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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 영유아 16명-산모 1명 등 18명 사망
임종한 교수, 가습기살균제 강제리콜 등 조치 잇따라야

“기업, 정부 모두 왜 소비자가 피해를 봤을 때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까?”

손녀를 잃은 할머니, 임신 중 폐질환을 앓다 아기를 강제 출산한 어머니, 젊은 남성 등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1일 국회토론회에 참석해 그동안의 속앓이를 이같은 외침으로 대신했다.

이날 공개된 환경보건시민센터의 피해접수 현황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폐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태아 1명을 비롯해 영유아(12개월 미만) 14명, 소아(12~36개월) 2명, 산모 1명 등 모두 18명으로 주로 영유아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환경보건시민센터, 민주당 전현희 의원, 서울대 보건대학원 등의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2차 피해사례발표와 정확한 실태조사를 위한 국회토론회’ 에 참여한 피해자들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후 계속되는 아픔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들은 숨이 많이 차서 말을 잇기도 힘겨워 보였다. “이상하게 숨이 많이 차요” 라는 말에 “산모들은 원래 그래요” 라는 의사의 대답만 들은 한 산모는 고통을 참다가 산소마스크를 쓴 채 출산했다고 했다.

그녀는 숨이 넘어갈 정도록 기침을 했고, 대화도 안 될 정도였다. 현재 그녀는 밖을 거의 나갈 수 없고, 두통, 심장 두근거림, 불면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

토론회 도중 한 피해자가 기침을 심하게 해 급하게 산소 호흡기를 가져다주는 상황도 벌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가습기 살균제들이 판매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1일 현재 판매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상품은 ▶옥씨싹싹(판매회사: 옥시레킨벤키저)▶가습기메이트(애경산업)▶이플러스 가습기 살균제(신세계이마트) ▶함박웃음 가습기세정제(GS리테일) ▶롯데마트 가습기살균제 ▶홈플러스 가습기살균제 ▶아토오가닉 가습기세정제 ▶세퓨가습기살균제(버터플라이이펙트) ▶앤위드(뉴트리아) ▶하이지어(에이엔씨아이) ▶클라나드 등 이다.

“아직도 제가 사용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던데, 팔지 말았으면 좋겠고, 이런 제품 만들지도 말았으면 합니다. 콜록 콜록 ···그리고 우리같은 사람 지원 좀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습기살균제의 사용으로 아들이 폐질환을 갖게 됐다는 인도네시아 주부(한국거주)는 “한국, 어떻게 사람목숨을 이렇게 다룰 수가 있느냐”고 언성을 높이며 “치료비도 굉장히 많이 들고 있지만 지원도 없다. 잘 좀 해결해달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현재 동물 실험등 폐손상원인의 정확한 발생기전을 밝히는 추가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하대 의학전문대학원 임종한 교수(예방의학교실·산업의학과)는 “살균제 노출과 폐 손상의 연관성 자체는 이미 충분한 근거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의 가습기살균제 강제리콜 등의 조치가 잇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정렬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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