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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산업노조, "정신건강질환자 위한 선별진료소 운영 대책 필요하다"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 조속한 개원으로 의료 공백 해소해야
정신질환자 검사와 진료에 꼼꼼한 지침.운영 점검이 절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정신건강질환자를 위한 선별진료소 운영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정신질환자에 대한 검사와 진료에 꼼꼼한 지침과 운영 점검이 절실하다며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의 조속한 개원으로 의료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고 대안을 밝혔다.

▲경기도 정신건상위기대응 선별진료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2일 '정신건강 질환자를 위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실태란 자료를 통해 이같이 성토했다.

현재 경기도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의료기관 내 감염 우려로 인한 정신질환자 치료 공백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23일부터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내에 정신질환자를 위한 ‘24시간 정신응급센터 겸 선별검사소(경기도 정신건강위기대응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수원병원에 마련된 음압격리 병상 2개를 활용해 정신응급환자를 위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고 정신건강전문 인력인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의료진이 파견 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의료산업노조는 이에 "선별진료소 병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현재 선별진료소는 2개 음압 병상을 운영하고 있고 입소후 검사까지는 적어도 8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병상이 비어 있지 못하면 환자를 받을 수 없다"며 "따라서 병상이 비워질 때까지 119 구급차량 안에서 몇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환자가 퇴소하고 나면 소독한 후 환기도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 다음 환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임을 폭로했다.

보건의료산업노조는 "정신질환자를 위한 선별진료소에서 파견 근무중인 간호사 등 조합원들에 따르면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입원시킬 병원이 없어, 선별진료소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할까하는 우려가 크다"며 "현재 선별진료소에서는 2개의 음압 병실을 운영하고 있어 증상파악이 어렵고 코로나19 노출경력을 정확히 알기 어려운 정신질환자가 입원치료를 필요로 할 경우 우선 선별진료소로 오게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이곳 선별진료소에 오게 되는 환자들은 일반 선별진료소에 갈 수 없는 중증 정신질환자들로서 이들은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1~2일 정도 선별진료소 음압 병상에 머물다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으면 도내 정신과 전문병원으로 전원하고 있다"며 "만일 선별진료소를 오게 된 환자가 코로나 양성자로 판명될 경우 국립정신건강센터와 협력해 치료할 계획이지만, 현재 비어있는 병상이 없어 전원시킬 병원이 없는 상태며 그렇다고 중증정신질환자를 일반 코로나 치료 병원으로는 옮길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현재까지 선별진료에서 검사한 환자 중 확진자는 없는 상태이지만 항상 마음 졸이며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파견 근무자들의 피로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현재 선별진료소에 근무하는 인력은 정신건강전문 인력들로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에서 파견된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들"이라며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는 환자들은 경찰이나 119신고에 의해 경기도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1차적으로 선별해 선별진료소로 오게 되는데, 그만큼 중증 환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자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없어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의료진들은 전신 보호복을 입고 환자를 대하게 되는데, 증상이 심한 환자들 중에는 돌발적으로 의료진의 보호복을 찢거나 전화기에 물을 붓거나 TV를 부수는 경우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례로는 한 간호사는 환자에게 팔을 물리기도 하고 보호복이 찢겨 세차례나 보호복을 교체한 사례도 있다. 응급상황의 경우 의료진 여럿이 함께 병실에 들어가거나 훼손되는 경우가 많아 방호복이나 침대 시트 등 물품들도 다른 병상에 비해 더 많이 필요한 상황임을 노조는 전했다.

또 "선별진료소 특성상 정신질환자들의 입소와 퇴소가 자주 반복되다보니 간호사들은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교대 근무를 하고 있지만 근무 후 제대로 쉬지도 못한 상태에서 일하고 있다. 의사들도 인력부족으로 24시간 맞교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별진료소이어서 혹시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파견근무자중 10여명은 집으로 출퇴근을 하지 못하고 별도로 마련한 숙소에서 지내고 있다"고 실상을 전했다.

노조는 "파견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은 이후 선별진료소 운영 방안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파견근무자들은 당초 4월 19일까지 이곳 선별진료소에서 파견 근무를 하겠다고 약속 한 상태이며, 숙소 예약도 19일까지만 예약되어 있는 상황인데, 이후 선별 진료소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의료진 파견근무로 인해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 개원이 늦어지고 있어 도립정신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앞서 경기도는 경기도의료원이 운영하는 방식으로 도립정신병원을 재개원하기로 했고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올 3월에 개원할 예정이었다. 과거와 달리 24시간 응급 진료체계가 가능한 경기도립정신병원으로 운영하며, 2월 중순부터 우선 5개 병상을 갖춘 응급실을 중심으로 진료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늦어도 오는 4월 정식 개원해 정신과·가정의학과 등 전체 2개 과목의 진료와 약 처방, 입원 등이 가능하도록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아직까지 개원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직원들은 개원준비중인 행정직 직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선별진료소에 파견근무중이다.

한경대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지부장은 “현재 파견근무자들은 어려운 여건이지만 코로나19 방역에서 정신질환자들을 책임지는 유일한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며 "19일까지 진료소 근무를 마치고 인수인계한뒤 도립정신병원으로 돌아가 본연의 임무를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직원들이 나서서 병원벽에 직접 페인트 칠을 하고 보수 공사를 하며 개원준비를 했음에도 3월에 개원하기로 한 새로운 경기도립정신병원이 여러가지 크고 작은 이유로 인해 아직도 개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조속한 개원으로 도립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훈련이 부족하여 일반병동 근무자들은 중증 정신질환자들을 대하기 어렵고 정신과에서 주로 근무하는 의료인들은 감염예방 등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또 정신질환자들은 격리되어 치료가능한지 여부도 의문이다. 정부가 환자 상태에 따라 정신질환자를 위한 운영과 관리 지침을 제시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편 경기도립정신병원은 지난 1982년 개원해 36년간 용인병원유지재단으로 민간위탁을 해왔다가 운영의 문제점이 지적돼 2019년 3월 폐업 통보를 받고 5월부터 사실상 폐업에 들어간 상태였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경기도민의 정신건강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위해 경기도가 직접 직영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 경기도의회, 노조,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경기도립정신병원 발전자문단을 구성해 재개원 절차를 밟았다. 이후 병원 이름을 ‘새로운 경기도립정신병원’으로 하고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에 있는 옛 서울시립정신병원 건물을 임차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했으며, 개원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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