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가 급평위원에 자사 의약품 급여와 관련해 로비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연합 등 건강보험가입자포럼(이하 가입자포럼)은 4일 "한국화이자제약이 1일 13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에게 자사의 제품인 잴코리가 상정될 예정이니 사전에 찾아가 설명을 하고 싶다는 로비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가입자포럼은 "한국화이자제약의 로비 시도는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건강보험의 약제 급여여부와 관련해 급여평가 신청과 재평가, 제약사 소명기회 등 제도적으로 보장된 경로가 있음에도 제약사가 사전에 불법적으로 급평위원에 대해 로비를 시도한 것은 급평위를 무력화시키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약제평가위원회는 의사 등 전문가 단체와 건강보험가입자단체, 소비자 단체의 추천을 받은 50여명의 위원들의 인력풀제로 구성, 운영되며 회당 20명 내외의 위원이 참석한다.

위원명단은 공개되지 않으며 해당 회차의 위원 참석여부는 회의 2주일 전에 알려주며 회의 안건은 1주일 전에 참석위원들에게 송부되어 공정한 심사를 위해 철저히 대외비로 진행된다.

이럼에도 제약사가 해당 회차 참석위원을 알고 로비를 시도했다면 누군가에 의해 위원 명단이 사전에 유출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가입자포럼은 "심평원 급평위 운영의 관리가 부실함을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해당 제약사와 약품에 대한 징계조치와 함께 투명하고 공정하게 급평위원을 운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제약사가 해당 위원에게 전화와 문자로 공공연하게 로비를 시도했다는 것은 이런 시도가 업계에 관행화되어 있다는 의미라며 명단 유출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논란이 된 해당 약제를 급평위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상정 예정인 한국화이자제약의 잴코리캡슐200, 250밀리그램은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치료제로 허가받은 약제로, 이미 몇 차례 급평위에 급여여부 평가를 위해 상정되었으나 타 약제에 비해 임상적 효과가 뛰어나지 않고 가격은 비싸 비용효과성이 불분명해 급여결정에서 탈락한 약제라는 것이 가입자포럼의 주장이다.

가입자포럼은 "2번이나 급여결정에서 탈락된 약을 다시 상정하면서 로비에 기대어 급여를 받으려는 제약사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급평위원에게 설명을 하겠다는 미명으로 비용효과성 근거보다는 로비에 기대에 급여를 받겠다는 것은 건강보험 재정을 손쉽게 제약사의 주머니로 가져가려는 부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유희정  dailymedipharm@gmail.com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