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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2024 수가계약 간담회' 공급자단체의 ''성토장'...."협상은 통보가 아닌 진정한 협상이어야"

박태근 "SGR 모형 이해하기가 어렵다"..."보다 합리적이고 납득 가능한 모형 개발에 힘써야"

"美대통령도 부러워한다는 대한민국 의료보험 제도의 민낯"-"의료인들의 희생 담보한 의료보험 제도의 실상"

김봉천, '협상은 통보가 아니라 진정한 협상이어야 한다"

▲11일 2024년 요양급여비용 계약 의약단체장 합동 간담회 모습

우리나라가 3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파고를 겪고 있는 가운데 11일 내년 본격 수가협상을 앞둔 건강보험공단과 2024 요양급여비용 계약 의약단체장간 합동 간담회 자리는 공급자단체의 성토장이었다.

현재룡 이사장 직무대행(기획상임이사) 인사말로 개시된 이날 간담회에서는 공급자단체의 대표격인 김봉천 대한의사협회 대외협력 부회장에 이어 박태근 치협회장이 '협상은 통보가 아니라 진정한 협상이어야 한다"며 비판의 포문을 열면서 후끈 달궜다.

특히 박 회장은 "美대통령도 부러워한다는 대한민국 의료보험 제도의 민낯", "의료인들의 희생을 담보로 시작한 의료보험 제도의 실상"이라는 격렬한 발언을 쏟아내며 현 건강보험제도의 문제점을 실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먼저 윤동섭 병협 회장은 "코로나 대응에 이미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노력을 기울인 병원계는 다시 한 번 운영상의 어려움"을 우려하고 "건강보험 재정은 계속된 흑자로 안정된 누적 재정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적극적인 재정 운영을 통해 안전한 진료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며 "보험자인 공단이 의료 공백이 없도록 의료 이용의 다양한 접근성을 확보하고 의료 공급자의 참여와 긍정적 역할을 필요로 하는 만큼 전문적인 협력과 지원"을 당부했다.

▲의약단체장 (왼쪽부터)최광훈 약사회장, 박태근 치협회장, 윤동섭 병협회장, 김봉천 의협 대외협력 부회장,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 이순옥 조산사협회장

윤 병원장은 "현 수가계약은 제도적으로 정보의 접근성 등에서 일방적일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며 따라서 협상 당사자인 의료 공급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김봉천 의협 대외협력 부회장은 "의사협회 최고 의결기구인 제75차 정기총회에서는 올해 또 5% 이상의 결과물을 더 놓으라는 주문이 있었다"고 밝히고 "이러한 회원들의 요구는 그동안의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았음을 의미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정부와 달리 이번 정부에서는 필수의료 지원의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응급의료체계를 개편하고 중증 및 소아 진료를 강화하고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해 의료사고의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등의 필수 지원 대책이 발표되고 있다"며 "그렇지만 의료 현장의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 부회장은 "치료 현장의 의사가 구속되고 칼에 찔리며 폭언에 시달리고 있다.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가는 현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고 복잡한 규제는 진료 현장에 사기를 한없이 추락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필수 의료를 더욱 더 위축시키고 있다"며 "오늘부터 논의되는 수가협상에 대해 회원들은 많은 기대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협상 단장으로 나온 저는 제도의 개선을 약속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부정적 입장을 견지했다.

협상은 통보가 아니라 진정한 협상이어야 한다는 날선 비판이다.

▲공단 임원 (왼쪽부터)박종헌 빅데이터 운영실장, 김남훈 급여혁신선임실장, 현재룡 이사장 직무대행, 이상일 급여상임이사

박태근 치협회장도 "협회는 지난 3월에 제32대 협회장 선거가 있었다. 선거 과정에서 의료 현장에서 만난 회원들의 요구 사항들은 제가 개원 이후 환자를 봐 왔던 2년 전의 상황보다 훨씬 참혹했다"고 성토하고 "무한경쟁 시장에 내몰린 치과계는 초저속과 덤핑 치과들로 인해 비보험 수요와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바뀐 지 이미 오래됐고 정상적인 진료와 정상적인 수가를 받는 치과 의원이 오히려 비정상으로 내몰리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박 회장은 "비급여 진료비로 보상받는 것을 전제로 출발한 치과 의료보험 정책에 대해 이제는 대대적으로 손을 대야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며 "미국 의사가 단순 발치 비용이 80만 원 정도인데 대략 40만 원 정도가 한국의 적정 사용 및 발치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미국의 2분의 1, 수가의 2분의 1에 해당되는 20만 원 정도만 책정된다고 해도 영광이란다. 하지만 실제 수가는 초진인 경우 4만 5천원, 재진 3만 9500원으로 확인했다.미국의 20분의 1 수준이다. 발치 행위료는 8만9010원"이라고 현 치과계 실정을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박 회장은 "이런 현실이 美대통령도 부러워한다는 대한민국 의료보험 제도의 민낯"이라고 맹공을 폈다.

