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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충 서식처 ‘안팎’ 경계가 무너진다
서울 신림동에 혼자 거주하는 김진희(26세)는 얼마 전 끔찍한 광경을 목격했다. 늦은 밤 귀가해 불을 켜자 존재만으로도 혐오스러운 바퀴벌레가 집안에서 날아다니고 있던 것이다. 활보하는 줄만 알았는데 비행까지 하다니! 차마 잡을 엄두가 나지 않았던 김씨는 해충퇴치 전문 업체에 문제를 의뢰했다. 그 결과 반지하 창문을 가리기 위해 야외에 설치해 놓은 자그마한 정원에 서식하던 일본바퀴가 먹이를 찾아 실내로 들어와 아예 자리를 잡고 서식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활보에 이어 비행까지 일삼는 바퀴벌레
문제가 되는 해충들의 서식지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국내 최대 생활환경 위생기업 세스코의 최근 3년간 모니터링 결과 최근 국내 가주성인 독일바퀴의 2012년 발생량이 2010년에 비해 약 16% 감소한 반면 외곽 서식율이 높은 반가주성 일본바퀴의 경우 약 19%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내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다양한 해충 방제 서비스가 개발 됨에 따라 가주성 바퀴인 독일바퀴의 퇴치율이 높아진 반면 주로 야외에 서식하던 일본바퀴의 경우 서식처 파괴 및 건축물들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야행성이며 불빛에 유인되는 일본바퀴는 출입문이나 창문 틈새 등으로 침입하는 경우가 많다. 서식지로는 화단, 돌 틈, 수도계량기 함 내부, 지하실, 보일러실 등 주로 어둡고 서늘한 장소를 선호한다. 환경조건에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대체로 잘 날아다니는 일본바퀴는 머리와 등판 사이가 요철처럼 튀어나와 있으며 크기는 약 20~25mm 정도로 일반적으로 알려진 독일바퀴보다 크기가 큰 편이다.

상한음식까지 먹어 치우는 잡식성 생물인 바퀴벌레는 살모넬라 식중독, 세균성 이질 균 등 약 100여종의 병균을 내포하고 있으며 먹은 음식물을 토해내는 습성이 있어 배설물로 인한 질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일단 일본바퀴로 의심되는 해충이 발견되었을 경우 구석진 곳에 바퀴끈끈이를 설치하여 주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출입문, 창문, 에어컨 실외기 틈, 싱크대 배수구 등 외부로 난 작은 틈새라도 실리콘, 알루미늄 호일 등을 활용해 막아야 한다.

배수구같이 물이 흘러야 하기 때문에 원천 봉쇄가 어려운 곳 같은 경우 철망, 스타킹 등을 이용해 밀폐도를 높이면 침입을 제어하는데 도움이 된다. 보행해충 중에서도 가장 강한 생존력을 지닌 바퀴벌레는 위와 같이 서식지가 매우 다양하므로 자가방제로는 완벽 퇴치가 힘들다. 바퀴의 경우, 기존 먹이약제의 단맛을 기피하는 등 살아남기 위해 진화를 하고 있어, 정확한 바퀴 종류와 주거 형태, 주변 환경에 따른 1:1 맞춤 방제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스코는 위생해충기술연구소에서 해충별, 환경, 기존에 먹었던 먹이, 계절, 성장 상태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하여 약제를 개발, 자체 생산하고 있다. 특히 바퀴벌레가 서식하는 환경이나 상황, 생태 등에 대한 사전진단을 통해 맞춤약제를 처방하는 시스템으로 진화하는 바퀴벌레 입맛과 내성에 대응하고 있다. 바퀴벌레 문제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이와 같은 전문 시스템을 통해 방제를 실시해야 바퀴벌레 수를 줄이고 완벽 퇴치를 도모할 수 있다.

▶모기 잡으려다 개미한테 물릴라
최근 들어 날벌레, 특히 모기를 퇴치하는 방법으로 구문초부터 파리지옥까지 다양한 해충퇴치 식물들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러한 식충식물들이 날벌레 퇴치나 인테리어에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오히려 다른 해충을 집으로 불러 들이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2012년 세스코 모니터링 데이터에 의하면 날씨가 좋은 봄과 초여름에는 외곽개미의 개체수가 30~40% 가량 감소하다가 8월 이후부터 급격하게 50%이상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다.

