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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의협, 2일 성명서..."병원 M&A허용 의료민영화 정책"비판
네트워크 병의원 확대 불러...병원 상품화 확정 효과 우려
"의료인의 자율성은 심대하게 침해받을 것"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병원 인수합병 허용은 의료영리화 불러 와 의료인들의 자율성이 자본에 더욱 종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의협은 2일 성명서를 내고 "병원의 인수합병 허용은 네트워크 병의원의 확대를 불러올 것이며 병원을 상품화하고 의료인의 자율성이 심대하게 침해받을 것"이라며 이같이 성토했다.

우선 직접적인 의료민영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인의협은 "의료법인이 경영을 포기하면 국가에 귀속시키던 것을 매각할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며 규모의 경제를 이룬 의료법인이 시장에 독점적인 지위를 점차 획득해 나갈 수 있게 된다"며 "의료법인 간의 상업화 경쟁을 더욱 첨예하게 만들고 이러한 것들을 우리는 의료민영화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고 정의했다.

인의협은 "병협 등은 현재 의료법인들 중 이미 경영상의 한계점에 도달한 곳이 많고 이렇게 운영에 한계상황을 맞이한 의료법인들에게 인수합병을 통한 퇴출구조를 마련해주면 오히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으로 변화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병상 과잉 문제의 해법은 영리화를 강화하는 방향이 아니라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국민들과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의협을 비롯한 직능단체들도 그 동안 의료민영화에 꾸준히 반대 입장을 표해 왔다"며 "의료 환경이 영리추구의 극단을 달릴수록 보건의료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될 것이고 개별 의사의 양심적 진료는 저해된다"면서 "의료인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팽배해질수록 의사들이 진료 현장에서 맺는 환자-의사 관계는 왜곡된다"고 우려했다.

이미 "한국의 의료는 대형병원 쏠림 현상으로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져 몸살을 앓고 있다"고 꼬집고 "의료법인간 인수합병은 병원의 대형화, 상업화에 기름을 붓는 조치가 될 수 있다"며 "의료양극화가 심해지고 보건의료가 경제 상업적 논리에 매몰될수록 국민들은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아닌 고가의 의료서비스를 강요받을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인의협은 "의료법인 인수합병은 병원끼리 서로 먹고 먹히는 정글식 승자독식 경쟁을 강화시킨다"고 분석했다.

인의협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네트워크 병원을 만드는 것이 보다 간단해진다. 새로운 병원을 설립하는 것보다 기존의 병원을 인수하는 편이 수월하기 때문"이라며 "이는 1인 1개소 원칙을 사실상 무력화 시키는 법안이 될 것이다. 1인 1개소 원칙은 기존에 이미 흔들리고 있어 의료법이 개정된 바 있다. 한 명의 대표원장이 126개소를 실질적으로 소유, 운영하며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혔던 유디치과 문제가 부각되며 의료기관 개설뿐만 아니라 운영도 1개소로 제한하도록 의료법이 개정됐던 것"이라며 "이러한 의료법 개정에는 대한치과협회가 가장 전면에 나섰는데 그 이유는 네트워크 병원의 무분별한 영리 추구의 폐해가 의료인들 사이에서도 참기 어려운 수준이 되었기 때문이었다"고 사례를 들었다.

또 "의료법인간 인수합병이 가능해지면 같은 문제가 의료법인 규모에서 똑같이 발생할 수 있다. 합병된 네트워크 병원들이 소유 법인의 매출 기여를 위해 영리성을 더욱 추구하게 될 것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강조하고 "현재의 병원간 경쟁을 넘어선 네트워크 병원간의 규모의 경쟁이 이루어지면 결국 가장 큰 자본 규모를 이룬 네트워크 병원이 특정 지역의 시장을 독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인들의 자율성이 자본에 더욱 종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의협은 "지금도 영리만을 추구하는 사무장병원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사무장병원은 오로지 돈벌이만을 목적으로 의료인들을 객체화하고, 의료인들의 진료자율성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한정짓는 과정이었다"며 "치과계 탈법적인 네트워크였던 유디치과의 경우를 보면, 공장식 임플란트 시술과 과잉진료, 개별의사들의 이면계약 등 수많은 문제점을 보여 지금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 점점 늘어나는 병원성과급 등으로 의사들도 수익성 중심으로 평가받은 지 오래된 상황"이라며 "따라서 병원인수합병 허용은 기름을 붙는 효과를 불러 올 것이다. 기존 불법적인 사무장병원이 법인의 형태를 띠면서 네트워크화 하는 과정을 밟을 수도 있다"면서 "지금 의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본 경쟁력이 아니라, 자율성과 내부 윤리강화이다. 이를 역행한 병원 인수합병은 윤리적으로도 허용되어선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인의협은 "20대 총선으로 정부와 여당이 그 무능력함을 심판 받은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그들이 한 치의 반성도 없는 뻔뻔함으로 다시 이러한 법안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양식 있는 전문가의 입장을 떠나서라도 국민의 일원으로서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더구나 이러한 법안에 야당도 합의했다는 것은 여소야대를 이끌 야당이 총선에서 수렴된 민의를 받들 의지를 갖춘 집단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면서 "어느 때 보다도 무능했던 19대 국회가 이 위험천만한 법안을 구렁이 담 넘어가듯 통과시키려 하는 것을 우리는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정렬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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