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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강병권 실종아동전문기관 소장
아동실종 사고는 '35초'…"아동실종의 원인은 방심, 항상 아이에게 시선 고정"
한 사회복지사 호소로 실종아동전문기관 태동 "사회복지사의 철학이 깃든 곳"
설립 10년 맞아 국제 컨퍼런스 계획,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차질 "후원 당부"

"고통스럽지만 실종 가족을 꼭 찾는다는 희망을 놓지 말고 현재 함께하는 가족들과도 행복했으면 합니다." 강병권 보건복지부 위탁 실종아동전문기관 소장은 "자녀를 잃어버리면 모든 것을 놓고 남은 가족과의 갈등도 굉장히 크지만 하루빨리 찾는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강 소장은 이를 위해 실종아동전문기관에서는 실종 아동들이 빨리 가족의 품에 돌아갈 수 있도록 다각적인 가족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동 실종 예방을 위해서는 교육과 예방 지침을 중요시 했다. 특히 최근 SNS를 통해 공개되는 자녀들의 소소한 정보들이 유괴에 이용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내년이면 실종아동전문기관이 설립된 지 10년이다. 이에 맞춰 강병권 소장은 선진국들의 관련기관을 초청해 국제컨퍼런스를 계획 중이다. 그러나 예산부족으로 진행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걱정이다. 보다 발전된 실종아동전문기관을 위해 기업체의 후원을 호소했다.


실종아동전문기관은 어떤 기관인가

실종아동전문기관은 한 사람의 사회복지사가 한 개인의 문제를 사회문제로 바꾼 것, 사회복지사의 가치와 철학이 깊이 뿌리박힌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린이 재단에서는 매년 한 번씩 전국 사회복지사, 어린이재단 직원들과 함께 수련회를 하는데 그 자리에 한 사회복지사가 자녀들을 잃어버리고 애타게 찾아다니는 실종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자녀를 잃어버린 부모들은 직장마저 그만두면서 전국 350여개나 되는 아동복지시설들을 찾아다니고 있다는 사연이었죠.

당시 어린이 재단 회장님이 전 직원 앞에서 "그 가족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라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어린이재단 사회복지사분들이 전국 경찰서를 방문해서 잃어버린 아이들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현황을 조사해 실종아동카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실종아동카드에는 아이를 잃어버린 경로, 사진 등 아이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어 실종가족들이 전국의 아동센터들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어린이 재단에 와서 카드만 확인하면 1주일 안에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그때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러면서 어린이재단에서는 1986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어린이찾아주기종합센터'를 개소했고, 그 과정에서 장기 실종 가족들이 많다는 걸 인지하고 정치권들이 움직이면서 2005년 12월에 '실종아동 등 보호와 지원에 관한 법률'이 마련됐습니다.

이 법률에 근거해 보건복지부 위탁 실종아동전문기관이 설립됐습니다. 이러한 과정에 설립된 실종아동전문기관은 개인의 문제를 지나치지 않고 아픔을 사회문제화 시킨 것으로, 사회복지사가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마인드가 담겨있다고 마할 수 있습니다.

기관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나

실종인 가족들이 겪는 심리·정서적 문제에 대한 해결 및 실종가족 해체를 예방하기 위한 심리치료, 집단활동, 자조모임 등 가족지원사업 및 의료비, 찾기활동비 등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실종·유괴 예방을 위해 미취학 및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탈인형극·체험존을 운영하고, 보육교사 등을 대상으로 교사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인식개선을 위한 대국민 홍보와 시민 캠페인 등도 전개하고 있으며, 경찰서로부터 제공받은 실종아동 및 보호자와 관련한 유전자 신상정보도 관리하고 있습니다.