또한 우리가 흔히 아는 애집개미(불개미) 개체수는 지난 3년간 64%나 감소한 반면, 외곽개미는 26% 증가 수치를 보여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검정색을 띄며 1개의 배자루 마디를 가지고 있는 외곽개미는 꽃이나 진딧물에 모이는 종으로, 봄에는 돌 밑, 여름에는 풀 밑 또는 건물 외곽에서 서식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파트나 빌라 등 일반 주거공간 내 베란다 등에 텃밭이나 작은 정원을 가꾸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실내로 유입되는 건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장마 기간의 장기화 등 환경적 요인도 외곽개미 수 급증에 일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마철과 같이 비가 많이 내리는 날씨가 이어지면 서식처를 잃은 개미들이 실내로 거처를 옮기는 경향이 있다. 특히 올해는 장마가 예년보다 훨씬 길었고 9월 초 평년보다 높은 일교차가 예상되어 온습도가 일정한 실내로 유입되어던 외곽개미의 목격 빈도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베란다에 화분이 많고 마당이나 정원이 있는 주택 내부에 들어와 사람을 물거나 음식물에 혼입되는 등 각종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개미 침과 같은 분비물은 자극성 알레르기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물렸다면 잘 씻은 후 얼음 찜질을 통해 부종을 가라앉혀야 한다. 외곽개미 퇴치 역시 일본바퀴와 마찬가지로 의심되는 유입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선행 되어야 한다. 하지만 크기가 작아 완전 차단이 어렵거나 방제 시기를 놓쳐 퇴치가 어렵다면 서식장소, 침입경로 등을 철저히 분석해주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전염병에서 화재까지…시한폭탄 시궁쥐
해충 중 가장 크기가 크고 자가방제가 어려운 쥐 역시 실내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세스코의 쥐 모니터링 결과 지난 3년 동안 실내 서식율이 높은 생쥐와 집웅쥐는 10%미만의 증감율을 보인 반면 주로 외부에 서식하는 시중쥐와 흰넓적다리붉은 쥐의 경우 2010년에 비해 2012년에 약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야산과 농경지 인접 외각지역에 주거지, 식당 그리고 식품공장 등이 들어섬에 따라 외부 발생종의 서식처가 파괴되어 먹이감이 있는 건물 내부로 침입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쥐 발생량의 무려 54%를 차지한 시궁쥐는 8월부터 발생량이 많아져 12월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여름철 집중호우, 장마 등으로 서식지를 잃은 쥐들이 실내로 유입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건물 내부 또는 주변에서 은신하던 쥐가 번식을 하면 외부에 있던 가족들까지 내부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야행성인 시궁쥐는 실내 침입에 성공할 경우 주로 천정과 마루 이중벽 사이, 가구나 쌓아놓은 저장곡식 등지에 주로 서식한다.

시궁쥐는 배변 등으로 전염병을 유발하며 유행성 출혈열, 서교열 등의 병원체를 옮기는 주범이다. 게다가 갉지 않으면 치아가 빠르게 성장해 먹이활동에 지장이 생기기 때문에 나무, 상자, 옷감 심지어 콘크리트까지 닥치는 대로 갉는 습성이 있다. 특히 전선줄을 갉을 경우 누전이나 합선에 의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쥐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해충이다. 우선 천정이 누렇게 변색되거나 갉는 소리 및 뛰는 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릴 경우, 집안 구석에서 지린내 등이 날 경우 쥐의 침입을 가정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먼저 배관, 하수관, 에어컨 실외기로 이어지는 벽 틈 등을 실리콘, 우레탄 폼, 철망 등을 이용해 봉쇄한다. 보완 조치 이후에는 시궁쥐의 주요 서식처 주위에 쥐약보다는 끈끈이를 설치한다. 쥐가 약을 먹고 사람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죽을 경우 처리하기 곤란할뿐더러 침입경로 및 서식처를 파악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자가방제 시에는 쥐약 보다는 끈끈이를 사용하는 편이 좋다.

이와 관련해 세스코 관계자는 “쥐암컷은 3주마다 12마리의 새끼 출산이 가능할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고 평상 시 보지 못했던 것에 대해 의심이 많아 끈끈이나 살서제를 설치하는 것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쥐의 번식 정도와 침입 및 이동경로를 정확히 파악, 해당 쥐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살서제를 통한 맞춤형 방제가 이뤄져야 피해를 최소화하며 효과적으로 퇴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미성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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