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다국적 제약사 부사장 출신자의 의약품안전국장 임명 반대 성명서 발표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개방형 외부 공모직으로 전환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 자리에 다국적 제약사 한국 화이자 부사장 출신을 임명하려 한다'는 인사설에 대해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큰 우려를 표명했다.

건약은 1일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차라리 생선을 고양이에게 맡기는 것이 안전하다"며 시중에 파다한 인사설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건약은 "의약품안전국장 자리는 의약품 관련 정책과 약물 안전·품질 관리, 신약 임상시험, 제네릭 생동시험,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 등 의약품 산업 전반을 관리하는 5천만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핵심 보직"이라며 "이런 중대한 자리에 다국적 제약사 부사장을 앉힌다는 것에 납득하기 어렵다"고 염려했다.

외국 본사에서 개발된 의약품의 수입판매가 주된 사업인 다국적 제약사의 임원, 그것도 자사 제품을 의료인 등에게 판촉하기 위한 자료를 생산하고, 자사제품의 국내 도입을 위한 임상시험을 관리·감독하는 회사의 의학부는 의약품의 연구나 안전보다는 의약품 판매촉진과 마케팅 성격이 더 큰 자리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제약사로 하여금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을 공급하는지 감시하고 견제하는 자리이지, 제약회사 마케팅 업무나 임상시험 대행업체가 아니다는 것이다.

다른 공산품과는 달리 의약품 허가와 유통에 엄격한 기준과 절차를 두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제품임과 동시에 안전관리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건약은 "이번 인사는 마치 생선 지키는 일을 고양이에게 맡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거듭 비판하고 "지금도 의약품 개발 연구와 보건행정연구 등 기초 의약연구 등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많은 전문가들을 외면하고, 보건의료행정 경험이 전무한 자를 중차대한 자리에 임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뿐아니라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혹자는 미국 등지에서도 제약사 출신들을 FDA등에 고용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번 인사를 합리화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이번 인사처럼 제약사에서 바로 스카웃하거나, 의약품 안전성 심사경험도 전혀 없는 사람을 막무가내로 임명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는 일임을 성토했다.

건약은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인사를 단행하려는 것은 의약품허가 규정을 완화하고 약가를 높게 책정하는 제도를 시행하려는 등 일련의 제약산업 촉진을 위한 정부 정책의 산물로 보인다"며 아무리 제약산업의 로비와 논리에 휘둘리는 정부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안전 방패막이까지 그들에게 줄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모처럼 개방형 외부공모라고 하는 시행가치가 높은 인사제도를 검증되지도 않은 비전문가에다가 이행 상충인을 임명함으로서 제도의 취지를 왜곡하는 짓은 하지 말기"를 경고했다.

한정렬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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