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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주사’ BCG 백신 국산화, 판단 착오로 2번 실패
[국감-질병관리본]유럽 유능 인프라 들여와도 2번이나 실패
질병관리본부, 지난 6년간 약 90억 투자 성과 '無'
유럽社와 협상 당시, 문서에 버젓이 기재된 내용 놓쳐
질병관리본, "당시 영어 애매한 표현에 충분히 숙지 못해"해명만

의욕만 앞선 탓에 섣부른 판단 착오로 인해 정부의 국산 BCG백신 사업이 2차례나 실패를 거듭하며 지난 6년간 쏟아부은 투자금 약 90억원만 까먹은 실패 사례로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복지위·운영위)이 14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서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1987년~2006년까지 결핵연구원이 프랑스 파스퇴르社로부터 균주를 받아 BCG 백신을 배양·생산한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위탁사업자로 선정됐으나, 2006년 당시 결핵연구원의 생산시설 노후화로 GMP에 문제가 생겨 생산을 중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질병관리본부는 국가 BCG 백신 생산시설 구축 및 생산 위탁사업자로 녹십자를 선정, 87억 원의 예산을 들여 BCG 백신 생산을 공장을 지었다. 2009년에는 덴마크 SSI社와 기술이전 협약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아무런 성과 없이 SSI社와 협약이 결렬됐다.

질병관리본부가 밝힌 협약 결렬 사유는 SSI社의 과도한 기술이전 비용이었으나,2009년 협약 채결 당시 양해각서에 비용에 관한 내용은 상세히 명시 돼 있었으며 결국 질병관리본부가 협약 내용을 숙지하지 않고 싸인했다는 지적이다.

2011년 SSI社와 협약이 결렬된 후, 파스퇴르社에서 균주를 가져와 2년 동안 2억 원을 들여 생산 사업을 진행했으나, 해당 균주는 인체 사용에 대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연구용으로 밝혀졌다.

균주를 가져올 당시, 파스퇴르社는 "대한결핵원에 제출한 서류에 해당 균주는 오직 파스퇴르社 연구원들의 연구용일 뿐"이라고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질병관리본부 측은“영어 문구의 애매한 표현으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 이해가 충분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김현숙 의원은 "결과적으로 질병관리본부의 관리 부실과 관심 부족 탓에 6년이라는 시간과 90억 원의 국고를 낭비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2011년 완공된 공장은 BCG 백신 생산은 해 보지도 못한 채, 민간업체가 수두백신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지난 15일 질병관리본부는 SSI社의 사정으로 BCG 백신 출하가 지연됨에 따라, 국내 공급에 차질을 방지하기 위해 백신 수급조절 대책을 추진했는데, 이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BCG 백신 국산화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며 "그러나 지난 6년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고 해당 사업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질병관리본부는 책임감을 느끼고 빠른 시일 내에 국산 BCG 백신 개발이 성공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이번 BCG 백신 공급 문제도 완만한 수급조절을 통해 차질 없이 우리 아이들이 접종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정렬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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