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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협박 해 최고 수익 거둔 '제2 리피오돌' 사태, 대비해야"


지난 3월 게르베의 공급 중단 협박으로 시작됐던 리피오돌 약가 협상이 3.6배 인상으로 마무리 됐다.

▲리피오돌울트라액

게르베는 첫째, 외국 가격과의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점, 둘째, 한국의 낮은 약가로 인해 공급의 안정을 도모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약가 인상을 요구했다.

정부는 시장에서 독점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필수적인 의약품의 공급 차질을 풀 수 있는 방법은 약가 인상뿐이라며 결국 게르베의 손을 들어주었다.

우리 사회는 이번 리피오돌 사태를 통해 다시 한번 의약품 독점의 문제를 실감하게 됐다. 심지어 리피오돌은 법적으로 특허권이나 독점권이 없는 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에서 실질적인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성공적으로 약가 인상을 관철시켰다.

법적인 권력이 없는 독점적 의약품에도 이처럼 무력하게 당하기만 하는 정부가 온갖 특허권으로 무장한 의약품들에 대해 환자의 접근권을 보장할 수 있는 어떤 방안을 갖고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리피오돌 약가 인상을 보며, 우리는 묻는다.

첫째, 리피오돌의 약가 인상이 공급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것이 확실한가.
게르베는 세계 최고가를 보장해주고 있다는 미국에서조차도 리피오돌의 공급부족을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있다. 공급부족의 진짜 이유는 약가가 아니라 다른 곳에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게르베는 공급부족을 이유로 약가인상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공급부족을 야기하는 실제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답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약가인상을 감행하며 리피오돌의 공급안정을 진정 담보할 어떤 약속을 받아냈는지 묻는다.

둘째, 다음번 약가 인상 요구 때 정부는 무엇을 할 것인가.
게르베는 1998년 리피오돌 허가를 국내에서 득한 이후 2014년, 2016년, 2018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약가 인상을 요구해왔고 관철시켜왔다.

다음 번 약가 인상 신청이 2년 후일지, 3년 후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공적 생산을 포함한 다양한 생산 공급 방안을 고민하지 않고서는 이번과 같은 일은 반드시 다시 반복될 것이다. 정부는 다음 번 리피오돌 사태를 해결해 나갈 준비를 이제라도 시작한 것인지 묻는다.

셋째, 리피오돌이 다른 의약품의 선례가 되지 않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가.
게르베는 리피오돌 공급 중단을 선포하며 약가인상 조정 신청에 들어갔고 정부는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하여 신속한 약가 인상을 진행했다. 즉, 제약사의 협박 후 협상 전략이 효율적으로 진행된 것이다.

환자를 협박하는 것이 최고의 수익을 남기는 비법임을 알린 이번 사례가 반복되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것인지 마지막으로 정부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리피오돌 사태는 단지 3.6배 약가 인상을 했다는 것만으로 마무리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에게 남긴 교훈과 이를 통해 앞으로 정부가 준비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 비록 이번에는 실패했으나 이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필수적인 의약품에 대한 선제적인 관리 방안, 공적 생산·공급 모델 확보 등 정부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환자를 지키고, 국민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실천해나가야 할 것이다.

2018년 7월 30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편집부  jys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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