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치매 예방프로그램' 개발 절실"..
무증상 고령인구에 대한 무작위 치매 검진 필요성 제기도
9600건 시행중 7천건 25곳의 서울의 치매안심센터서 진행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민주당 오제세 의원 주최로 열린 '치매안심센터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
시행 7개월째인 치매안심센터 정책에 대해 복지부는 '치매 관리 핵심은 의료기관의 참여'라며 의료계에 협력을 요청하는 한편 그간의 지적사항에 대해 지향점을 제시하며 동기 부여하고 있지만 실제 보건소 치매상담센터와 안심센터에 몸담고 있는 쪽은 "더 많은 전문의들이 필요하다"며 실제 경험담을 토로하고나서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향후 더 많은 시행 착오에 노출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민주당 오제세 의원 주최로 열린 '치매안심센터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정지향 강서구치매지원센터장(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신경과교실)은 "지역사회 주민들을 위한 치매예방, 검진, 서비스 연계 및 관리 기능을 수행하고 의료기관이나 요양기관이 아닌 보건소 직영의 보건기관의 성격을 지닌 기존 치매안심센터는 제도설계 단계에서부터 진료기능을 수행하거나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고려되지 않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우선 "체계화된 치매예방프로그램을 제공해 치매예방에만 힘쓰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 치메 쉼터의 역할의 모호함이 존재하고 경도인지장애-경증 치매를 전문으로 하는 전문인지중재치료 프로그램의 결핍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무엇때문에 센터에서 치매진단을 담당해야 하느냐면 치매전문의료진의 부재로 인해 판독의 오류가 발생하고 이로인해 경도인지장애 환자와 초기 치매환자의 감별이 어려움이 제기되고 있어서다"며 "치매의 오진단의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우리가 치매조기검진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는 무증상 고령자 대상의 무작위 조기검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고령화 사회, 치매환자의 증가에 대비를 위한 신경과 전문의 확보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정 센터장은 "앞으로 치매환자들이 100만 명을 넘어설 것이고 경도인지장애 환자 또한 200만 명에서 향후 20년후 400만 명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여짐에 따라 신경과 전문의는 매년 82명 배출에 그치고 있다"며 "가정의학과는 320명, 소아과 210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협력의료진이나 의사들의 역할이 감소한다면 일반요양기관이 별 차이가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정지향 강서구치매지원센터장(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신경과교실) |
그래서 "치매안심센터, 치매전문센터는 사회적 약자를 타깃으로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치매를 전문으로 볼수 있는 신경과, 정신의학과 전문의를 우선적으로 협력파트너로 하고 대신 협력의사를 부센터장으로 임명해 권한과 책임을 줘야 한다"며 "치매안심센터가 치매와 연관된 기관과 차를 둘수 밖에 없다. 후견인 제도, 중증치매 산정특례 등 모든 것을 커버할수 있는 역량있는 전문의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앙치매센터 변선정 부센터장(분당서울대병원)은 '치매안심센터의 기능과 역할'이란 발제를 통해 "의료비와 요양비를 포함해서 치매 환자 1명을 치료하는데 드는 비용이 연간 2030만원이다, 그레서 '치매 푸어', '치매 난민'이란 용어가 생겨나고 있다"며 "그래서 시설 입소기간 전까지 치매 발병후 평균 4년, 최대 10년까지 돌봄을 제공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전에는 대가족이었지만 현재는 한 명이 독방을 쓰게 되고 돌보야하는 사람이 더욱 늘어나 노노가족의 추세다. 