에게 의견을 전달하고 모니터 소리 조정에 나서는 웃지못할 헤프닝까지 벌어졌다. 이들 피국감직원들의 배려란 눈꼽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됐다.

그런데 그 시간은 이들 3개기관의 업무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마치 모든 업무에 손을 놓은 듯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들이었다. 1년에 한번 치르는 국감이라 관심과 우려가 가는 것은 이해가 가는 바 다. 그러나 국감 담당 직원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할 공적시간이다.

매년 국감때 마다 반복 지적돼 온 것이 국감장의 불필요한 직원들 행태였다. 본연의 업무를 등한시한 채 국감장에 나와 마치 모니터링이라도 하는 듯 군데군데 모여 수군대고 그저 어술렁 거리며 하루를 그냥 땡쳐버리는 그런 날로 간주해 온 그들의 관행이 이날도 여실이 드러났다.

정말 그래도 되는 걸까. 국민이 낸 세금의 녹을 먹고 사는 공무원 신분으로서 말이다.

앞서 심평원 국감에서도 일부 직원들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전기를 들고 다니며 의원들의 행동반경을 보고하며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행태에 대해 보다 못한 한 여당의원이 오전에 그렇게 지적했던 사안인데 ‘쇠귀에 경읽기식’으로 안아무인을 재차 지적했던 게 바로 전날의 복지위 국감장의 모습이었다. 그런 지적이 여기 오성에선 또 통하지 않은 걸까.

지난해 10월 께 본격 이전을 시작한지 어름잡아 10개월여 지났다. 하지만 당초 이전이 낳은 여러 문제로 직원들이 홍역을 앓고 있다. 아니 지금도 진행형이다. 교통문제 등 여러 악조건에 대한 우려와 상실감때문이다. 그같은 모습이 이날 오송 국감장 프레스룸에서 그대로 대자뷰됐다.

“서울 일산쪽에 살다 도저히 출퇴근 여건이 안 돼 오성에 홀로 입주해 왔다”는 오송 3개 기관 한 직원의 말대로 3개기관이 오송에서 서울로 재입성한다면 이런 배려(?)가 과연 사라질까.

한정렬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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