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어린이병원-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공동연구팀, 밝혀

플라스틱 장난감 등에 함유된 비스페놀A에 아이가 노출될 경우 감정, 행동, 학습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홍순범 교수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와 서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공동연구팀은 최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차세대 핵심환경기술개발사업 수행과제의 연구 성과로 일부 플라스틱 제품 등에 함유되어 있는 비스페놀 A가 아동의 감정과 행동, 학습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 성남, 인천, 울산, 연천 등 5개 대표지역에서 선정된 1089명의 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지, 주의집중 및 학습 기능들을 직접 평가하고 환경독성물질에 대한 아이들의 노출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소변에서 비스페놀 에이의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소변의 비스페놀A 농도가 10배 높아질수록 아이들의 불안 우울 수치는 107%, 사회성 문제 수치는 122%, 집중력 문제 수치는 93% 증가했다. 반면에 아이들의 읽기 능력은 41%, 쓰기 능력은 31%, 계산능력은 43% 감소했다.

이에 대한 정확한 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비스페놀A가 뇌의 도파민 균형과 전두엽 기능에 영향을 미쳐 아이들의 감정과 행동, 학습능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그 동안 임신 중이나 생후 초기에 비스페놀A에 노출될 경우 뇌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일부 있었으나, 출생 이후의 환경에서 비스페놀A에 노출되는 것이 아동청소년의 행동 문제나 ADHD, 또는 학습장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국내외적으로 연구 자료가 희귀한 것이 사실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아동청소년의 정상적인 뇌 발달을 위해서는 환경위해요인들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함을 확인하였으며, 향후 환경유해물질들로부터 안전한 아동청소년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제도적 규제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근거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소아정신과 홍순범 교수는 “본 연구 결과는 행동, 감정,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과 비스페놀A 노출 간의 관련성을 보여주었으나,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한 것은 아니므로 후속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아이의 불안, 우울, 집중력 부족이나 산만함, 학습 곤란 등의 원인은 다양하며 더 중요한 원인들이 많으므로 비스페놀 A 노출만 지나치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논문("Bisphenol A in relation to behavior and learning of school-age children": 제1저자 홍순범, 홍윤철; 교신저자 조수철)은 정신의학 분야의 국제적 권위지인 아동 심리학 및 정신의학지(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에 게재됐다.

한정렬  dailymediphar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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