이게 "의료인들의 희생을 담보로 시작한 의료보험 제도의 실상"이라는 박 회장은 "자본주의 사회 특히 의료시장에서는 산정값의 적정 재료는 환상이다. 비급여 진료비로 치부해 왔던 보험 수가는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며 "앞으로 적정 수가 보상으로 국민건강을 담보해야 한다. 의료인의 양심만을 강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을 명심하고 무너져가는 치과 의료시장의 시스템을 국가가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 회장은 "저는 30년 치과 개원의로 있다가 협회장으로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솔직히 SGR 모형을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하고 "조금 전 미국과 비교했던 데이터들을 치과 취업계에서도 수집 분석해 합리적 진료비 산출에 대비해야 하겠지만 보다 합리적이고 납득 가능한 모형 개발에 힘써야 하겠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왼쪽부터)이상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 최광훈 대한약사회장, 박태근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윤동섭 대한병원협회장, 현재룡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직무대리, 이순옥 대한조산협회장, 김봉천 대한의사협회 대외협력 부회장,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 김남훈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혁신선임실장, 박종헌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운영실장

특히 "신규 치과 병원이 인건비 관리비 상승 환자 요구 수준 상승 등으로 병원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땅히 보험 수가에 반영이 되어야 하고 가치만큼 대가를 제대로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올해 당장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3년, 5년 후에는 의료인들도 자랑스럽게 대접받으면서 진료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고비를 바탕에 깔고 올해 협상이 의료보험 제도 개선의 큰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했다.

이어 홍주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시범사업이 아닌 이미 보험 급여가 진행됐던 추나요법의 경우 비정상적인 본인 부담금 체계가 적용되고 있다. 말도 안 되는 80%의 본인부담금이라는 국민들에게 부담으로 가중 지어주고 있다"면서 "시범사업이 아닌, 정규 사업임에도 불구, 비정상적인 행위가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고 현행 급여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심지어 "이는 2019년에 시행되면서 2021년 건정심에서 재논의키로 의결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 2021년에서 훌쩍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본인부담금에 대한 급여 비율은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엔데믹이 되는 관계로 환자가 늘어날 예정이니 재정 추계를 예측하기가 어렵다"면서 "급여의 요율 정상화시킴을 주저주저하고 있다"며 이는 다른 급여 행위에 대한 형평성과 맞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또 "이런 것들은 동일한 행위에도 불구하고 의과와 급여의 적용 부분에 있어서 차별을 받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은 조속히 시행이 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약사회는 2022년도 확진자 수 폭증으로 인해 조제 건수가 크게 증가해 2021년 대비 행위료가 증가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상황에서의 확진자 조제 투약 서비스 제공의 헌신이 이번 협상에서 걸림돌이 될 듯해 매우 우려스럽다"며 "건강보험 재정 흑자 규모가 2년 연속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정의 여유가 있을 때 수가인상률을 조금씩 현실화하지 않으면 가까운 미래에 또 다른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올해는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는 합리적이고 공평한 협상이 이루어지길 기대했다.

또한 "다른 나라에 비해 분만 인프라가 엉망이라는 걸 느끼고 있다"는 이순옥 대한조산협회장은 "현재 분만비 또한 58만 6천 원에 그치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는 이를 현실화 시켜줘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산부인과 조사원은 그냥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이르지 않을까 한다"고 우려하고 "저출산 시대에 임부 나이도 많아지고 출산율도 떨어지면서 아무 대책이 없다. 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국가도 대책이 없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앞서 현재룡 이사장 직무대행(기획이사)는 "그간의 수가 협상과 관련 여러 요구 사항들이 많았고 개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굉장히 많았다"고 밝히고 "이를 위해 노사위원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해서 어떤 수가 인상률 설정이 객관적인 진일보된 결과를 반영하고 협상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며 "이 부분을 올해 협상에 활용할 예정"임을 전했다.

현 직무대행은 "공단의 재정 수지는 2021년도와 2022년도에 연속 흑자를 했다. 그러다 보니 공급자 입장에서는 수가가 좀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 등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수가 인상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측간 협상이 합리적으로 진행되길" 바랐다.

이 자리에는 대한의사협회장(대참 김봉천 대외협력부회장), 대한병원협회장(윤동섭), 대한치과의사협회장(박태근), 대한한의사협회장(홍주의), 대한약사회장(최광훈), 대한조산협회장(이순옥) 등 6개 의약단체장이, 공단에서는 현재룡 이사장 직무대리, 이상일 급여상임이사, 김남훈 급여혁신선임실장, 박종헌 빅데이터운영실장이 참석해 의약단체장들과 의견을 나누었다.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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