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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심증 통합 평가 강행 '진료왜곡-병원 줄세우기'
심장학회, '진료질 개선과 거리감...국민들에 혼란 초래' 비판

대한심장학회(회장 신익균)는 최근 심평원이 과거 5년간 실시한 급성심근경색증 가감지급 사업과, 2014년 이후 시행 예정인 심근경색증을 포함한 '허혈성심질환 통합 평가'확대에 대해 "이 과정은 진료현장을 왜곡할 뿐더러 병원 줄 세우기식 흥미 위주의 평가"라며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심장학회는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5년간 심평원의 급성심근경색증평가에 적극 협조했으나 최근 전문가 집단인 대한심장학회와 상의되지 않은 '허혈성심질환(협심증) 통합 평가'를 강행하면서 의료기관에 대해 자료 제출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진료의 질 개선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잘못된 정보를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학회는 지난 5년간 심평원의 급성심근경색증 가감지급 평가와 관련 "2012년 결과는 상급 종합병원(3차 병원) 종합점수는 평균 99.2, 표준편차 1.6이며 1등급이 18개 3차병원(7개 종합병원)이었고 그 이하 등급은 몇 점 차이로 한 등급씩 떨어지는 상대평가였고 변별력이 없는 평가임을 알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13년은 역시 상급 종합병원 종합점수는 평균 99.6, 표준편차 1.5이고, 1등급이 35개 3차병원(26개 종합병원)이었으며 심평원에서는 절대평가라고 주장하나 1등급 기관의 숫자만 늘어난 상대평가였다"면서 "이는 미국에서 심장센터 인증에서 달성기준으로 사용하는 85점과 비교해도 무한경쟁에 의한 기관 줄 세우기"라고 꼬집었다.

학회는 "같은 기간에 평가 받은 급성기뇌졸중 평가 결과는 95점 이상 1등급으로 45개 3차병원(46개 종합병원)이 1등급을 받은 점을 보면 1등급의 기준이 심평원의 자의적, 즉흥적 판단에 따라 결정돼 기관 줄 세우기로 변질됐고 질 평가의 원칙에 해당하는 학문적 근거와 정책적 합의에 의한 달성 기준을 사전에 설정하지 않는 오류를 범했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이어 " 이같은 심평원 평가 후 급성심근경색증의 치료가 얼마나 좋아졌겠느냐"면서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과 임상 적용으로 심뇌혈관 질환의 사망률은 호전되어가는 추세며, 국내 심뇌혈관 질환 사망률 추이도 이에 따른 감소 추세며, 심평원이 주장하는 평가 사업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반론을 폈다.

그러면서 "심평원의 한 평가위원이 최근 칼럼을 통해 삼성그룹 회장의 심정지에 따른 심폐소생술과 응급 심장동맥중재 시술이 적절히 시행된 것을 심평원 평가 사업이 일조했다고 주장했다"며 "이는 의학발전과 임상 현장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고, 동시에 평가 지상주의에 매몰된 심평원의 실상을 보여준다"고 질타했다.

이는 일선 병원의 노력으로 평가 점수가 개선되고 상향평준화 된 것이란 주장이다.

▶학회, PCI 예비평가후 단계적 진행 제안...참여기관 동기부여 유도
학회는 "가감지급 평가 사업의 결과로 심근경색증 사망률 등의 의료 질 개선 여부는 학문적 검증이 뒤따라야 할 부분임에도 불구, 급성심근경색증 평가 후 사망률이 얼마 줄었고, 치료비 총액이 얼마 줄었다는 심평원의 주장은 저수가의 열악한 진료 현장에서 노력하는 의료인과 의료기관을 심평원의 업적으로 호도하는 행위"라고 이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반면 미국 등의 사례를 보면 급성심근경색증(AMI) 등의 급성기 질환에서 가감지급으로 인해 사망률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보고가 이를 방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N Engl J Med 2012;366:1606-15)

학회는 "이같은 평가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권리가 있지만 심평원의 급성심근경색증 평가 결과는 대부분의 병원이 국제적인 수준의 치료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 비합리적인 결과 분석과 기관 줄 세우기식 발표로 지난 5년간, 환자가 다니는 병원 혹은 거주지 주변의 병원에 대해 낮게 등급을 발표해 의료기관의 신뢰감을 저하시켜 국민들에 불안감을 조장하고 알 권리를 방해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즉 이 평가는 질 개선 사업의 원칙에서 어긋나며, 심평원 업적만을 위한 평가라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이 도입되는 '경피적 심장동맥중재시술(PCI)' 평가는 대상 환자의 3분의 1정도는 급성심근경색 평가와 중복되므로 심근경색증 평가와 유사한 높은 점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학회는 "또 다시 줄 세우기 평가를 위해 왜곡된 방향으로 진행될 것을 우려해 경피적 심장동맥중재술 예비 평가를 통한 검증 후에 단계적으로 진행할 것을 제안하고 사전에 적절한 달성 기준을 설정, 참여 기관의 동기부여를 유도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무려 5년간 심평원의 '급성심근경색증(AMI) 가감지급' 평가 사업에 대가없이 적극적으로 협조했으나, AMI을 포함한 허혈성심질환 전체 평가로 확대하는 심평원의 계획을 앞두고 국민건강의 틀에서 객관적 검증을 받은 후에 재출발하도록 제안한다"며 "질 평가의 엄격한 합리성과 신뢰성이 더욱 요구되며, 데이터 수집과 분석까지의 모든 과정이 표준화 객관화 돼야 하고 사전에 의학적 근거에 의한 평가기준의 설정과 정책적 합의에 의한 자발적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정렬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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