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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편견 겪는 뇌전증 환자들, 공포·우울·낙인감 '이·삼중고'


국내 뇌전증 환자 30%, '낙인감' 느껴..차별·편견이 원인
실업률 또한 일반인比 10배 가까이 높은 수치

알츠하이머 치매서 뇌전증 발생 빈도 정상인比 10배 이상 높아
"60세 이상 연령대서 급격하게 상승 곡선 탈 것"
가천대 길병원 신동진 교수, '뇌전증 의료적 견해' 밝혀

▲뇌전증 동반 질환

일반인보다 3배 높은 우울증과 불안증을 겪는 뇌전증 환자의 사회적 차별에 의한 낙인감은 해당 질환에 대한 우리 사회전반의 무지와 편견에서 비롯됐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때문에 정확한 치료를 위해 종합적인 치료체계 '뇌전증 치료센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신동진 교수는 지난 14일 더민주당 오제세, 이종걸, 남인순, 김병욱 의원과 자유한국당 신상진, 박인숙, 김세연 의원, 정의당 심상정, 윤소하 의원 공동주최로 국회의원회관서 열린 '2019년 세계뇌전증의 날 기념 및 뇌전증 지원법 공청회'에서 뇌전증 지원법(가칭) 제정에 대한 이같은 의료적 견해를 밝혔다.

신 교수는 "뇌전증 환자를 진료하는 현장에서 뇌전증이라 진단을 내리면 마치 전기에 감전된듯 놀란다. 심지어 차라리 암이었으면 한다는 토로까지 하고 있다"며 "왜 이런 생각을 하느냐, 우리 사회가 주는 환자에 대한 낙인때문"이라고 실상을 폭로했다.

때문에 우리나라 뇌전증 환자들의 낙인감을 느끼는 것은 30%이상이다. 어떤 질병에서 어떤 질병을 진단받고 이런 낙인감을 느끼겠느냐, 뇌전증 만이 갖는 특징임을 피력했다.

그러면 이같은 낙인감이 왜 왔을까.

이는 "우리 사회가 주는 차별때문이다. 취업 당시 거절당하고 해고를 겪으며 파혼, 이혼 등을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사회적 차별감이며 따돌림, 절교 등의 편견이 바로 환자들에게 낙인감을 줬다"며 "우리 사회가 만들어 주고 지금도 만들어 가고 있다"이라고 날을 세웠다.

뇌전증 환자들이 실제 사회에서 겪는 차별에 따르면 '취업 당시 뇌전증이 있다고 고백했을때' 차별비율이 12%에서 58%로 직상승하며 그리고 해고를 당한다. 해고를 당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당하는 횟수가 진단명을 밝히지 않을때와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 한 회사서 23년간 근무한 환자가 10여 전에 부상을 당한뒤 그 후유증으로 뇌전증이 발생했으며 단 1분 증상이 나타난다. 그럼에도 제가 이 환자 진단후 '불익을 염려해 진단서를 제출하지 말 것'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하고 제시하는 바람에 해고를 당하는 불익을 겪었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신동진 교수

또 실업률 또한 일반인에 비해 10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보이고 이런 차별로 인해 공포, 사회적 격리로 인한 우율감이 2~3배 높게 나타나는 것이 뇌전증에 대한 차별로 인한 증상이라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런데 누가 뇌전증이 있다고 말하겠느냐"는 그는 "우리가 만들어준 것이다. 이런 증상들로 인해 치료에 소홀해지고 또 발정을 하게 되는 나쁜 악순환이 반복하게 된다"며 "그 저변에는 뇌전증에 대해 '모르겠다'는 무지와 편견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뇌전증에 대해 중·고교생 및 교사의 무지와 편견 조사에 따르면 중·고교생들 82.3%는 '뇌전증 원인을 모른다'고 답했고 7.3%는 '전염병', 24.1%는 '정신질환', 43.8%는 '정규학교에 다닐수 없다', 32.1%는 위험하다' 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 중·고교 교사(604명) 33%는 '뇌전증은 유전질환', 16.1%는 '지능이 떨어진다', 5.2%는 '전염병이다.', 36.8%는 '뇌전증 학생은 정규반에 둬서는 안된다', 19%는 '정규 학교에 다닐수 없다', 11.9% '뇌전증환자는 위험하다'고 응답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신 교수는 "이런 편견을 없애고자 뇌전증학회와 협회가 힘을 합쳐 '간질'에서 '뇌전증'으로 개명했으며 방송 매체를 통해 홍보를 하고 있다"며 아직도 여전하다, 뇌전증을 고치기전에 병든 우리 사회를 고쳐보자, 사회의 인식을 좀 더 나은 쪽으로 이끌어내려 했지만 이게 제대로 안돼 우리가 법적인 근거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게 됐다. 그래서 열린 게 오늘 공청회 개최 배경"임을 강조했다.

그는 "뇌전증은 동반질환이 많다. 단순한 지식 갖고는 관리가 쉽지 않으며 상당한 광범위한 지식을 갖는 전문적 뇌전증 진료센터가 있어야 한다. 최근 치매와 뇌졸중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뇌졸중후에 나타난 환자 3~5명은 뇌전증이 생긴다. 알츠하이머 치매에서 뇌전증 발생 빈도는 정상인의 10배 이상 높다"며 "과거 뇌전증은 사춘기 이전 질병으로 잘못 알아 왔다. 그게 아닌 60세 이상 연령대에서 급격하게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앞으로 뇌졸중, 알츠하이머 환자 중에서 더 많은 비율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환자를 위한 전문 진료센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뇌전증 지원법을 만들어 뇌전증 전문의와 지원센터에서 전문상담사가 함께 호흡을 맞춰 환자를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정렬 기자  jrh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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