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인증 마크 부여 순매출액 5% 수수료 협약 체결...2012년 11월 취소'
의사협회, "자칫 섣불리 나설 경우 공포감 조성할수도...새로운 환자 나오면 제일 먼저 나설 것"

대한한의사협회 2만 한의사 일동은 옥시 제품 인증사업으로 9년간 21억이 넘는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정작 대한민국을 큰 충격에 빠뜨린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의사협회의 부도덕한 행태를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의료인으로서 비분강개를 금할 수 없다며 의사협회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엎드려 진지하게 사죄할 것을 강력 촉구했다.

19일 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의사협회와 옥시와의 관계는 10년이 넘은 오래된 관계다. 의사협회는 2004년 옥시와 업무협약을 맺고‘데톨’ 제품 순매출액의 5%를 받는 인증사업을 9년간 지속하며 21억원이 넘는 큰 금액을 받은 것으로 언론에 수차례 보도된 바 있다.

특히 2011년 옥시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성이 이미 도마 위에 오르고 회수조치 된 이후인 2012년 11월에도 의사협회는 옥시와 업무협약을 지속해 왔다는 것이다.

옥시의 세 주방세제 제품에 의사협회 인증 마크를 붙여주고 역시 해당 제품 순매출액의 5%를 돌려받는다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협약을 유지한 것이다.

더구나 2012년 의사협회 추천 상품으로 인증됐던 해당 옥시 제품 역시 피부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량 회수됐고, 그제서야 의사협회는 추천 인증 취소를 발표했다.

한의사협회 2만 한의사 일동은 "2011년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대한민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준 이후에도 지속적인 업무협약 관계를 이어온 의사협회의 이 같은 행보는 자신들이 스스로의 주장처럼 국민건강을 수호하기 위한 단체인지, 의사들의 이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단체인지 의구심을 자아내게 만든다"며 "2004년의 첫 업무협약은 그렇다 하더라도 2011년 이후의 행보는 납득하기 매우 어려운 처사"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가 위해하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옥시 제품을 의사협회가 인증해 준 것은 옥시가 의사협회를 방패삼아 자신들의 허물을 감추고, 의사협회는 막대한 수익을 받고 이를 눈감아주려고 한 것이 아닌지 국민들로부터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에 충분한 사안"이라고 규탄했다.

한의사협회 2만 한의사 일동은 "국민건강을 위해 헌신하는 의료인으로서 눈앞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국민의 소중한 건강과 생명을 간과한 의사협회의 행태를 강력히 비난하며,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의료인단체가 자신들의 이익과 체면 때문에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등한시 한 점에 대해 지금이라도 뼈를 깎는 반성을 함과 동시에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할 것"을 엄중 경고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지난 2012년 당시는 이렇게 까지 문제가 불거졌던 상황은 아니었고 해명차원에서 사과했고 공익에 썼던 내용까지 문제가 된다면 철회하겠다고 했었다"며 "치협도 인증제품 '가글린' 등과 함께 공동 캠페인을 진행했었던 건으로, 데톨은 옥시의 일부제품이고 유해한 제품도 아니었다"면서 "물론 새로운 환자가 나오면 의사협회가 의견을 제시하는게 맞지만 현재로선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는게 맞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다만 "현재 협회내에서는 항균제품 등 유해물질들에 대해 자체 조사중에 있다"고 밝히고 "조사 결과를 6월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협회가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는 일부 지적은 오해"라고 항변했다.

이 관계자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온국민이 분개하고 있고 지금 의사협회가 한마디 던진다는 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만일 이 사태가 그릇된 방향으로 가고 있고 진실규명이 아닌 이를 감추려 한다면 의협이 나서서 선도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전국민이 페닉상태다. 그런데 지금 나서 공포감을 조성할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려 한다"며 "다만 새로운 환자가 나타난다면 제일 먼저 나설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한정렬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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