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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 환아 사망 의료사고...경북대병원 '조직적 은폐'
의료진 1명, ‘병원측 의료사고 인지·은폐’ 시인
전의총 노환규 대표, 1인시위 돌입...진실 밝혀내기 위해


전국의사총연합 노환규 대표는 26일 지난해 5월 경북대병원서 4년간 백혈병 치료를 받아오던 9세 환아가 어처구니 없이 사망하는 의료사고에 대해 유인물을 통해 소상히 밝혔다.

의료사고로 사망한 9세 환아(정종현)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의사라고 소개한 노 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해 경북학교병원은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의료전문지식을 무기 삼아 지금도 사실을 숨기고 있다”면서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의사의 자격으로 시위에 나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사망사고는 지난해 5월 늦은 밤에 발생했다.

경북대병원서 4년간 백혈병치료를 받아오던 9세 환아가 백혈병의 마지막 치료를 위해 처치실에 들어가 두 개의 서로 다른 항암제 주사를 맞고 나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맥혈관으로 들어갔어야 할 주사제가 척수강으로 투입됐고, 척수강으로 들어가야 할 주사가 정맥혈관으로 주입됐다는 게 노 대표의 설명이다.

9세 환아는 이날 밤부터 갑작스런 두통과 엉덩이 부분의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점차 심해지는 견디기 힘든 통증과 다리부터 급속도로 올라오는 상행성마비 증세로 9세 환아는 곧 중환자실로 옮겨졌야만 했고 주사를 맞은지 7일만에 종현이는 사망했다고 노 대표는 설명했다.

노 대표는 “의료진들은 처음부터 주사가 바뀌어 들어간 것을 알았으나 의료전문지식을 갖추지 못한 가족들이 알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사건을 은폐하기로 결정했다”며 “전문지식이 없는 가족에게는 급성뇌막염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말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노 대표는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대병원측, 유족에겐 '급성뇌막염으로 사망했다'거짓 전달

노 대표는 “정맥혈관으로 들어가야 할 항암제인 빈크리스틴이 척수강으로 주입되는 의료사고는 우리나라에서도 있었고 전 세계적으로도 끊임없이 일어나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빈크리스틴이 척수강 안으로 주사가 되면 그 증세가 매우 특징적이어서 즉각 알 수 있으며 치사율은 100%에 가깝다”며 그러나 경북대병원 의료진들은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고는 담당 레지던트가 격무로 피곤하고 주의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두 개의 항암제를 바뀌어 주사해 일어난 사고라는 얘기다.

노 대표는 “그러나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사실을 은폐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니라”면서 “병원이 해야 할 일은, 사건에 대한 은폐가 아니라 솔직히 사실을 고백하고 가족에게 용서를 구하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게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럼에도 경북대병원측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고 재판부로부터 의무기록 검토와 의견서를 내라는 요청을 무려 6개 대학병원서 못해주겠다며 거부했다"고 공개하고 "의사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분노했다.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는 노 대표는 “의사들이 의료전문지식을 무기로 삼아 은폐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며 그런데도 일부 의사들은 지금도 그런 착각을 하고 있다”면서 “의사단체 ‘전의총’대표로서 제가 이번 사건에 나서게 된 것은 잘못된 의사들의 관행으로 인해 국민들의 신뢰를 더 이상 잃을 수 없다는 이유”라며 시위 배경을 밝혔다.

노 대표는 “진료수가가 너무나 낮다보니 의사들도 때로는 진실을 밝히는 것이 두려울 때가 있고 이는 의료사고를 감당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임을 밝히고 “그러나 피하고 숨긴다고 될 일이 아니며 진실을 고백해야 잘못된 환경을 바뀔 수 있다”며 경북대병원측의 변화를 촉구했다.

노 대표는 “경북대병원측은 이 사건에 대한 침묵을 중지하고 입을 열어 사실을 시인하고 가족들에게 깊이 사과해야 한다”면서 “두 번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개 재발방지장치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미 의료진 중 한 사람이 사고 직후, 의료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료진들이 알고 있었다는 사실과 조직적 은폐가 있었음을 시인했다”면서 “유족은 이런 증거물을 가지고 있고 사망 전까지 겪은 특징적인 증세들은 움직일 수 없는 명확한 의료사고의 증거들”이라고 강조하고 “양심을 지키려는 의사들이 이번 의료사고에 의해 사망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 대표는 “병원이 스스로 변화를 거부한다면, 병원을 이용하는 여러분들이 병원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서 종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했다.

한정렬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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