즉, 경찰청은 실종아동의 접수와 수사 그리고 수색을 통한 조속한 발견과 복귀의 업무를 맡고 있고, 실종아동전문기관은 예방과 홍보,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관리, 가족지원 및 정책개발 등의 사업을 맡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실종아동과 부모 품에 안긴 아동은

경찰청과 실종아동전문기관 자료에 따르면 만 18세 미만 아동기준 연간 3만여건이 발생합니다. 연도별로는 2009년에 2만1832건, 2010년 2만6984건, 2011년 2만8099건, 2012년 2만7295건, 2013년 2만3089건으로 약간의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종아동 중 거의 대부분인 97%는 찾게 됩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2년에 실종아동 2만7295명 중 225명, 2013년 2만3089명 중 564명의 아동들이 미발견 상태입니다. 실종장애인은 7623명 중 215명입니다. 따라서 현재 장기 실종아동과 장애인 779명의 가족들이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부모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아동들은 어떻게 되나

어린 실종 아동들 또는 장애인 중에 의사표현을 못한다면 대체로 사회복지 시설에서 산다고 보면 됩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가족들은 만나는데, 하지만 어릴 때나 많은 세월이 지났다면 아직도 시설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사회복지 시설에 있는 무연고자들은 유전자 채취하고 실종가족들과 대조작업을 국립과학수사원에서 연계로 찾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기관에서는 무연고자 즉, 기족이나 신분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시설에 입소한 경우 그들의 신상정보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우리 기관 홈페이지에서 신상카드를 확인해 잃어버린 자녀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종아동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

순간적인 방심입니다. 부모들이 자기 자녀에 무관심 하는 경우는 없지만 순간적인 방심으로 백화점, 역, 운동장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 실종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 특히 집 근처에서도 매우 많이 발생합니다. 미국 아동 안전 전문가 케네스우든의 실험결과에 따르면 아동실종 사고는 35초만에 이뤄집니다. 다중이용시설 방문 시 부모들은 항상 아이들에게 시선을 고정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실종예방 지침이나 대처방법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실천해 주셔야 합니다. 지적 또는 발달 및 정신 장애가 있는 아동의 경우에는 타인의 유괴, 유인에 쉽게 응하고 낯선 길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 경향 등으로 실종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예방교육을 실천해 주셔야 합니다.

집근처 실종이라면 유괴의 가능성이 큰가

그렇습니다. 대부분 집근처는 유괴로 봅니다. 다중이용시설은 길을 잃는 경우로 봅니다. 실종의 원인은 길을 잃거나 유기, 유인, 사고로 볼 수 있습니다.

아동 실종 시 가장 먼저 취해야할 행동

아이를 잃어버렸을 경우 가장 먼저 안내데스크나 미아보호소 등을 찾아가서 아이의 이름과 인상착의 등을 자세하게 말하고 안내 방송을 부탁해야 합니다. 그리고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국번없이 182)로 지체 없이 전화해야 합니다.

부모들에게 당부의 말

사전에 예방을 위한 교육 등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대개는 내 아이는 절대 실종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자각하고 경찰청에 사전 지문등록이나 실종 아동전문기관에서 실종 수첩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사진을 항상 준비해 놓고 실종 아동수첩에 인적사항, 신상정보 등을 기록란에 기입해 놓고, 유전자 샘플을 채취해서 보관할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실종되면 경찰서에 제시하면 찾는 기간도 줄어들고 찾을 확률도 굉장히 높아집니다.

아이가 교육 가능한 나이라면 실종아동전문기관 홈페이지에 여러 가지 교육자료들로 아이들에게 교육시켜야 합니다.

실종은 나와 관계없는 게 아니라 누구에게나 발생하기 때문에 내 자녀가 어려움 겪지 않도록 준비돼야 합니다.

특히 주의할 사항은 실종 예방을 위해 아이들에게 붙여주는 노출된 팔찌와 명찰입니다. 이것들이 유인에 악용당할 소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눈에 보이지 않는 주머니에 넣어주고, 엄마를 잃어버렸다면 제복 입은 경찰관이나 아이가 있는 엄마에게 꺼내서 보여줘 엄마를 찾아달라고 미리 교육해야 합니다.

또한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의 성장과정과 이름 등 신상정보를 SNS를 통해 공개를 하고 있는데 주의해야 합니다. 이 아이의 특징, 사진들이 모두 유인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내 자녀의 소소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한번 생각해야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의식하지 않고 노출되는 내 아이의 신상정보를 누군가가 노릴 수 있습니다.

