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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경 교수,“특정 부위에 약물 전달시스템 개발 가능성 높아져”


나노입자 이용해 새로운 생체영상화 소재 개발
기존 방식에 비해 안정성 높고, 영상도 크게 개선돼

▲김도경 교수

김도경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개선된 광음향 생체영상화 소재를 개발, 유전적 질병 진단과 치료에 한 걸음 다가섰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질병의 반응 및 확산정도, 약물의 효능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게 만든 것이 생체영상화(photoacoustic Imaging) 기술이다. 의학계에서는 이를 활용해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며, 나아가 신약도 개발한다.

이때 특정 조직이나 혈관을 관찰할 수 있도록 인체에 생체영상화 소재를 투여한다. CT나 MRI 등을 촬영하기 전 주사하는 약물(조영제)이 바로 그것이다.

김도경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최근 기존보다 향상된 성능의 광음향 생체영상화 소재를 개발했다.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porous silicon nanoparticle) 내부에 광음향 영상 조영제를 넣으면 기존 방식보다 더 크고 선명한 영상을 볼 수 있다.

▶기존 방식보다 훨씬 크고 선명한 영상 볼 수 있어
김도경 교수팀의 이 같은 연구 성과는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를 이용한 향상된 성능의 광음향 생체영상화소재 개발(Enhanced Performance of a Molecular Photoacoustic Imaging Agent by Encapsulation in Mesoporous Silicon Nanoparticles)’이라는 제목으로 소재 분야 세계 최고 권위 저널 'Advanced Materials'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지난해 김 교수는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를 이용한 광발성(photoluminescence) 생체영상화 소재를 개발했다. 이를 투여하고 이광자 현미경 기술을 이용하면 살아있는 동물에서 생체영상화를 할 수 있음을 최초로 확인했다. 이 논문 역시 'Advanced Materials'에 실렸다.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에 ICG를 적재해 투여한 후 뇌 영상을 촬영한 모습(제일 아래). 기존 방식에 비해 더 크고 선명한 영상을 볼 수 있다.

김도경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의 장점에 주목하는 한편 인도시아닌그린(ICG)을 활용했다. ICG는 대표적인 조영제 중 하나다.

현재 사용되는 ICG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지만 혈관 내부에 축적돼 혈관을 막거나, 독성을 일으키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한 원하는 부위에 도달하기 전 분해되는 경우가 있어 적정치보다 많은 양을 투여하는 경우도 있다.

▶조영제 부작용 줄이고, 사용량도 크게 줄일 수 있어
하지만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를 이용하면 위와 같은 문제를 극복하고, 효율도 높일 수 있다. 김도경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방식을 사용하면 조영제가 혈관에 쌓이거나 체내에서 분해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안전하고, 소량으로도 생체를 영상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영상 효율도 17배가량 더 높은 것을 확인했다”라며 “이번 연구는 나노 소재를 이용해 뇌에서 광음향 생체영상화를 수행하고, 그 효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는 활용 범위가 넓다. 김도경 교수는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는 표면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질병, 조직, 환자 별로 적합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유전적 질병 진단과 치료에 기여하는 공동연구 계속
장점은 또 있다.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 표면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영상 촬영 시간을 조절할 수 있고 원하는 부위에 약물을 투여할 수도 있어 진단과 치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를 임상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porous silicon nanoparticle) 내부에 ICG 조영제를 적재하고(그림 a), 이를 투과 전자 현미경(TEM)으로 관찰한 모습(그림 b, c). ICG 조영제를 적재하기 전과 후의 색 변화도 확연하다(그림 d).

김도경 교수는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가 인류의 오랜 도전 과제인 알츠하이머를 정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교수는 “세계 유명 제약회사들이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는데 선택적 약물 전달 시스템의 부재로 실패했다”라며 “나노입자를 활용한다면 이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약물을 뇌로 정확히 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알츠하이머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오랜 꿈"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공동 연구는 팀워크가 좋아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었다”면서 “현재 유전자 가위를 나노입자에 적재해 유전적 질병을 치료하는 공동 연구도 진행하고 있는데 좋은 성과를 거둬 난치병 치료에도 기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도경 교수 프로필>
의과대학 해부학신경생물학교실 조교수. 질병진단 및 생체영상화 소재 개발, 약물 전달 시스템 개발, 질병 극복을 위한 나노 융합시스템 발굴 등에 대해 연구 중이다.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동 대학과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고(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에서 연구원으로 지냈다.

주요 연구로는 et al., Advanced Materials, 2017 (IF=19.791), et al., Journal of American Chemical Society, 2016 (IF=14.357), et al., Chemical Society Reviews, 2015 (IF=38.618) 등이 있다.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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