또 GDP의 4% 비용을 치매로 사용되게 된데 따른 최대 비용증가 속도를 늦추고 가족들의 돌봄 비용 부담도 줄여 나가기 위해 중요한 것이 치매 예방과 조기진단"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치매에 대해 치료법이 아직도 만족스럽지 않다보니 '진단을 빨리하면 뭐하냐'는 안타까운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조기진단의 필요성은 명약관화하다. 조기진단 후 치료한 환자군은 8년뒤에 요양시설에 입소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되는 위험이 1/5로 감소한다"며 "그리고 8년동안 돌봄시간이 8천시간, 돌봄비용은 총 6천만 원이 감소한다. 가족의 삶의 질은 많이 달라지기 떼문에 조기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지역사회에서 치매 환자 진단이나 등록 역할을 하고 있던 보건소의 치매상담센터는 평균인력이 1,6명이었다. 이 때문에 예방활동 등을 물리적으로 할수 없는 인력 상황이었다. 치매 선별검사에서의 치매발견율이 매년 2% 수준이었는데, 유병율이 10%라는 것은 무작위로 환자를 선별해서 치매 진단을 하면 10%가 치매라는 것"이라며 "반면 선별검사를 통해 치매 발견되는 비율은 2%에 불과하다. 이유는 보통 건강한 분들이 모인 노인대학, 복지관에서 선별검사를 할수 밖에 없던 때문이다. 판별검사를 통해 이미 '인지저하' 환자는 진단검사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선별검사 미수검율도 전체 노인인구의 80% 수준이었다. 선별감사조차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조기진단사업만 하더라도 치매상담센터의 인력 및 시설 확충은 필수적"이라며 "치매상담센터에 요구하는 기능은 조기진단 뿐만아니라 인식개선, 예방활동, 돌봄활동 등 모두 해 내기 위해선 시설 및 인력이 확충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치매센터 변선정 부센터장(분당서울대병원) |
또 "치매진단도 중요하지만 진단후 관리도 중요하다. 치매전문상담인력과 사회관리가 잘 진행됐어야 했고 진단후 지역서비스 리소스와 잘 연결해 주는 역할이 필요했지만 1.6명으로는 도저히 해 낼수가 없었다"며 "치매국가책임제 정책 중 하나가 치매안심센터를 통한 1대1맞춤형 사례 관리가 추진되고 있다. 안심센터는 기존의 전국 보건소의 상담센터와 지원센터를 벤치마킹헤서 안심센터 설치가 진행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치매안심센터 협력의사 박환석 과장(제주 서귀포의료원)은 "작년부터 치매안심센터가 생겨난후 인지재활이나 예방 관련 프로그램을뿐 아니라 치매진단기능도 강화돼 병·의원에서 시행했던 치매정밀검사 기능까지 보건소에서 시행할수 있게 되면서 보건소에서 의료와 복지 혜택을 모두 받을수 있겠지만 최근 1년간 이에 따른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치매안심센터내 숙련된 검사자들이 거의 없고 검사자들 사이 수준 차이도 많이 난다"고 우려했다.
보건복지부 치매정책괴 조충현 과장은 "치매 관리 핵심축은 관내의 의료기관의 참여"라고 강조하고 "치매사업을 추진하면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넓고 격 차가 큰 곳임을 새삼 느꼈다"며 "안산, 대구, 부산, 강화, 가평 등 지역마다 사정이 달랐고 지역별로 차별화를 해 줬으면 하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 서울 제외하고는 재정 여건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치매안심센터에서 진단 부분에 대해 많은 지적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치매안심센터가 모든 것을 다 하려 시도하지 않는다. 할수 있는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지향하는 것은 관내의 의료기간, 요양시설, 각종 복지자원 등을 잘 연계해서 별도 인프라 만드는 비용보다는 최소화해 사업 성과를 높이겠다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치매 진단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느냐, 조기 검진에 대한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무분별한 선별검사을 줄이기 위해 평가 지표를 최소화했으며 앞으로도 모든 선별검사 지표는 최소화하거나 필요한 범위내로 지향점을 갖고 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과장은 6월 기준으로 치매진단 9600건 시행중 7천건이 25곳의 서울의 치매안심센터에서 진행했으며 나머지 2800건이 지방 230곳에서 나눠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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