아이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면, 내(아이) 이름을 알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혹시 아이에게 누군가가 접근해 "누구야 엄마가 다쳐서 입원했다. 엄마가 빨리 오라고 한다"면 아는 사람으로 착각해 따라 갈 수도 있습니다. 정보가 노출된 아이는 유괴범들에게 이용될 수 있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실종 아동 예방에 대해 정부에 바라는 정책

아동 실종 사건과 예방교육에 끊임없는 관심과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정 뿐만아니라 유아교육기관에서도 철저하게 예방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교육 불이행시 처벌제도를 강화 하는 등 규제가 필요합니다.

실종아동전문기관은 전국에 1곳으로 서울에 소재하고 있고 3팀의 편제 11명의 직원으로 구선, 연간 10억여원의 예산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잇는데 역부족입니다.

현재 4명의 사회복지사가 장기실종가족 799건 중 230건의 사례관리를 담당하며 가족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예방홍보팀은 4명의 직원이 연간 457기관 2만7810명을 수행해 아동인구 1000만명, 9세 미만의 아동 400만명을 교육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 외에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유지, 데이터베이스 관리, 실태조사와 연구사업을 수행하는데 인력과 예산의 확충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경찰청의 장기실종인찾기 전담부서의 설치로 체계적인 찾기활동이 필요하며, 실종가족들이 참여하는 일제합동수색, 수사에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업무담당책임자도 참여하도록 해야 합니다.

경찰청에서도 예방활동으로 사전지문등록이나 우리아이지킴이키트를 배포하고 잇는데 실종아동전문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관련기관과의 협력과 국무총리실 산하 실종아동찾기협의체가 국가아동정책조정위원회의 분과로 설치되기를 희망합니다.

전국 실종아동 부모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실종 가족들은 정말 실종으로 인해 경제적,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고통스럽지만 실종 가족을 꼭 찾는다는 희망을 놓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적으로 관심과 정책보완이 되고 있기 때문에 희망을 끈을 놓지 않고 모든 걸 포기하지 않고 하던 일을 놓지 말고 현재 함께하는 가족들과도 행복했으면 합니다.

자녀를 잃어버리면 모든 것을 놓고 남은 가족과의 갈등도 굉장히 큽니다. 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전문기관이 가족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으니까 지금 이 고통을 줄여나가면서 하루빨리 찾는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소장으로 재직 중 꼭 이루고 싶은 사업

우선 실종 가족들의 잃어버린 행복을 다시 찾을 수 있게 사례관리를 전문화 시키려고 합니다. 두 번째는 예방사업 확대. 취약계층의 아동들, 결손가정이나 빈곤가정, 나홀로 아동들에겐 특별히 맞춤형 예방교육 시행을 계획 중입니다.

이와함께 착한 릴레이 확산을 통한 국민인식개선 프로그램 강화로 국민들의 참여형 인식개선 캠페인을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얼굴사진변환프로그램 시행과 함께 다중이용시설의 실종조기경보제도 정착 등으로 실의에 빠져 있는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전문적인 서비스 제공에 노력할 방침입니다.

이 외 하고 싶은 말

내년에 실종아동전문기관이 설립된 지 법적으로 10년이 됩니다. 10주년을 맞아 실종 가족들의 문제를 다시 진단하고 싶고 대책을 다시 만들고 싶습니다.

특히 10주년을 맞아 다른 나라 실종아동전문기관을 초청해 우리나라 실종아동전문기관의 현주소를 진단해 보는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국제 컨퍼런스는 우리나라 실종기관 다른 선진국의 실종전문기관과의 정보공유를 통한 한층 발전된 실종전문기관으로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재정적 부족으로 국제컨퍼런스 개최에 차질이 우려됩니다. 많은 돈은 들지 않지만 지금 있는 예산으론 우선순위가 아니며 후원하고자 하는 곳도 아직은 미확정입니다. 애초에 올해 6월 계획했으나 이 또한 예산 부족으로 내년으로 미뤘습니다. 아직 올해 6월에 하는 꿈을 잃지는 않았습니다.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3000만~4000만원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있으니 선뜻 나서는 기업들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제휴 - 복지뉴스]

김인수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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