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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목에 '가정부'(?) “가사노동자 비하 SBS는 시대역행”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 제목 변경 요구에 SBS, “변경할 수 없다”
시민단체, “존중받지 못하는 하층민 의미…‘가정관리사’로 불러 달라”


“가사노동자를 가정부라 부르지 말라.”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전국가정관리사협회가 6일 목동 SBS 사옥 정문 앞에서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 제목 변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가정부는 가사노동자를 비하하며 가사노동자의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단어이다”며 “가정부라는 이름을 가사노동자들이 거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SBS는 이 명칭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방송사에서 구시대적 언어의 사용을 고집하고 있다”며 “이는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대한 거부인 동시에 30만 가사노동자에 대한 모욕이고 무시이다”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가정부라는 말은 전문적인 직업을 지칭하는 말이라기보다는 ‘허드렛일 담당자’, 즉 ‘종’, ‘하인’으로 인식돼 노동자로서 존중 받지 못하는 하층민의 의미가 강하다”고 꼬집었다.

수상한 가정부는 SBS에서 23일부터 방영예정인 드라마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와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이날 기자회견 전에 두 차례에 걸쳐 SBS 측에 의견서를 전달해 가정부라는 구시대적 단어를 사용하지 말아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그러나 SBS는 첫 번째 의견서에 대해 가정부는 ‘식모들과 같은 부정적 의미에서 격상된 보다 가치 중립적인 의미이며 원작 계약 조항 및 극적 효과’ 때문에 변경할 수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두 번째 의견서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부대표는 “ILO는 지난 2011년 ‘가사노동자의 양질의 일자리 협약’을 채택해 가사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6월 16일을 ‘국제가사노동자의 날’로 선포한 바 있다”며 “가사노동자를 전문가로 인정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박차옥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국정원이 민주주의를 거스르듯이 SBS도 시대를 거스르고 있다”면서 “SBS가 답변에서 가치중립적이라는 말을 썼다 하는데 가치는 시대마다 달라지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선도하는 단어를 쓰는 것이 방송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심옥섭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인천지부장은 “전국가정관리사협회원인 우리는 전문가로서 교육받고 그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 우리는 가사 일을 전문으로 하는 가사노동자다. 우리를 가정관리사라 불러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이들은 퍼포먼스를 통해 가정부라고 적힌 단어에 물을 끼얹어 닦아내면서 가정부라는 단어 대신 가정관리사라는 말을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가사노동자들은 4대 보험 적용도 받지 못하고 있는 등 여전히 법적으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 해 법적 보호에서 제외돼 있다.

정부는 ILO가 2011년 채택한 ‘가사노동자의 양질의 일자리 협약’을 아직도 비준하지 않고 있다.

[데일리메디팜 제휴사 / 복지뉴스]

김인수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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